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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구 컨설팅 사인 ‘.id’(informed decisions)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문화적 배경이 가장 다양한 상위 10개 교외 지역(suburb) 가운데 8개는 멜번(Malbourne) 와곽에, 2개는 시드니 서부에 자리했다. 사진 : Pixabay / Theo_Q

 

Point Cook-Tarneit, 영어 외 언어 사용 ‘최다’... NSW는 Blacktown-Liverpool

 

지난 2018년, 민 아이(Min Ai)씨가 멜번 외곽 포인트 쿡(Point Cook. 멜번 CBD에서 남서쪽으로 약 22km 거리)에 말라탕 핫폿(Malatang hotpot) 식당을 개업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레스토랑 비즈니스가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멜번 서부 교외지역에 거주하는 중국계 이민자는 다수가 있지만 중국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스토랑을 오픈 하고 점심시간대의 고객을 확인하던 그녀는 다소 의아함을 느꼈다. 식당 고객들이 중국 커뮤니티 구성원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그녀는 각 다문화 지역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에서 “우리 식당을 찾은 이들의 절반 이상은 중국계가 아닌.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이들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 아이씨가 레스토랑을 시작한 포인트 쿡은 지난해 8월 실시한 인구조사(Census 2021) 결과, 거주자 출생지를 기반으로 호주 전역에서 가장 다문화 교외지역(suburb)으로 부상한 곳이다.

최근 인구 컨설팅 사인 ‘.id’(informed decisions)가 2021 인구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인트 쿡에 거주하는 이들은 전 세계 86개 국가에서 이주해 온 이들이었다. 이 교외지역 거주자의 약 70%는 부모 모두 해외에서 출생한 이들이며, 각 가정에서는 총 83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포인트 쿡에 이어 호주에서 가장 다문화를 수용한 교외지역은 타네트(Tarneit. 멜번 서부, 도심에서 약 25Km 거리)와 웨리비(Werribee. 멜번 도심에서 서쪽으로 약 32km 거리)로, 두 지역 모두 79개 국가에서 이주해온 이들이 거주하고 있다.

호주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Census 2021 각 부문별 조사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인구 다양성을 보면 호주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국가가 되어 전체 인구 중 거의 절반(48.2%)에 달하는 부모가 해외에서 출생했다. 해외에서 태어난 뒤 호주로 이주한 이들의 비율도 4분의 1 이상에 달했다.

그리고 해외에서 출생한 후 호주로 이주한 이들의 대다수는 멜번에 거주하며, 시드니에 정착한 이들이 두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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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국가 출신 이민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된 교외지역은 멜번 남서부로, 이곳 거주민이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무려 83개에 달했다. 사진은 가장 문화 다양성을 갖고 있는 교외지역 포인트 쿡(Point Cook)에서 말라탕 핫폿(Malatang hotpot) 식당을 운영하는 민 아이(Min Ai)씨. 중국 음식을 제공하는 그녀의 식당 고객 중 절반 이상은 비중국계 이민자들이다. 사진 : Min AI(이 사진은 민 아이씨가 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한 것임)

   

문화 다양성,

도시 외곽지역 성장 주도

 

민 아이씨는 중국계 호주인이다. 그녀가 지난 2018년 포인트 쿡으로 이사했을 당시, 이 지역 풍경은 2022년 현재와 비교해 크게 달랐다.

그녀가 이 지역을 거주지로 선택한 것은 저렴한 주택가격 때문이었다. 포인트 쿡에 살면서 한 동안, 아시아 식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멜번 이너웨스트(inner west)의 푸츠크러시(Footscray)까지 거의 한 시간 운전을 해야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포인트 쿡에는 중국식품, 인도식품을 전문하는 하는 슈퍼마켓이 생겨났고 각 다문화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들이 문을 열었다.

‘.id’의 인구통계학자 조지아 앨런(Georgia Allen)씨는 “포인트 쿡 거주민의 다양한 출생지는 이 지역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면서 “특히 이 교외지역에는 파푸아뉴기니와 동티모르에서 태어난 이들이 많이 거주하는데, 이들의 경우 호주의 많은 교외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인구 그룹”이라고 말했다.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포인트 쿡 거주자 가운데 호주 현지에서 출생한 이들의 비율은 43%에 불과하며 인도계가 17%를 차지했다.

