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용 캠핑 텐트 크기의 초소형 아파트가 있는 런던, 로워 클랩튼(Lower Clapton)의 테라스 주택. 내부를 작은 아파트로 개조, 최근 온라인 경매를 통해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 사진 : My Auction
‘My Auction’에서 7만6,000파운드로 경매 시작, 이틀 만에 호주화 16만8,000 달러 판매
4인용의 캠핑 텐트에도 미치지 않은 런던의 초소형 아파트가 잠정가격보다 80% 높아진 가격에 판매됐다.
지난 달 마지막 주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트 런던, 로워 클랩튼(Lower Clapton, East London)에 자리한 7스퀘어미터 면적의 ‘마이크로 플랫’(microflat)이 온라인 경매에서 9만 파운드(호주화 약 16만8,000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 매매를 진행한 ‘My Auction’은 경매 매물로 등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꿈’(investors dream)이라 소개했고, 예비 구매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아파트는 경매로 나오면서 5만 파운드(호주화 약 9만4,000달러)의 잠정가격에 설정되었으나 부동산 중개회사에서는 지난 2017년 10만3,000파운드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 이번 거래에서 잠정가의 약 2배 가격에 매매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온라인 경매는 지난 2월 22일(영국 시간) 정오에 시작됐다. 그리고 7만6,000달러의 첫 입찰이 나왔지만 다음 날(23일) 오후 1시 44분까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이는 없었다.
이후 1천 파운드 높은 가격 입찰이 나왔고 이어 13명의 예비 구매자가 각 1천 달러씩 높여 가격을 제시했다. 그리고 오후 4시 경매 마감을 앞두고 6명의 입찰자가 더 참여, 제시된 금액은 9만 파운드로 높아졌고, 이 가격에서 낙찰이 결정됐다.
‘마이크로 플랫’(microflat)의 내부, 한쪽에는 일부 부엌 기기가 있는 선반 위에 1인용 싱글 침대를 놓았다. 사진 : My Auction
온라인 경매를 통해 거래가 완료됐음을 알린 ‘My Auction’의 트위터.
영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 ‘Rightmove’에 따르면 2021년도 로워 클랩튼에서 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은 51만7,000파운드(호주화 약 97만 달러)였다.
이 아파트가 있는 건물은 빅토리아 시대풍의 테라스 하우스로, 이를 여러 개의 아파트로 개조한 것이다. 이번에 경매를 통해 거래된 아파트는 이 건물 1층에 있다.
내부에는 계단식 선반과 미니 냉장고, 3개의 서랍, 전자레인지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4개의 빌트인 선반, 그 위에 싱글 침대가 놓여 있다. 또한 세면대, 선반, 접이식 식탁이 메인 스튜디어 공간을 장식하며 화장실과 세면대, 샤워시설이 갖추어진 별도의 욕실이 있다.
싱글 침대가 크지 않다고 생각되면 퀸사이즈의 침대를 들여놓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럴 경우 침대가 아파트 내부 공간을 모두 차지하기에 여러 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이 아파트는 평균 주차공간의 절반 크기로, 일반 호텔 객실 넓이의 4분의 1정도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로워 클랩튼의 요지에 위치해 있으며 트렌디한 카페, 바(bar), 레스토랑, 일반 소매점이 도보거리에 있다. 또 여러 기차역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거리이다.
극히 좁은 공간이지만 욕실에도 필요한 설비가 갖추어져 있다. 사진 : My Auction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침대 맞은편에는 접이식 탁자(식탁 겸용)를 두었다. 사진 : My Auction
미니멀리스트나 소규모 주택 애호가들이라 하더라도 내부 공간이 너무 작을 수 있지만 현재 이 아파트는 월 800파운드(호주화 약 1,500달러)에 임대되어 있는 상태이며, 소유자는 연간 9,600파운드(호주화 약 18,000달러)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이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을 때, ‘런던에서 주택시장에 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떠오르기도 했다. 요크대학교(York University) 주택정책센터의 줄리아 러그(Julia Rugg) 연구원은 “호텔 객실로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활공간을 구성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녀는 “이 같은 마이크로 플랫이 영국 수도의 주택구입 가능성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인다면, 이는 ‘걱정스러운 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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