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NSW 주의 지방의회 지역은 단 2곳을 제외하고 지난 12개월 사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가격 상승이 두 번째로 높았던 NSW 남서부 스노위 모나로 지역(Snowy Monaro Region)을 알리는 안내판. 이와 함께 설치되어 있는 말 형상은 스노위 지역에 대규모로 서식하는 야생마(brumby)를 상징한 것이다. 사진 : Snowy Monaro Regional Council
‘도메인’의 6월 분기 ‘House Price Report’, 머리 리버-리스고우 등 거의 50% 올라
호주인들의 ‘tree change’ 흐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자료가 나왔다. 호주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 NSW 주 또한 주택 붐이 기력을 잃었지만 NSW 대다수 지방 지역 가격 성장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서 시드니 시장의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이 지난 달 마지막 주 내놓은 6월 분기 주택가격 보고서(Domain House Price Report June Quarter 2022)에 따르면 광역시드니 외 NSW 주의 모든 지방의회 지역(단 2곳만 제외)은 올해 6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두 자릿수 가격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분기 3개월(4월~6월) 동안에만 NSW 지방 지역 주택가격은 1.5%(1만1,000달러)아 높아져 중간 주택가격은 74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 해 동안의 성장폭은 무려 23.3%(14만 달러)로, 이는 팬데믹 사태 이후 43.7%(22만5,000달러)가 높아진 것이다.
NSW 지방 지역 주택의 연간 성장률은 올해 3월 정점을 찍었지만 시드니와 달리 지금도 지방의 주택시장은 분기별 하락을 피해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주택 수요로 인해 부동산 호황기의 가치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NSW 지방 지역의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NSW 주 남서부 내륙 리버리나 지역(Riverina region)의 빅토리아(Victoria) 주와 경계를 이룬 머리 리버 커운슬Murray River Council) 구역으로, 올해 6월까지 지난 1년 사이 49.1%(21만6,000달러)가 올라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65만6,000에 달한다.
이어 겨울 시즌 스키 여행지로 유명한 진다바인(Jindabyne)을 비롯해 쿠마(Cooma), 베리데일(Berridale) 등이 속한 스노위 모나로 카운슬(Snowy Monaro Regional Council)이 47.7%(21만 달러) 상승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 이 지방의회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은 65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블루마운틴 내에 자리한 작은 도시 리스고우(Lithgow) 또한 지난 12개월 사이 44.9%(현재 중간 가격은 50만7,000달러)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NSW 주의 대부분 지방 지역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원격근무로 촉발된 ‘tree change’ 또는 ‘sea change’ 추세로 인해 상당한 비율의 주택가격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도메인’ 사의 통계분석 선임 연구원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NSW 지방 지역의 주택 붐 또한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둔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머리 강(Murray River) 위에 놓인 머리 브릿지(Murray Bridge. 사진). 빅토리아 주와 경계를 이루는 머리 리버 카운슬(Murray River Council) 지역의 주택 가격은 지난 12개월 사이 NSW 주 전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49.1%)을 기록했다. 사진 : First National Real Estate Murray Bridge
파월 박사는 “Regional NSW의 주택시장은 지금 우리가 호주 전역에서 확인하고 있는 바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모멘텀의 둔화”라면서 “그런 반면 주택가격은 광역 시드니에 비해 지방 지역 시장이 더 오래 버틸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아진 모기지(mortgage) 이자율과 가계 생활비는 지방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터이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주택 수요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이어 파월 박사는 “시드니와 멜번은 주택가격이 훨씬 높은 시장으로, 더욱 큰 변동을 보일 것”이라며 “이 때문에 특히 시드니는 다른 지역에 비해 더 깊은 시장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그룹 KPMG의 인구통계 및 경제학자인 테리 론슬리(Terry Rawnsley) 연구원 또한 지방 지역 주택 붐이 둔화되었다고 보고 있다. 주택 시장을 뒷받침하는 인구 증가가 정체되기 시작한 때문이다.