인도계 피지인(Indian Fijian)인 인디라 모한(Indira Mohan)씨는 지난 1998년 군인인 남편의 RAAF(Royal Australian Air Force) 근무지를 따라 이 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녀는 “처음 포인트 쿡으로 왔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크게 변모되었으며 현재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의 6만7,000명이 거주하는 이 교외지역은, 모한씨에 따르면 문화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거주민들은 또한 젊은 커플 및 은퇴자들도 많다.

지난 2016년 모한씨는 나이든 이들의 이 지역 재정착과 문화적 연결을 유지하고자 포인트 쿡이 속한 윈엄 카운슬(Wyndham Council)과 협력해 ‘Point Cook Indian Seniors group’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그룹은 이 지역의 문화 다양성을 보여주듯 다양한 지역 출신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지금은 인도, 피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이주해 온 거의 200명의 회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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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sus 2021 데이터를 기반으로 호주 전역에서 가장 많은 국가 출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조사한 결과(20명 이상의 출생 국가), 시드니 서부 블랙타운(Blacktown)과 멜번 남서부 포인트 쿡(Point Cook)이 각 86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그래프 : ABC 방송

  

‘아직은 저렴한 주택가격’,

또 다른 매력으로

 

2021년 인구조사를 보면 문화 다양성 10개 지역 중 4개(Point Cook, Tarneit, Werribee, Pakenham)는 멜번 서부에 자리해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인구통계 학자인 피터 맥도널드(Peter McDonald) 교수는 “빅토리아(Victoria) 주의 다문화 교외지역은 대부분 새로 개발되면서 주택가격이 저렴하고 또 멜번 도심과 인근 도시 질롱(Geelong)을 연결하는 기차노선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들 상위 지역에는 남아시아에서 유입된 이민자들이 많으며, 이들은 새로운 교외지역의 크고 멋진 주택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멜번의 비교적 먼 외곽인 크레이기번(Craigieburn. 멜번 북부, 도심에서 약 25km 거리), 먼다(Mernda. 멜번 북동부, 도심에서 약 28km 거리) 등의 교외지역에도 최근 수년 사이 크게 늘어난 남아시아 지역 이민자가 많이 거주하며, 그 배경에는 ‘대중교통이 비교적 잘 되어 있고 저렴한 가격에 큰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Census 2021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d’의 분석에 따르면 골드코스트의 사우스포트(Southport, Gold Coast) 교외지역 거주민의 문화적 다양성은 호주 전국에서 18번째를 차지했지만 퀸즐랜드(Queensland) 주에서는 첫 번째 다문화 교외지역(suburb)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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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피지인(Indian Fijian)인 인디라 모한(Indira Mohan. 사진)씨. 1998년 공군으로 복무하는 남편의 RAAF(Royal Australian Air Force) 근무지를 따라 포인트 쿡(Point Cook)에 정착한 그녀는, 이 지역의 발전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 Indira Mohan(이 사진은 인디라 모한씨가 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한 것임)

   

또 남부호주(South Australia)에서는 애들레이드(Adelaide) 도심 북쪽에 자리한 프로스펙트(Prospect), ACT에서는 프랭클린(Franklin),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에서는 모스만 파크(Mosman Park. 퍼스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약 14km 거리),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에서는 다윈(Darwin) 도심에서 남쪽으로 26km 거리의먼 외곽에 있는 로즈버리(Rosebery)가, 타스마니아(Tasmania)의 최고 다문화 교외지역은 북부 제2의 도시인 론세스톤(Launceston) 동부, 뉴스테드(Newstead)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의 사용언어로

문화 다양성 측정

 

ABS의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각 교외지역(suburb) 거주민들이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문화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영어 이외에 호주 전국적으로,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상위 3개 언어는 만다린(Mandarin. 북경어), 아랍어, 베트남어였다. 최근 수년 사이 인도 출신 이민자가 중국을 제치고 호주, 영국에 이어 세 번째 많은 출생 국가로 부상했음에도 사용 언어는 북경어가 가장 많았다.

멜번 동부, 박스힐(Box Hill) 거주자 3명 중 1명(33.9%)은 집에서 만다린어를 사용한다. 이처럼 영어 외 사용 언어의 높은 수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계 이민자들이 정착해 온 광역시드니의 이스트우드(Eastwood)에서도 비슷하다.

