노던비치 카운슬(Northern Beaches Council)은 맨리 비치(Manly Beach)와 와프(wharf) 사이의 중심가 일대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안전을 위해 차량속도를 낮추기로 했다. 특정 구역에서의 자동차 속도제한을 30km/h로 제한한 곳은 맨리가 처음이다.
남쪽의 맨리 와프-북쪽 맨리 비치 주변... ‘노던비치’ 지역으로 확대될 듯
맨리(Manly) 중심가 구역의 자동차 제한 속도가 30km로 낮아졌다. 맨리가 속한 노던비치 카운슬(Northern Beaches Council)은 맨리 비치와 와프(wharf) 주변의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안전을 위해 이번 회계연도(2020-21년)부터 차량속도를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 지역(suburb)의 차량운행 속도가 30km/h로 제한된 곳은 NSW 주에서 맨리가 처음이다. 맨리와 함께 남서부 리버풀 카운슬(Liverpool Council)도 ‘도심 걷기’ 장려 차원에서 중심가 구역의 자동차 제한속도를 시간당 30km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두 지역은 중심가뿐 아니라 스쿨존(School zone)의 속도 또한 기존 40km에서 30km로 제한하기로 했다.
NSW 주 정부은 사고방지 차원에서 보행자가 많은 도심에서의 자동차 속도를 40km로 낮추었으며, 이처럼 낮은 속도 구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NSW 주 교통부 대변인은 “보행자가 자동차와 충동했을 경우 40km 속도에서의 사망위험은 40%이지만 30km 속도의 자동차와 충돌시 사망위험은 10%로 낮아지며 50km 속도의 자동차와 부딪쳤을 경우 치명률은 80%로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맨리의 새로운 30km/h 구역은 남쪽의 맨리 와프(Manly Wharf)에서 중심가를 지나 북쪽 퀸스클리프 다리(Queenscliff Bridge) 끝부분까지로 맨리비치를 따라 이어진 도로 등이 포함된다.
매년 맨리를 방문하는 국내외 여행자는 230만 명에 이른다. 노던비치 시의회의 레이 브라운리(Ray Brownlee) 총괄 매니저는 카운슬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사람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리 매니저는 “기존 40km/h의 속도제한을 더 낮추기로 했을 때 지역민들이 적극 호응했다”며 “맨리 중심가의 낮은 자동차 속도 제한이 성공적으로 평가될 경우 이를 노던비치 카운슬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SW 도로안전센터(NSW Centre for Road Safety)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맨리의 자동차 저속 구간(40km/h)에서의 충돌사고는 73건, 부상은 62건이었으며, 사고의 3분의 1은 보행자와 관련된 것이었다. 자전거 이용자와의 사고 비율도 11%에 달했다.
호주보행자협의회(Pedestrian Council of Australia)의 해롤드 스크러비(Harold Scruby) 의장은 “올 들어 NSW 주의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은 전년도에 비해 46% 늘어난 35명”이라고 말했다.
맨리(Manly)의 자동차 속도 30km/h 구역. 남쪽 해변 및 와프, 그리고 북쪽의 맨리 비치를 따라 이어진 구역이 해당된다.
보행자가 많은 중심가 구역에서의 자동차 속도 제한을 위해 오랜 시간 노던비치 카운슬을 비롯해 각 지방의회와 접촉해 왔던 그는 “중심가 구역의 자동차 속도를 낮게 책정하는 카운슬에 대해 주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크러비 의장은 이어 “NSW 주에서 자동차와 충돌해 다친 보행자 치료비용은 연간 약 90억 달러”라며 “대개 자동차와 충돌한 사고 부상의 경우 차 내부에서 다친 이들에 비해 치료비용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한 연구는 자동차 주행속도가 1km만 낮아도 충돌 위험은 2~3%가 감소하며 사고 당사자의 부상 정도 또한 크게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노스시드니 카운슬(North Sydney Council) 질리 깁슨(Jilly Gibson) 시장도 카운슬 지역의 번잡한 보행자 구역을 대상으로 자동차 제한속도를 40km/h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노스시드니 카운슬의 이 같은 계획에 따른 첫 번째 대상은 키리빌리(Kirribilli)가 될 것으로 보인다.
키리빌리의 중심가 구역은 지난 3월 취해진 ‘Coronavirus shutdown’ 당시 자동차 통행이 크게 줄어들고 거주민들이 아이와 함께 보다 편안하게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지역민은 물론 서비스 업소들로부터 ‘보행 편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시드니 도심에서의 자동차 속도 제한이 40km/h로 처음 시행된 것은 지난 2014년 9월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구간에서 였으며, 지난해 8월에는 대상 구역이 피어몬트( Pyrmont), 울티모(Ultimo), 바랑가루(Barangaroo), 도우스 포인트(Dawes Point),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로 확대됐다.
보행자가 많은 도심 구역에서의 자동차 속도를 낮추는 것은 세계적 추세로, 런던 시는 지난 3월부터 도심 구역에서의 자동차 속도를 32km/h(20mp/h)로 크게 낮춘 바 있다. 또 지난 2월 스톡홀름(Stockholm, Sweden)에서 열린 3차 ‘Global Ministerial Council for Road Safety’ 회의는 각국 담당 부처에 도심에서의 자동차 속도를 30km/h로 낮추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