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통해 특정 지역의 과거를 보여주는 SNS 계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3년 페이스북(Facebook)에 개설한 ‘Lost Wollongong’ 페이지는 현재 4만 명 넘는 팔로워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라와라 지역(Illawarra region)에 거주하는 이들로, 자신이 소장한 과거의 사진을 게시해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사진은 1979년 ‘Festival of Wollongong’이 열린 크라운 스트리트(Crown Street) 풍경. 사진 : 페이스북 / Lost Wollongong(사진 원본은 Wollongong City Libraries 소장)
페이스북의 ‘Lost Wollongong’ 계정, 현재 4만 명 팔로워 확보
‘Lost Sydney’-‘Lost Newcastle’도 고정 접속자 수만 명 달해
지역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해당 지역의 과거를 담은 소셜미디어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 계정을 만들어 과거의 특정 시기를 보여주는 사진과 이야기로 지역민들의 연대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울릉공(Wollongong)에 거주하는 데이빗 보틴(David Bottin)씨는 지난 2013년 페이스북에 ‘Lost Wollongong’이라는 계정을 만들어 자신이 갖고 있던 과거 이 지역의 사진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SNS 계정 첫 주에 1천 명의 팔로워가 생겨난 것을 본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울릉공을 포함하는 일라와라 지역(Illawarra region) 역사 애호가이기도 한 보틴씨는 친구들과 이 지역의 다양한 문화유산 단체를 찾아보았지만 그런 단체가 없음을 알고 나름대로의 역할을 생각해 친구들과 SNS를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울릉공 시 공공도서관(Wollongong City Libraries)에서 보관 중인 몇 장의 사진으로 ‘Lost Wollongong’ 페이스북 페이지를 시작했다”는 그는 “점차 우리 지역사회의 역사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라와라 북부(northern Illawarra)에 거주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할 무렵의 티롤(Thirroul) 풍경. 이 사진이 촬영된 정확한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 : 페이스북 / Lost Wollongong(Glenn Longbottom)
그렇게 시작된 그의 ‘Lost Wollongong’ 페이지는 8년이 지난 현재, 주로 지역사회 거주민들인 4만 여 명의 팔로워가 제공한 3만여 장의 사진들이 게시돼 일라와라 지역의 흥미로운 과거를 보여주고 있다.
보틴씨에 따르면 팔로워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가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며 “우리(보틴씨와 함께 ‘Lost Wollongong’를 운영하는 친구들)는 울릉공 도심은 물론 댑토(Dapto), 쉘하버(Shellharbour) 지역은 물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한 예전의 카페나 밀크바가 있었던 외곽 지역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이 어린 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는 사진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울릉공 교외 지역의 흔한 풍경이지만 우리 계정(‘Lost Wollongong’)에 업로드 되는 순간, 갑자기 의미 있는 사진이 된다”고 덧붙였다.
산업화와 함께
변화된 지역사회
보틴씨의 기억에 남아 있는 일라와라의 과거는 울릉공 북부 교외 지역(suburb)인 코리멀(Corrimal) 주변의 코크(coke) 공장에서부터 포트 켐블라의 웬트워스 스트리트(Wentworth Street, Port Kembla)가 산업지대로 바뀐 것에 이르기까지 변화가 많았다.
보틴씨는 1980년대 울릉공 북부 토라기(Towradgi)에서 자랐다. 이 지역에 유통단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그의 집은 목장을 갖고 있었다. 그는 “우리 타운 앞으로 고속도로가 만들어지고, 더욱 번화한 지역이 되기 전인 70년대 사진을 얻을 때는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포트 켐블라(Port Kembla) 타운이 형성된 초기, 웬트워스 스트리트 풍경. 사진 : 페이스북 / Lost Wollongong(Chris Rogan)
이어 그는 “보통 25년 또는 그 이상 된 사진들은 희귀한 역사 자료로 취급하고 있다”며 “오래된 사진들 가운데서도 팔로워들은 특히 1950년대 이후 컬러사진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보틴씨에 따르면 가끔은 한 장의 사진에 1천 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한다. 최근에 그는 페이스북 외에 인스타그램(Instagram)에도 ‘Lost Wollongong’ 계정을 개설했다.
지역민들의 온라인
포럼으로 자리잡아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특정 지역의 과거를 담은 SNS의 ‘Lost...’ 계정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Lost Wollongong’에 앞서 개설된 ‘Lost Sydney’ 및 ‘Lost Newcastle’은 현재 각각 9만2천 명, 6만2천 명의 팔로워가 있다. NSW 주 서부 내륙도시 와가와가(Wagga Wagga)의 역사를 보여주는 SNS도 있다.
이를 운영하는 이들은 지역사회 거주민들로부터 소장하고 있는 사진을 제공받는다. 여기에 해당 지역민들이 팔로워가 됨으로써 전염병 사태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서로가 채팅을 하거나 중요 사안을 놓고 토론을 하는 포럼의 장이 되기도 한다.
보틴씨는 “지금은 일라와라 지역에 거주하지 않지만 이곳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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