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경우 COVID-19 바이러스의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이 있지만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 아동의 감염 비율은 전염성이 특히 높은 ‘델타’(Delta) 변이로 인해 더욱 증가했다. 이 때문에 12세 이상 청소년에 이어 5~11세 어린이 대상의 접종이 필요하다. 사진 : Boston University
미국 이어 이스라엘도 5-11세 아동 접종 승인... 호주는 내년 1월 이후 전망
호주의 백신접종 비율이 높아지면서 추가접종(booster shots) 및 12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접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12~15세 어린이의 경우에는 거의 60%가 COVID-19 접종을 완료했으며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의 예방접종 초점은 더 낮은 연령대로 옮겨지고 있다.
현재 미국이 5~11세 아동의 백신접종을 승인한 가운데 이달 셋째 주에는 이스라엘도 같은 연령대 아동의 접종을 허가했다.
호주의 의약품 규제 당국인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TGA)은 아동 대상 접종을 검토하는 과정이며, 그 일환으로 이들 국가의 접종 상황을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다. 애초 호주에서도 올해 연말경에는 12세 미만 아동 대상의 백신접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연방 보건부 그렉 헌트(Greg Hunt) 장관은 2022년 1월 이전까지는 어려울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이자(Pfizer) 백신이 성인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나이가 어린 아동들에게 이의 투여를 승인하는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
▲ 아동에게 COVID-19 예방접종을 받게 하는 이유는= 성인에게 백신을 승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젊은층, 아동들에게 투여를 허가하려면 위험 대비 백신 혜택을 계산해야 한다.
아동들의 경우 COVID-19 바이러스의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임상시험 중 아주 적은 수의 부작용이라 하더라도 보건 당국으로 하여금 백신 용량의 가치를 정당화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동들 또한 감염이 된다. 그리고 이들이 겪는 고통은 상당히 심할 것이다. 비록 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 아동의 감염 비율은 전염성이 특히 높은 ‘델타’(Delta) 변이로 인해 더욱 증가했다.
지난 11월 16일을 기준으로 호주의 0~9세 어린이 가운데 거의 2만7천 건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의 자료에 따르면 이 연령대 감염자 가운데 2.5%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영국에서는 2~11세 어린이 가운데 약 10%가 COVID-19 양성 진단을 받은 후 5주 이후에 최소한 한 가지 증상이 지속된다고 보고했다.
현재 12세 미만 아동은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로, 가족이나 친구 등 다른 이들, 특히 건강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잠재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을 배제하지 못한다.
▲ 아동들에게 잠재적으로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이 연령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접종이 허용되고 백신 출시가 확대되면 화이자 또는 모더나(Moderna) 백신을 투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백신 모두 mRNA 유형으로 이미 12~15세 어린이 및 청소년용으로 승인이 된 상태이며, 또한 두 회사 모두 호주 TGA에 아동 대상의 백신 사용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한 상태이다.
호주 의약품 규제 당국이 제반 검토를 거쳐 어린이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 백신자문 그룹인 ATAGI는 이의 구체적 시행 방법을 조언하게 된다. 정부는 내년 1월 이후 5~11세 아동 대상의 백신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 Pixabay / MabelAmber
화이자 사는 5~11세 아동 대상 임상시험에서 자사 백신이 COVID-19 바이러스에 대해 90.7% 보호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1월 14일, 그렉 헌트 연방 보건부 장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화이자 사의 임상시험 대상이 2,268명의 어린이로, 성인 임상시험 규모에 비해 크게 적은 수를 대상으로 한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연방정부에 백신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전문가 패널 ‘Australian Technical Advisory Group’(ATAGI)가 접종에 따른 지침을 내리기 전, 더 많은 관련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아동들에게 COVID-19 백신은 위험한가= 미국 의료규제 당국인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은 화이자 백신의 이점이 5~11세 아동에 대한 바이러스 위험에 비해 “분명히 더 크다”고 밝혔다.
화이자 사의 임상시험에서 이 연령대 아동 중 심근염(myocarditis)과 심막염(pericarditis)으로 알려진, 드문 심장염증 부작용을 경험한 어린이는 한 명도 없었다.
FDA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의 아동들이 12~15세 연령층과 유사한 심근염 사례를 보이더라도 COVID-19 감염으로 입원할 확률은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6~11세 사이 아동을 대상으로 한 모더나 사의 초기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이 백신 또한 안전하고 효과적임이 증명됐다.
▲ 호주는 아동 접종이 준비되어 있나= 정부는 TGA가 접종을 승인하고 ATAGI에서 접종 방법을 제시하면 화이자 백신을 출시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 TGA는 아동 대상의 접종을 위해 필요한 백신 용량을 평가하고 있으며, 연방 보건부는 이 평가가 백신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승인이 된다면, 호주는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달리 12세 이상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접종하는 백신 용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마이크로그램의 화이자 백신을 투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소아용 바이알(vial. 의약품 용기)의 용량, 희석 요구사항, 보관조건이 10대 또는 성인용과 다르다.
연방 보건부는 호주가 화이자 사와 맺은 계약의 일환으로 이 바이알 중 일부를 이미 구매한 상황이다.
호주의 백신 출시를 책임지는 호주 방위군 존 프레웬 중장(Lieutenant General John Frewen)은 최근 ‘Nine Network’ 사 발행의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아동에게 접종할 수도 있지만 현재는 GP, 약사, 정부 운영의 백신 클리닉에서 투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TGA가 5~11세 아동을 위한 백신접종을 승인하면, 이후 백신 자문그룹인 ATAGI는 자체 평가를 실시한다. 보건부 헌트 장관은 “이 과정은 내년 1월경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야당 내각 보건부 담당인 마크 버틀러(Mark Butler) 의원은 “가장 어린 나이의 호주 인구를 위해 현 정부가 얼마나 많은 백신을 확보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는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말하지만 헌트 장관은 호주의 모든 부모들을 위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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