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일부 호텔 펍(pub)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테스트가 보다 광범위하게 실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시드니 서부(Western Sydney) 지역의 드라이브스루 검사 현장. 사진 : ABC 방송
“특정지역 폐쇄-마스크 착용 등으로 무더기 감염 차단 가능”, 전문가들 강조
NSW 주, 두 번째 록다운 시행될 수도... ‘social bubbles 유지 노력’ 필요
멜번을 중심으로 빅토리아(Victoria) 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VIC 정부는 지난 7월 9일(목)부터 두 번째 록다운을 시행했다.
VIC에서의 감염자 확산은 코로나 바이러스 2차 파동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호주가 빅토리아 주와 같은 두 번째의 록다운을 피하려면 강력한 규제와 강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유지 등에 초점을 두어 무더기 전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최근 시드니 소재 카지노(The Star)를 비롯해 일부 펍(pub) 등에서의 새로운 감염자 발생이 시드니 남서부 카슐라(Casula) 소재 ‘크로스로드 호텔’(Crossroads Hotel)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 점을 전제로, “마치 급속히 번지는 산불(bushfire)처럼 보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호텔 이용자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7월 13일(월) 확인된 21건의 신규 감염자 발생 중 10명은 카슐라 펍과 관련되어 있으며, 또 다른 10건은 이들과 직접 접촉한 사람들이었다. 결국 시드니에서의 새로운 감염자 발생 및 지속적인 확산은 빅토리아 주와 같은 두 번째 록다운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전염병 전문가인 피터 콜리뇽(Peter Collignon) 박사는 “크로스로드 호텔에서 시작된 전파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콜리뇽 박사는 “지역사회 무더기 전파가 될 수 있기에 시드니 및 NSW 주 전역에서 새로운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 주요 원인”이라며 “주 정부 차원에서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강한 규제(ring-fencing) 등 무더기 확산을 막기 위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동부 본다이(Bondi)에서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경우 (이곳에서 60km 떨어진) 서부 펜리스(Penrith)까지 폐쇄해야 하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콜리뇽 박사는 “현재 NSW 주 정부는 록다운을 정당화하지 않지만 많은 잠재 감염자에 대한 추적 및 검역을 정당화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현재 NSW 보건 관계자들은 크로스로드 호텔에서 시작된 감염자 확산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콜리뇽 박사는 “필연적으로 특정 지역에 대해 록다운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검토해야 하며, 어쩌면 이미 시드니 전 지역이 곤경에 처한 것일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NSW 주에서 록다운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oronavirus shutdown’ 당시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최근 시드니 일부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빅토리아(Victoria) 주와 같이 록다운을 시행할 만큼 위험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사진 : ABC 방송
반면 NSW대학교 전염병 학자이자 세계보건기구 고문인 매리-루이스 맥로우스(Mary-Louise McLaws) 교수는 “보다 심각하게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녀는 “크로스로드 호텔의 문제는 이 호텔을 일시적으로 이용한 이들로부터 전파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이미 시드니를 벗어나 NSW 다른 지역으로, 심지어 퀸즐랜드로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맥로우스 교수는 이런 이유로 “산불을 만들어낸 불씨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확산된 멜번의 상황과 현재 시드니에서 발생되는 감염자 증가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맥로우스 교수에 따르면 멜번의 무더기 감염자 발생은 독특한 사례이다. 많은 이들이 고밀도 주거지에 거주하며 가족 및 사회간 긴밀한 연계로 인해 집단 감염의 위험이 매우 높았다.
맥로우스 교수는 “그런 반면 시드니는 멜번에 비해 덜 위험하다”고 진단하면서 “1차 전파자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에 보건 당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VIC 정부는 주 전역에 걸쳐 록다운을 시행한 다음날인 지난 7월 10일(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지역의 경우 안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콜리뇽 박사는 물론 맥로우스 교수 또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시드니 전 지역의 모든 공공장소에서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W대학교 바이러스 학자인 삭스 스텔처-브레이드(Sachs Stelzer-Braid) 박사는 최근 NSW 주 각지에서의 새로운 감염자 발생과 관련, “전염 위험이 높은 계층의 경우 집에 머물면서 작은 증상이라도 나타나는 경우 즉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아울러 그녀는 “모든 이들이 ‘소셜 버블’(social bubbles)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은 비누방울처럼 가능한 ‘작은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스텔처-브레이드 박사는 “인적 교류-사회적 관계를 완전히 닫지 않는 한 바이러스 전파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각 개인이 지역사회 전파의 ‘버블’ 될 수 있다”며 “불행히도 우리는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