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감소했던 코카인 사용이 봉쇄 완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국립 폐수 약물 모니터링 프로그램’(National Wastewater Drug Monitoring Program)의 조사 결과는 시드니 지역에서의 코카인 사용이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사진 : Freepik / ksandrphoto
지난해 12월에만 275건 기록, COVID 제한조치 완화 후 도심 지역 마약 사용 급증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차원의 엄격한 제한 규정이 완화된 이후, 특히 호주 국경 폐쇄와 함께 외국인 방문객 입국을 허용한 이래 시드니에서의 ‘1그램 당 350달러’ 코카인 사용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폐수 검사(wastewater testing)를 통한 조사 결과 또한 시드니가 전국 어느 지역보다 불법 마약사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추세를 뒷받침한다.
NSW 주 범죄통계국(Bureau of Crime Statistics and Research. BOCSA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NSW 주 전역에서 275건의 코카인 사용 사례가 적발됐다.
이 같은 불법 마약사용(또는 소지) 혐의 체포 중 3분의 1은 시드니 도심(CBD)에서 발생했으며 이외 대부분은 시드니 동부의 웨이벌리(Waverley) 및 랜드윅 카운슬(Randwick Council) 구역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들은 해당 지역의 야외 공공장소 또는 클럽 등 허가된 장소에서 적발됐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의 불법 마약사용 혐의자 체포 건수는 지난 10년 사이 두 번째로 많은 수이다. 이보다 많았던 시기는 2019년 12월로, 당시 코카인 소지 또는 사용으로 경찰에 체포된 이들은 280명에 달했다.
BOCSAR 책임자인 재키 피츠제럴드(Jackie Fitzgerald) 국장은 “확실히 늘어난 수치로, 코카인 소비 물량은 팬데믹 시작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NSW 주에서의 코카인 사용 또는 소지에 대한 체포가 크게 증가해 왔으며 (경찰은) 현재 그 수준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BOCSAR의 자료는 불법 마약사용 또는 소지로 인한 유죄판결이 아닌, 경찰의 의한 혐의자 체포 건수이다. 지난해 말 BOCSAR 데이터를 보면 경찰에 체포된 이들의 62%가 유죄판결을 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강력 환각제인 암페타민(amphetamine) 소지로 체포되었던 이들 중 12%, 헤로인(heroin) 소지자 가운데 8%만이 유죄를 면한 것과 크게 대조되는 수치이다.
BOCSAR의 자료는 COVID 봉쇄 기간 이후 코카인 사용이 다시 급증했음을 보여주지만 피츠제럴드 국장은 이 체포 건수보다 더 많은 사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방역 차원의 제한 규정이 완화된 이후 경찰이 마약단속보다 치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기에 불법 마약사용 및 소지로 인한 체포가 적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호주 각 지역의 코카인 사용 물량을 보여주는 추정치. 시드니에서는 매일 1천 명당 910mg의 코카인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프 : National Wastewater Drug Monitoring Program
다만 피츠제럴드 국장은 “마약범죄를 탐지하는 데 있어 사전 예방적 경찰 활동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경찰이 다른 시기보다 더 많은 코카인 사용 또는 소지를 적발했다고 하여 우리 지역사회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코카인 사용이 이루어진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대규모 음악축제 등의 행사에서 코카인 등 불법 마약사용이 집중 발생한다”며 “전염병 사태 이후 많은 이벤트가 없었지만 상당 규모의 마약 관련 혐의자를 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OCSAR의 이 같은 자료 내용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조사도 있다. ‘국립 폐수 약물 모니터링 프로그램’(National Wastewater Drug Monitoring Program)은 지난 7월, 전국적으로 코카인 소비량이 시드니에서 가장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조사는 물량 면에서 2021년 중반 사용량이 저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6월 시드니의 한 지방법원에서는 전화를 이용해 마약을 판매하는(dial-a-dealer) 불법 마약조직의 한 공급책이 법정에 섰다. 그린에이커(Greenacre)에 거주하는 26세의 남성 대니 와프타(Danny Wafta)에 대한 재판이었다. 이날 존 피커링(John Pickering) 판사는 와프타에게 가석방 없는 징역 1년 9개월을 선고했다. 피커링 판사는 코카인 거래를 술이나 음식배달과 비교하면서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코카인을 구매하는지 상기시켜준다”는 말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