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통계청(ABS)이 지난 2007년 이후 15년 만에 다시 실시한 'National Survey of Mental Health and Wellbeing' 조사(2020년 12월부터 2021년 7월 사이 진행) 결과 청소년층 사이에서 정신건강 장애가 급증했으며 젊은 연령층의 여성이 가장 높은 비율로 정신건강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Pixabay / patricajjoslin
ABS의 ‘National Survey of Mental Health and Wellbeing’... 팬데믹 영향 ‘심각’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을 보내면서 호주인들의 정신건강 또한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5년 만에 실시한 국가 차원의 종합 정신건강 조사 결과 청소년층 사이에서 정신건강 장애가 급증했으며 젊은 여성층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정신건강 장애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수행한 이 작업은 지난 2007년 마지막으로 진행된 바 있으며, 15년 만에 다시 실시된 이번 조사(National Survey of Mental Health and Wellbeing)는 각 지역사회의 정신건강 유병률과 영향에 대한 스냅샷을 제공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이루어졌으며, 호주 전역 16세에서 65세 사이 5,5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정신질환에 담겨진
팬데믹의 그림자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정신질환 문제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의 반복적인 경고 이후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는 특히 젊은 연령층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할 만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이다.
조사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 사이 연령층 가운데 거의 40%는 설문조사가 시작되기 직전 연도에 정신건강 장애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답변은 젊은 여성층에서의 비율이 높아 거의 절반이 같은 기간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소수자인 ‘LGBTQI+’(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intersex, queer/questioning, asexual)에게서도 정신질환 발병률이 높아 2020-21년에는 이들 인구 거의 절반이 정신건강 장애를 경험했다.
조사 결과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청소년 4명 중 1명은 관련 전문의에게 지원을 구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3분의 1 이상은 필요한 상담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자해 또는 자살 경험도 조사
이 조사에서는 또한 섭식장애(disordered eating), 자해 및 자살 경험 등 새로운 몇 가지 설문 항목을 포함했다.
그 결과 9%가 채 안 되는 비율의 응답자가 ‘어느 시점에서 자해를 경험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젊은 여성에서 가장 높아 16세에서 34세 사이 여성 중 약 4분의 1이 ‘어느 시점’에서 직접 자해를 한 일이 있으며, 전염병 사태가 이어지던 2021년에 이 같은 경험을 한 이들은 14명 중 1명에 달했다.
전염병 대유행이 진행 중이던 2020-21년도, 호주인 5명 중 1명은 전신건강 질환을 경험했으며,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는 호주인의 약 17%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흔한 정신 상태였다. 이어 우울증(depression)과 조울증(bipolar)을 포함한 정서장애(affective disorder, 7.5%), 약물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 약 3%)가 뒤를 이었다. 사진 : Pexels / Christina Morillo
이번 조사는 특히 파괴적인 자살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응답자 5명 중 2명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살을 하거나 시도한 것을 보았다는 답변이었다. 이 부문에서 20명 중 1명 이상은 조사 직전 연도에 가까운 사람이 자살하거나 자살 시도 끝에 사망했다고 답했다. 또 6명 중 1명은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자살을 고려하거나 그 충동을 경험했으며, 20명 가운데 약 1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장애, “여전히 호주의
가장 흔한 정신건강 상태”
전체적으로, 2020-21년도에 호주인 5명 중 1명은 정신건강 장애를 경험했다. 또 같은 사례로 성인 5명 중 2명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는 답변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07년 조사와 비교해 유사한 것이다. ABS는 ‘일부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 변경’으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는 호주인의 약 17%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흔한 정신건강 상태였다. 이어 우울증(depression)과 조울증(bipolar)을 포함한 정서장애(affective disorder, 7.5%), 약물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 약 3%)가 뒤를 이었다.
아울러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신질환 위험이 더 높았으며 약물사용 장애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애를 더 자주 경험했다. 여성은 또한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2020-21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중 55%가 장신건강 전문가를 만났다고 답했다.
전국 조사는 아직 진행 중
이번 조사는 보다 큰 규모인 다년간에 걸친 전국 세대간 조사의 일부로, ‘정신건강 및 웰빙’을 알아보는 첫 단계이다.
이 세대간 전국 조사(2단계)에는 약 1만1,00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2023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완료되면 총 1만7천여 명이 참여한 호주 최대 규모의 전국 조사가 된다.
연방 보건부 마크 버틀러(Mark Butler. 사진) 장관은 정신건강 서비스를 위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전염병 사태와 자연재해,
호주인 정신건강에 영향
호주인의 자살예방 활동을 전개하는 ‘Suicide Prevention Australia’의 니브스 머리(Nieves Murray) 최고경영자는 “전염병과 자연재해가 정신건강 위기를 유발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자살예방을 위한 중요한 기로에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연구 결과를 보면, 자살률의 가장 큰 증가는 재해발생 후 2~3년이 지나 초기 지원 요인이 약화되고 즉각적인 지역사회 반응이 사라질 때 발생한다”고 설명한 그녀는 “모든 통계는 가족, 친구, 동료 및 지역사회 그룹 사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명 손실, 또는 고통에 처한 개인을 나타낸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머리 CEO는 연방정부에 이자율, 재정 스트레스 및 저렴한 주택 등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완화하기 위한 국가 자살예방법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 정부에서 보건부를 맡은 마크 버틀러(Mark Butler) 장관은 “지방 지역민 대상의 정신건강 원격 의료서비스에 대한 삭감 계획을 철회한 것은 바로 정신건강 질환을 안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원을 원하는 이들에 대한 접근 용이성이 필수적이며 원격 정신건강 의료 서비스가 지방 지역 및 먼 지역의 거주민들에게 계속 제공될 것”이라는 버틀러 장관은 “정부는 또한 더 많은 이들이 정신질환에 조기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 GP 또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중요한 대화를 나누도록 촉구하는 무료정신건강 검진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 및 자살예방부를 담당하는 엠마 맥브라이드(Emma McBride) 차관보는 “정신건강 지원에 대한 수요가 전국적으로 기록적 수치로 급증했다”면서 “노동당 정부에서는 학생 복지를 포함해 다양한 정신건강 지원 조치를 위해 2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젊은 연령층 대상의 정신 상태(headspace) 서비스 개선을 위해 4,400만 달러를 지출해 이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정부 조치도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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