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극히 심화도 시드니 지역 주요 도로의 교통 혼잡 상황을 직접 보여주는 자료가 발표됐다. NSW 도로 및 해양 서비스 당국이 발표한 이 자료는 시드니 전역 도로상황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도로 및 해양 서비스’, 2013-15년까지 2년간 조사 결과
시드니 지역 124개 도로, 평균 운행속도 1km/h 떨어져
시드니 지역 주요 도로상의 교통 정체가 심화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가 나왔다.
지난 2년간 NSW 주 도로 및 해양 서비스(Roads and Maritime Services)의 조사를 통해 나온 이 수치는 출퇴근 자동차가 몰리는 피크 시간(peak hour) 시간대, 일부 주요 도로의 승용차 운행 속도가 최대 25km/h까지 떨어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4일), 이 자료를 인용 보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일부 도로 구간은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오후 이른 시간대부터 정체가 심화되고 있으며, M4의 경우 상습 정체구간으로 지목돼 온 콩코드(Concord)-클라이드(Clyde) 구간의 정체시간은 오후 2시에서 8시까지로 늘어났다.
페어팩스 미디어가 NSW 주 정부 자료 및 2013년-15년 사이의 매 주간(weekly) 피크아워 고통정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드니 지역 124개의 주요 도로 운행 속도는 전체적으로 평균 1km/h가 감소됐다.
이번 자료에 대해 시드니대학교 도시계획연구원(urban planning research institute) ‘헨리 홀로란 트러스트’(Henry Halloran Trust) 연구소장인 피터 핍스(Peter Phibbs) 교수는 “이제 우리는 운전을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핍스 교수는 “(도로망 확대에 대한) 증가된 요구가 도로 공간 제공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면서 “시드니 지역의 심화된 도로정체 현상은 인구 성장이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로 및 해양 서비스 당국의 조사 자료 결과 가장 극적인 변화는 시드니 북부와 서부 지역이었다.
도로에서의 차량 운행속도가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M2 Hills Motorway’ 상의 노스 라이드(North Ryde)-칼링포드(Carlingford) 구간으로, 지난 2년 사이 평균 46km/h에서 25km/h로 크게 낮아졌다.
M2의 경우 5억5천만 달러를 투입한 업그레이드 공사가 지난 2013년 8월 마무리된 도로였다. 당시만 해도 이에 대한 효과는 금세 나타나 운행속도가 높아졌지만 이 효과도 반년 이상을 가지 못했다. 6개월여 후부터 늘어난 차량으로 운행 속도는 다시 낮아진 것이다.
시드니공과대학(UTS) 미래지속가능연구센터(Institute for Sustainable Futures)의 미셸 자이보츠(Michelle Zeibots) 연구소장은 “기존 도로의 업그레이드 공사는 단기적인 향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자이보츠 소장은 “새로운 확장공사가 이뤄진다 해도 추가적인 시설이 더해지기 전, 나아진 운행속도는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시드니 지역에 새로운 고속도로들이 개통된 이후 이런 패턴을 보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M2 Hills Motorway’는 일반 승용차와 모터사이클에 대해 $6.61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
■ 오후 피크 시간대 운행속도 최대 감소 구간
■ 오후 피크 시간내 교통상황 향상 구간
■ 오전 피크 시간대 운행속도 최대 감소 구간
■ 오전 피크 시간내 교통상황 향상 구간
■ 교통 혼잡이 가장 길게 이어지는 구간 및 시간
■ 시드니 도로 차량 운행속도 저하 비율
-Source: Roads and Maritime Services
NRMA(National Roads and Motorists' Association)의 피터 코우리(Peter Khoury) 대변인은 ‘노스커넥스’(NorthConnex) 건설의 잘못된 대중 공지가 M2 상의 차량운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코우리 대변인은 “M2 업그레이드 공사가 끝나자마자 노스커넥스 공사로 운전자들은 또 다시 정체에 시달려야 한다”면서 “더욱이 이 도로는 통행료를 지불하는 도로”라며 운전자들의 불평을 대신했다.
