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대학교(Bond University) 행동심리학과 리비 샌터(Libby Sander) 조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심박수, 피부 전도율, AI 얼굴 감정인식을 사용하여 실험적으로 통제된 조건에서 근무자들의 상태를 시험한 결과, 오픈 공간의 소음 영향이 상당히 실제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 : Pexels / Anna Shvets
본드대학 연구팀, 인지능력-생리적 스트레스 영향 조사
만약 개방형 사무실(open-plan office)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리고 업무 도중 짜증이 나거나 심장박동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최근 조사 결과 그것이 ‘업무 공간 때문’이라는 것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을 듯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호주 사무직 종사자의 70%가 개방형 사무 공간에서 근무했다. 이 같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은 만연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개방형 업무 공간의 소음이 인지능력, 생리적 스트레스, 근로자의 기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적 연구는 없는 실정이었다.
최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Gold Coast, Queensland)에 자리한 본드대학교(Bond University) 행동심리학과 리비 샌터(Libby Sander) 조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심박수, 피부 전도율, AI 얼굴 감정인식을 사용하여 실험적으로 통제된 조건에서 근무자들의 상태를 시험한 결과 오픈 공간의 소음 영향이 상당히 실제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개방형 사무실과 생리적 스트레스 사이에 중요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실험적 연구 결과 이 같은 사무실의 소음이 부정적 분위기를 25%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번에 8분 동안 시뮬레이션 된 오픈 플랜 사무실에서 근무한 이들을 테스트 한 결과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낮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소음에 노출되는 실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있어, 이 소음은 스트레스와 기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연구팀의 사무실 소음, 시뮬레이션 방법
연구팀은 직원들의 웰빙과 업무 성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주관적 측정 범위에서 전형적인 오픈 플랜 사무실 소음의 영향을 좀 더 조용한 사무공간의 근무자 영향과 비교하고자 시뮬레이션 된 업무 공간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일하게 했다. 연구팀이 세심하게 조작한 사운드 스케이프에는 사람들이 말하고 걷을 때의 발자국 소리, 서류 인쇄 및 전화벨 소리, 키보드 입력 소음 등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두 가지 소음조건 하에서 개인의 동일한 ‘업무’를 관찰하는 것, 즉 참가자들이 교정 과제를 완료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했으며, 피로와 훈련 효과로 인한 편견을 피하고자 소리 테스트 순서를 변경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사무 업무에 대한 관용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재택근무 등의 업무 유연성을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가운데 개방형 업무 공간에서 근로자들이 갖게 되는 생리적 스트레스, 업무 기분 저하는 생산성에 직접적 영행을 미치게 마련이다. 사진 : Unsplash / Alex Kotliarskyi)
이 ‘반복된 측정시험 설계’를 통해 연구팀은 소음이 웰빙 지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과적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센서를 이용해 심박수 및 땀의 변화를 추적했다. 이 둘 모두 생리적 스트레스의 신뢰할 수 있는 지표들이다. 아울러 얼굴 감정 인식 소프트웨어로 감정 반응을 평가했으며 실험 참가자들에게 ‘기분 척도’를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짦은 시간의 노출에도 개방형 사무실 소음과 스트레스 및 부정적 기분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부정적 기분은 25%, 땀 반응은 34%가 증가한 것이다.
샌더 연구원은 이런 결과를 통해 “업무성과 감소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이 숨겨진 스트레스가 직원들의 웰빙 및 업무 생산성에 해를 끼친다고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인과 관계
이번 연구는 객관적으로 조작된 소음 수준과 광범위한 객관적-주관적 종속 변수를 가진 시뮬레이션 사무 환경을 이용함으로써 문헌상의 결함(a gap in the literature)을 해결한다.
이 분야 연구에 대한 검토를 보면 과거의 연구는 자체 보고 조치만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게 이번 연구팀의 말이다. 즉 과거 이를 연구한 이들은 통제된 실험조건이나 테스트 된 소음 매개 변수를 테스트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본드대학교 연구팀은 여러 출력된 측정값을 비교함으로써 인과 관계를 조사할 수 있었다. 개방형 사무실에 대한 많은 연구는 정확한 관계를 이해하고 이런 스트레스 요인을 가장 효과적-효율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직접적 인과 관계를 확립하지 못했다는 게 연구팀의 말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방형 사무실의 경우 소음 수준 측면에서 즉각적인 물리적 위험은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하루 종일 지속적인 소음에의 노출은 그 영향을 강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시뮬레이션 된 개방형 사무 환경에서 소음에 대한 심박수, 피부 전도율 및 얼굴인식 반응 등을 조사한 결과, 소음과 스트레스 및 부정적 기분 사이의 인과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사진 : Unsplash / Arlington Research
연구팀은 “만성적으로 높은 수준의 생리적 스트레스는, 정신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 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자주 부정적 기분을 느끼는 것도 직업 만족도와 헌신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잠재적으로 직원이 퇴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은 사무실 업무에 대한 관용을 바꾸어 놓았다. 한 설문에 따르면 고용주가 언젠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업무 유연성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70%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 답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서 건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회사들이 COVID-19에 적응하려 노력함에 따라 사무 공간을 다시 설정하는 현상도 보인다. 개방형 사무 공간이 조만간 사라지지는 않을 터이지만 본드대학교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작업 공간을 설계할 때 근무하는 직원들의 요구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재택근무를 했던 이들의 공통된 말은 “사무실이 덜 붐빔으로써 시각 및 청각의 산만함을 모두 줄이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당장 사무 공간을 재설계 하지 않도라도 직원들의 근무 웰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조언했다. 음향처리 및 사운드 마스킹(sound-masking) 기술(다른 사람들의 말에 덜 방해받도록 설계된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칸막이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처가 우선은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지만 사무 환경의 품질 저하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면서 “직원들의 근무 복지 측면에서도 큰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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