이민자들의 정착 과정과 관련, ANU의 맥도널드 교수는 초기 중국계 이민자들을 보면, CBD 또는 기차역이 있는 지역의 아파트에 주로 거주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비교적 규모가 큰 독립형 단독주택으로 옮긴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멜번의 박스힐은 물론 시드니의 이스트우드, 로즈(Rhodes. 기차역이 있고 시드니 도심과 가까우며 주거 형태는 95% 이상이 아파트이다), 허스트빌(Hurstville)에서도 이어지거나 진행된 것이다.

시드니 남서부, 캔터베리 뱅스타운(Canterbury Bankstown) 카운슬 구역의 마운트 루이스(Mount Lewis)는 대표적인 아랍 이민자 거주지역 중 하나로, 이 교외지역 거주자 거의 50%는 가정에서 아랍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표적 베트남 커뮤니티 지역 중 하나인 카브라마타(Cabramatta) 거주민의 43%는 베트남어를 사용한다.

그런 한편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 중 하나인 펀자브어(Punjabi. 인도 북서부에서 파키스탄 북부에 걸친 펀자브 지역 언어)는 멜번 서부의 교외지역 타네트(Tarneit)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이다.

 

밀레니엄 세대,

시드니 서부에서 뿌리 찾다

 

멜번 외곽 포인트 쿡, 타네트에 이어 호주 전역에서 세 번째로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시드니 서부 블랙타운(Balcktown)은 역사적으로 NSW 주에서 가장 다양한 이민자가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id’ 분석을 보면 블랙타운에는 호주에서 네 번째로 많은 다문화 국가 이민자가 정착해 있으며, 전체 교외지역 중 세 번째로 많은 72개 국가 언어가 사용된다.

이곳에서 거주하다 시드니 도심으로 이주한 후 다시 해외에서 몇 년을 보낸 바 있는 본 파티아그(Vonne Patiag)씨는 다시 블랙타운으로 돌아갔다. 필리핀 출신 부모를 가진 그는, 부모가 호주로 이주한 뒤 2년 후 블랙타운 병원(Blacktown hospital)에서 태어났다.

올해로 33세가 된 그는, 10대 시절에 자신의 창의적 관심사를 키울 수 있는 곳을 찾아 블랙타운을 떠났다. 그는 “이 지역은 예술가를 꿈꾸는 내게 있어 결코 재미있는 곳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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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국립대학교(ANU) 인구통계 학자 피터 맥도널드(Peter McDonald. 사진) 교수. 그에 따르면 멜번 인근의 다문화 지역은 저렴한 주택가격, 비교적 편리한 대중교통망을 갖춘 곳이다. 사진 :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작가이자 연출가, 프로듀서, 배우로 활동하는 그는 지난 2017년 다시 블랙타운으로 이사하면서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자신이 떠나 있는 동안 이루어진 큰 변화에 놀랐다.

파티아그씨는 “시드니 서부 지역의 대규모 인구 붐으로 각 커뮤니티가 구축됐고 특히 창의적 공간 등 새로운 기반 시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다시 블랙타운에 살면서 그는 “창의적 삶을 이어가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이는 우리 세대에서 볼 수 있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파티아그씨는 시드니 전역의 예술적 협업이 시드니 도심에서 이제는 외곽 지역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목격했다. 이는 그로 하여금 ‘호주 이야기’를 재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소외된 정체성을 탐구하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시드니 서부 지역에 다시 뿌리를 내린 밀레니얼(밀레니엄 세대)들이 늘어났고, 이는 영화를 통해 내가 진행하는 문화적 탐구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게 파티아그씨의 말이다.

 

■ 최다 언어 사용 상위 10개 교외 지역

(순위 suburb : 사용언어 수)

1 Point Cook, VIC : 83

2 Tarneit, VIC : 82

3 Blacktown, NSW : 72

4 Werribee, VIC : 72

5 Pakenham, VIC : 71

6 Truganina, VIC : 71

7 Noble Park, VIC : 71

8 Liverpool, NSW : 69

9 Hoppers Crossing, VIC : 68

10 Dandenong, VIC : 67

-최소 20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가 포함됨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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