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와 포옹은 가장 보편적인 인사이자 친근감의 표현이며 사회적 결속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 의한 방역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제한됐던 이 인사 방식이 다시 돌아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 : rawpixel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신체 접촉 인사... “아직은 상대 감정의 이해, 중요하다”
악수와 포옹은 전 세계인의 가장 보편적 인사이다. 상대에게 경계심을 갖지 않는다는 친근감의 표시이며 서로에게 위험이 되지 않음을 드러내는 무언의 소통 방법이다. 특히 호주인들에게 있어 악수나 포옹은 상대에게 진심을 갖고 대한다는 표시이며 고마움이나 사과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은 이 같은 사람 사이의 정서적 긴밀함, 사회적 소통의 방식을 차단했다. 상대를 잠재적 감염원으로 본다는 의미다. 상대에 대해 우선 경계한다는 것은 사회적 결속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COVID-19 상황이 크게 나아지면서 악수와 포옹이 다시 일상적 행동으로 돌아오고 있다. 반가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하여 일종의 에티켓 재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멜번(Melbourne)에 거주하는 에티켓 전문가 수지 윌슨(Susie Wilson)씨는 최근 ABC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악수나 포옹, 더 친근한 표현으로 뺨을 대는 인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제 상대의 감정 등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to read the room)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각 상황을 감지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COVID-19 방역 차원에서 엄격한 조한 조치가 시작됐을 때 보건 당국은 악수 대신 팔꿈치를 맞대는 것으로 이를 대체할 것을 촉구했다. 2년 반이 지나고, 호주의 COVID-19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신체 활동도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 9일(금)부터는 국내선 항공기 탑승객들의 안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으며, 정부 내각이 보다 완화된 방역 정책을 취하면서 감염자 격리 규칙도 7일에서 5일로 단축(고위험 환경 근무자 제외)됐다.
특히 빅토리아(Victoria) 주 보건 당국이 아직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악수나 포옹, 또는 뺨 키스를 자제하라고 권고 했음에도 이런 변화가 일고 있다.
멜번을 기반으로 한 인구학 연구소 ‘The Demographics Group’ 공동 설립자이자 인구통계학자인 사이먼 쿠에스텐마허(Simon Kuestenmacher)씨는 “사람들이 사무실로 돌아가는 것보다 집에서 일하는 것을 더 행복해 했지만 악수를 다시 하는 행위는 그 동안 일정 수준의 신체적 참여를 놓친 신호”라면서 “호주인들이 다시 (COVID 이전의) 정상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멜번(Melbourne) 기반의 에티켓 전문가 수지 윌슨(Susie Wilson. 사진)씨. 그녀는 “이제 우리 사회가 봉쇄나 물리적 거리두기 등에서 벗어나 ‘post-COVID’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에티켓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Susie Wilson Finishing School of Etiquette
물론 그는 특히 직장의 사무실에서는 공식적인 인사 행위가 바뀌었음(악수 대신)을 인정하면서 당분간은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전염병 방역 차원에서 물리적으로 제한했던 사람 사이의 접촉이 영구적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음을 의식하면서, 어찌 됐든 아직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에 민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윌슨씨는 전염병이 우리 모두에게 사회적 참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작동 방식은 다시 시작되는 정상적 일상에서 잊어서는 안 될 직원 참여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소중한 교훈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윌슨씨는 “기업이 직원과 고용 계약을 하는 경우 에티켓 정책을 고려하여 COVID-19의 트라우마와 두려움 극복을 돕기 위한 무료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비즈니스 에티켓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녀는 “이제 봉쇄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서 벗어나 ‘post-COVID’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와 함께 “특히 젊은이들에게 있어 사회적 에티켓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매너와 사회적 예의, 즉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