M2와 함께 피크 시간대 운행속도가 크게 하락한 도로는 ‘M7 Westlink’ 상의 이스턴 크릭(Eastern Creek)-세븐힐스(Seven Hills) 구간(아침 시간대 20km/h로 속도 저하)과 윈저 로드(Windsor Road) 상의 벨라 비스타(Bella Vista)-루즈힐(Rouse Hill) 구간(오후 시간대 18km/h로 속도 저하)이었다.
도로에서의 차량운행 속도를 분석한 수치는, 시드니 지역 운행속도가 저하된 대부분 도로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악’으로 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3년에 비해 운행 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도로는 60개 가운데 35개가 넘었다.
많은 차량이 밀려듦으로써 정체 구간이 가장 길어지는 도로는 안클리프(Arncliffe)에서 뉴타운(Newtown) 킹 스트리트(King Street)를 거쳐 헤이마켓(Haymarket)으로 이어지는 ‘Princes Highway’ 였다. 이 구간의 아침 시간 평균 차량운행 속도는 2013년 10km/h에서 2년 만에 3km/h로 줄었다.
시드니대학교 핍스 교수는 “높아진 주택가격도 교통 혼잡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크게 상승한 주거비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이들이 직장에서 먼 지역의 저렴한 임대지역을 선택하고. 먼 거리를 자동차로 출퇴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핍스 교수는 “더 많은 인프라 투자가 교통정체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의 자금조달이나 건설비용 측면에서 도로 확충 수요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심화된 교통체증으로 운전자들이 도로상에서 허비하는 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아침과 저녁,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75% 시간을 기준으로 한 평균 피크 시간대, 운전자들이 도로상에서 허비하는 시간은 지난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오후는 17분, 아침은 15분이 늘었다.
모든 도로에 걸쳐 정체가 이어지는 시간도 늘어나 아침은 3시간30분, 오후는 2시간 38분에 달했다.
액체 폐기물 관리회사인 ‘Able Liquid Waste’ 사의 매니저 로버트 하프(Robert Haugh)씨는 “심화된 도로 교통상황으로 운전담당 직원들의 업무 시작 시간을 새벽 4시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정체 시간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2년 전 운전 담당 직원의 아침 업무시작 시간은 오전 5시였다.
클라이드(Clyde) 소재 차고를 기반으로 12대의 폐기물 처리 트럭을 운영하는 하프 매니저는 “대부분 작업이 오전 8시 전에 이루어진다”면서 “오전 8시 전에 두 건의 일을 처리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이 넘어가면 한 건을 처리하는 데에도 무려 1시간30분 이상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도로의 차량 정체로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기존 도로의 업그레이드 공사를 통해 피크 아워 때 평균 운행 속도가 높아진 곳도 있다. 당국이 모니터 한 주요 도로의 각 구간 가운데 4분 1가량은 최소 1km/h가 향상됐다.
가장 두드러지게 차량운행이 개선된 도로는 ‘M5’ 및 ‘M5 East Motorway’ 상의 마스코트(Mascot)-카슐라(Casula) 구간으로, 이 도로의 경우 2013년 오후 피크 아워 때 평균 운행 속도는 51km/h였으나 개선을 통해 72km/h로, 아침 피크 아워 때는 54km/h에서 65km/h로 속도가 향상됐다. 주 정부는 지금도 이 도로의 확장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NSW 도로교통부 던컨 게이(Duncan Gay) 장관은 “시드니 지역 도로가 막히고 혼잡해 진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면서 “이전 노동당 정부 당시 무려 20년 가까이 주요 도로 업그레이드는 뒷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관은 이어 “주 정부는 이전 역사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75억 달러를 투입해 도로 정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교통혼잡은 NSW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병목지점의 혼잡을 해결하며 주정차 금지 도로를 확대하려는 가장 정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도로 및 해양 서비스 당국이 발표한 시드니 주요 도로의 교통 혼잡 관련 자료는 2013년과 2015년 9월부터 11월 사이, GPS를 사용하여 도로 상황에 대해 수집한 기본 정보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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