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사태가 길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생산 부족과 소비자 수요 증가가 맞물려 구매 고객들의 자동차 인수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가격도 크게 높아졌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자동차 판매회사. 사진 : Col Crawford Hyundai Dealer Sydney
전 세계적 생산 부족-수요자 급증에 주문 후 대기시간도 길어져
반도체 부품 조달 어려움 겹쳐... 신차 및 중고 자동차 가격 상승
호주의 많은 자동차 구매자들과 마찬가지로 앤드류 스콧(Andrew Scott)씨는 COVID-19 대유행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실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K 사의 자동차를 주문했고, 판매업체는 3개월 이내 배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자동차를 주문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자동차는 도착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장 좌절한 것은, 전반적인 의사소통 부족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가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적 생산 부족 속에서 신차에 대한 수요 증가로 구매고객들의 차량 인수 대기시간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새 차량 수요와 맞물려 중고차 가격도 크게 치솟았다.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구매 과정이 되기까지는 1년가량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생산 차질 속에서
신차가격 올라
전염병 사태는 각 자동차 부품의 제조에 차질을 주었고, 이는 완성차 공급 타격으로 이어졌다. 반면 전 세계적 자동차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 5월에만 호주에서는 10만 대 이상의 신차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8% 증가한 수치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차 수요 배경으로 전염병 상황에서 더 많은 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자가 차량을 이용하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이 막히자 국내 각지 여행지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그 배경으로 풀이한다.
신차 구매가 어려운 고객들이 중고차량을 원함에 따라 중고 자동차 가격도 오르고 있다. 사진 : Car City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생산 지연은 신차 공급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오늘날 신차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칩, 즉 반도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및 안전 시스템 등의 기능에 반도체는 필수적이다.
호주 자동차대리점협회인 ‘Australian Automotive Dealers Association’(AADA)의 제임스 부어트만(James Voortman) 최고경영자는 “이는 세계적 문제”라고 말했다.
중고차 가격도
크게 높아져
현재 신차 공급이 줄어들면서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 Investors Service) 자료에 따르면 중고자동차 도매가격은 지난해 2월 팬데믹 이전에 비해 최고 37%가 올랐다.
차동차 수입회사를 운영하는 토비 하곤(Toby Hagon)씨는 최근 공영 ABC 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신차를 구입하려는 일부 고객들이 제조사로부터의 차량 공급 문제로 본래 갖고 있던 차량을 더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새 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곤씨에 따르면 최근 중고차량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차량은 클래식 자동차와 4륜구동 차량이다. “가령 V8 구동 호주 머슬카는 현재 엄청난 가격에 책정되어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차량 매매 딜러들은 이익을 얻으려는 개인 판매자들과 함께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AADA는 “세계적 전염병이 시작된 이래 자동차 판매 대리점들은 반가운 판매 증가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부어트만 CEO는 “호주의 자동차 딜러들은 거의 3년여, 마이너스 판매를 경험한 뒤 바이러스 대유행 사태를 맞았다”며 “현재, 고객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이전과 달리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전 세계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면 자동차 가격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곤씨는 “제조회사들이 신차 공급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기에 이전의 생산량이 회복되면 지금의 가격 압박은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