론슬리 연구원은 “우리가 지난 2년 넘게 보아온 지방 지역의 인구증가 폭이 둔화되었다”면서 “시드니와 멜번을 벗어나는 이들의 수가 감소하면서 지방 지역 인구 증가 또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이 대도시에 비해 뒤처지고 또 투자자 감소와 고용시장 축소 등 서로 다른 역학 관계를 갖고 있기에 지방 지역이 주택가격 하락을 극복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노위 모나로(Snowy Monaro Regional Council) 지역의 베리데일(Berridale)에 있는 한 매물 주택. 가격 가이드는 55만~60만 달러이다. 사진 : Henley Property
또한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에 지방의 주택시장 수용력도 한계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론슬리 연구원은 지방 지역 부동산 시장이 균형을 찾는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지난 4개월여 동안 우리가 본 기준금리 상승은 주택시장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라는 그는 “수요자들은 각자의 (주택구입) 예산과 이에 대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을 재평가할 것”이라면서 “현재 주택시장에서 사람들은 공정한 주택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대도시에서 자동차로 한두 시간 거리에 있는 지방 도시의 주택시장은 장기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요소를 갖추고 있어 그 가치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지만, 더욱 먼 거리의 지역은 조만간 손실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
론슬리 연구원은 “시장 호황기에 (주택가치에 비해) 비용을 과도하게 지불한 부동산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새로운 균형을 찾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머리 리버 지역 인근, 빅토리아 주 교외지역인 이추카(Echuca, Victoria) 기반의 부동산 중개회사 ‘Nutrien Harcourts Echuca’의 앤드류 밀러(Andrew Miller) 에이전트는 “팬데믹 기간 중 머리 리버 카운슬 지역의 모아마(Moama) 등은 시드니 또는 멜번에서 이주한 이들로 인해 주택가격이 크게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머리(Murray) 북부의 빅토리아 주민들(대부분 이추카에 거주하는)이 전염병 시작 이후 NSW 주로 대거 이주했다. 이는 팬데믹 사태 속에서 빅토리아 주에 비해 방역을 위한 제한 조치가 덜 엄격하고 주택구입에 따른 인지세 또한 빅토리아 주에 비해 크게 저렴하며, 무엇보다 이추카에 비해 NSW 주에 속한 머리 리버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크게 높아 투자 가치를 노린 이주가 많았다.
NSW와 빅토리아 주 경계를 오가며 머리 리버(NSW 주) 및 이추카(빅토리아 주) 부동산 시장에서 일하는 밀러씨는 “모아마(머리 리버 카운슬) 거주민들은 우리(빅토리아 주)보다 더 많은 일상(덜 엄격한 방역 규정)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리스고의 모트 스트리트(Mort Street, Lithgow) 상에 있는 한 매물 주택. 가격 가이드는 49만9,000달러로 설정되어 있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내에 자리한 이 작은 도시는 지난 1년 사이 주택가격이 44.9%가 올라 현재 중간 가격은 50만7,000달러에 달한다. 사진 : RayWhite Lithgow
두 번째로 가격 성장이 높았던 스노위 모나로 지역 카운슬(Snowy Monaro Regional Council) 기반의 부동산 중개회사 ‘McGrath Snowy Mountains’의 섀넌 퍼거슨(Shannon Fergusson) 대표는 스노위 지역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인 ‘Snowy Hydro 2.0’이 추진되면서 근로자들 및 대도시에서 COVID 상황을 피하려는 이들의 이주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퍼거슨 대표는 이어 최근의 주택시장 위축에 대해 “스노위 모나로 지역은 (주택가격이) 더 오래 버틸 것”이라고 예상했다. “10년 프로젝트인 쿠마(Cooma)의 수력발전 계획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2년 넘게 지연됐기에 인구 증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NSW 주택가격 상승 상위 10개 지방의회 지역
(지방정부 구역 : 2022년 6월 / 연간 상승률)
1 Murray River : $656,000 / 49.1%
2 Snowy Monaro Regional : $650,000 / 47.7%
3 Lithgow : $507,000 / 44.9%
4 Narromine : $335,000 / 44.1%
5 Snowy Valleys : $445,000 / 42.4%
6 Kempsey : $596,000 / 39.6%
7 Bellingen : $902,500 / 36.7%
8 Cessnock : $620,000 / 33.3%
9 Hilltops : $410,000 / 32.3%
10 Leeton : $350,000 / 32.1%
Source: Domain House Price Report June Quarter 2022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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