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회단체인 웨슬리 미션(Wesley Mission)이 ‘NSW Department of Liquor and Gaming’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 NSW 주에서 포커머신(poker machine)으로 손실된 비용이 1,3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 : Casino.org
‘Wesley Mission’ 조사... 시드니 2개 지역서 작년에만 각 5억 달러 ‘탕진’
NSW 주 거주민들이 포커머신(poker machine)으로 날리는 도박 액수는 얼마나 될까? 또 광역시드니에서 도박으로 가장 많은 돈을 탕진하는 지역은 어디일까?
민간 사회단체 ‘웨슬리 미션’(Wesley Mission)이 최근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시드니 2개 저소득 지역은 지난 한해에만 각 5억 달러 이상의 포커머신 손실을 기록, NSW 주 정부의 도박 관련 개혁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촉발시켰다.
이 자선단체 분석을 보면 NSW 주 전역에서 지난 30년 동안 누적된 포커머신 도박 탕진 액수는 무려 1,350억 달러로 추정된다. 빅토리아(Victoria) 주의 같은 도박 손실은 1992년 도입 이후 660억 달러로 추산됐다. NSW 주 거주민들의 포커머신 도박 탕진이 VIC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웨슬리 미션의 이 조사는 ‘포커머신’에 의한 도박만을 집계한 것이어서 다른 형태의 도박을 감안하면 비생산적 자금 손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캔터베리 뱅스타운(Canterbury Bankstown) 카운슬 지역의 포커머신 손실은 5억6,200만 달러로 다른 지방의회 구역 도박 액수를 크게 앞질렀다. 이어 페어필드(Fairfield) 카운슬 지역이 5억2,700만 달러 손실로 뒤를 이었다.
지난 해 8월 실시한 후 지난 6월 일부 분석 내용이 공개된 2021 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페어필드와 캔터베리 뱅스타운은 광역시드니 32개 지방정부 가운데 중간 가계소득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현재 캔터베리 뱅스타운 지방의회 지역에는 5,000개의 포커머신이, 페어필드에는 3,800개 이상이 있다.
광역시드니에서 세 번째로 중간 가계소득이 낮은 컴벌랜드 카운슬(Cumberland City Council) 지역 또한 2021년 한 해 동안 포커머신으로 3억5,600만 달러를 탕진해 NSW 주 전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도박 손실을 기록했다.
웨슬리 미션 분석을 보면, 지난해 가장 많은 포커머신 도박 탕진을 기록한 NSW 주 상위 20개 지역 중 10개는 시드니 서부 및 남서부에 있는 지방의회 구역이다.
도박 문제를 안고 있는 미셸(Michele. 가명)씨는 지난 1997년 이후 포커머신만으로 거의 30만 달러를 날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스스로에 대해 “중독”이라며 “한 때는 주택 임대료, 식비를 포커머신에 탕진하고 노숙자가 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포커머신 도박을 할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 보니 ‘어느 정도의 도박 중독 문제’를 갖고 있는 이들로 하여금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길을 걷다가 포커머신 게임장 불빛을 보거나 그 기계 소리가 들릴 때면, 마치 나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그녀는 “아마 나와 비슷한 이들 또한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우드(Burwood)에 거주하는 49세의 그녀는 웨슬리 미션 및 기타 자선단체에서 제공한 도박 중독자 상담이 포커머신으로 인한 자금 탕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말도 전했다. “예전에는 수중에 돈이 있을 때마다 포커머신 도박장소를 찾아 게임을 하곤 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또는 2주에 한 차례만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웨슬리 미션(Wesley Mission)의 스투 카메론(Stu Cameron. 사진) 최고경영자.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건설적으로 쓰여야할 사회복지 기금 상당 부분이 포커머신으로 인한 문제에 소요되고 있음을 안타까워 했다. 사진 : Third Sector
웨슬리 미션의 스투 카메론(Stu Cameron) 최고경영자는 “매년 주거 지원을 포함해 각 커뮤니티 복지에 사용된 수억 달러의 자금이 포커머신으로 손실을 본 이들을 위해 의미 없이 쓰여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광역시드니 각 지방의회 구역(LGA)의 포커머신 손실을 보면, 가장 많은 돈을 탕진하는 지역의 평균 소득 수준이 가장 낮다”고 말했다.
웨슬리 미션은 과거 ‘Queensland Statisticians Office’에서 발표한 전국 도박 데이터를 기반으로 NSW 주의 총 포커머신 손실이 지난 30년간 1,3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NSW는 지난 1956년, 호주에서 최초로 포커머신을 합법화 한 주(State)이다.
웨슬리 미션의 이 같은 분석 보고서와 관련해 포커머신을 운영하는 NSW 주 클럽 협의체 ‘ClubsNSW’의 대변인은 “NSW 주와 빅토리아 주에서 30년 동안 발생한 포커머신 손실 비교에 누가 관심을 가질런지는 불분명하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뒤 “멜번(Melbourne) 크라운(Crown) 카지노는 1994년까지, 시드니 ‘The Star’는 1995년까지, 그리고 NSW 주의 각 펍(pub)은 1997년까지 포커머신 룸을 운영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불일치는 왜곡된 비교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NSW 주에 있는 클럽은 게이밍 머신을 즐기는 데 있어 가장 안전한 장소이며 지난 7월 발표된 새로운 도박게임 실행 강령을 통해 (소비자들의) 도박기계 접근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호주 도박 통계 보고서는 NSW 주의 실제 1인당 게임기(포커머신) 지출이 2004년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도박개혁을 촉구하는 시민연합 ‘Alliance for Gambling Reform’의 팀 코스텔로(Tim Costello)씨는 “웨슬리 미션의 연구는 도박 장소에 대한 접근, 게임기 베팅 등 포커머신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커머신은 NSW 주의 사각지대에 있다”면서 “이처럼 엄청난 도박 손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접근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웨슬리 미션의 카메론 CEO 또한 “게임기 규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언급했다. 이 단체는 △자정에서 오전 10시까지의 포커머신 룸 접근 금지, △NSW 주 전역의 게임 머신 수 제한, △클럽과 펍의 포커머신에 베팅할 수 있는 액수를 최대 1달러로 제한, 그리고 △각 지방의회가 해당 구역 내 도박장의 추가 포커머신 설치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 NSW 주 포커머신 도박 탕진 상위 20개 LGA
(2021년도. LGA : 손실액)
-Canterbury Bankstown : $562m
-Fairfield : $527m
-Cumberland : $356m
-Blacktown : $288m
-Sydney : $282m
-Central Coast : $255m
-Georges River : $190m
-Parramatta : $187m
-Penrith : $180m
-Newcastle : $170m
-Campbelltown : $163m
-Liverpool : $160m
-Woolongong : $148m
-Bayside : $143m
-Burwood & Strathfield* : $142m
-Inner West : $135m
-Lake Macquarie : $129m
-Northern Beaches : $116m
-Ryde : $106m
-Sutherland : $106m
*Burwood와 Strathfield는 별도의 카운슬 구역(local government area)이지만 ‘NSW Depatment of Liquor and Gaming’은 관련 데이터에서 종종 일부 구역을 통합해 산정하기도 한다.
Source: Wesley Mission(NSW Department of Liquor and Gaming 자료를 분석한 것임)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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