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Mum’으로 시작되는 문자 메시지에 의해 금전적 손실을 당하는 사기피해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호주 공정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 따르면 올해에만 2,50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피해액은 380만 달러에 이르지만 신고 되지 않은 사례를 감안하면 전체 피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 Freepik / jet-po
‘Scamwatch’ 경고... 올해 들어서만 2,500여 건, 신고 사례는 전체의 13%로 추정
전문가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간관계 감정에 호소...” 먼 지방 지역 피해 늘어나
자녀가 보낸 문자 메시지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는 ‘교활하고 교묘한’ 문자 메시지 전략으로 온라인 사기범죄자들이 호주 가정에 약 400만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고 ‘스캠워치’(Scamwatch)가 경고했다.
스캠워치는 호주 공정경쟁소비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가 운영하는 사기방지 기구이다.
‘Hi Mum’이라 일컫는 이 수법의 사기범들은 가족 구성원으로 가장하여 불특정 대상에게 ‘전화기에 문제가 생겨 온라인 뱅킹을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돈을 이체시키도록 요구한다.
ACCC에 따르면 이 같은 사기 시도가 너무 많다는 불평이 접수되고 있다. 동 위원회의 델리아 라카드(Delia Rickard) 부위원장은 “올해 들어서만 현재까지 약 2,500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미 피해를 본 금액만도 380만 달러에 달한다”면서 “이 같은 사기 시도에 대한 불만이 약 13%만 접수되기에 실제 손실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카드 부위원장은 이어 “이런 사기 시도는 매우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가 접수하는 수많은 불만들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주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해 초 호주에서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이 사기수법은 이제 그 추세가 둔화될 기미 없이 지방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라카드 부위원장은 “이 사기 발생 건수를 보여주는 그래프가 계속 위로 올라가 있음을 보면, 한 동안 이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퀸즐랜드(Queensland) 기반의 자선단체 ‘IDCARE’는 ‘Hi Mum’ 사기로 약 4만 달러를 잃은 한 개인을 돕고 있다. 이 단체 설립자인 데이브 레이시(Dave Lacey)씨는 “지난 3개월 동안에만 접수된 피해 사례가 4배나 증가했다”면서 “우리(IDCARE)에게 오는 피해자들의 약 90%는, 스캠워치는 물론 경찰서에 간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Hi Mum’ 문자 메시지 사기는 ‘전화기 고장으로 인터넷 뱅킹이 안 되니 돈을 보내달라’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피해자를 만들어낸다. 사진 : Twitter / Scamwatch
이처럼 늘어나는 피해자 신고는 퀸즐랜드 경찰청 사이버범죄부서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 몇 달 사이 이에 대한 민원이 크게 늘어났다.
이 부서의 데이빗 비티(David Beattie) 선임 수사관에 따르면 이 범죄에 의한 각 개인의 피해 액수는 약 5천 달러에서 5만 달러 사이이다.
문자사기 피해가
계속되는 이유는
전문가들은 이 사기 수법이 통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문자를 받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메시지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확인하기 전,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라카드 부위원장은 “이 수법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까운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인간관계의 감정을 잡아챈다”면서 “이 때문에 이 수법에 쉽게 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DCARE의 레이시씨는 “특히 지역에 따라 이 같은 사기행각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분석했다. 퀸즐랜드 경찰청 사이버범죄부서의 자료는 먼 외딴 지역 거주민들에게서 이 사기수법의 영향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기범들은 대중과의 소통이 많지 않은 지방 지역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사칭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면서 “이는 너무도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와 경고를 전했다.
사기피해 금액,
환불받기도 하지만...
이 같은 문자 메시지 사기에 대해 스캠워치는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되는 즉시 은행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물론 사기를 당한 후에 피해금액을 돌려받는 것은 어렵지만 다행(?)스럽게 범죄자들이 자금을 미처 빼가지 못한 경우도 있다.
레이시씨는 지난 12개월 동안 다양한 유형의 사기 행각을 접수받은 후 지역사회와 약 15만 회 이상 상호작용을 했다고 밝히면서 사기 관련 지원 서비스의 필요성이 향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CCC의 델리아 리카드(Delia Rickard. 사진) 부위원장. 그녀는 특히 대중과의 소통이 많지 않은 먼 지방 지역민들의 피해가 많다고 우려했다. 사진 : ACCC
그에 따르면 ‘Hi Mum’ 문자 메시지 사기범들을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국제 법 집행기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이시씨는 “사기범들이 훔친 자금이 사방으로 흘러간다”고 표현했다.
“우리는 이 돈이 미국으로, 아시아로, 또는 유럽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다”는 그는 “이 문자 메시지가 어디에서 전송되고 이들이 빼낸 자금이 어디로 가는지는 사기범들만 알고 있다”면서 “이것이 법 집행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래서 지역 경찰이 손을 대기 어려운 국제 범죄조직”이라고 덧붙였다.
■ 피해방지 팁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상대가 누구인지를 확인한다
-의심스러운 문자에 담긴 링크, 팝업, 전자메일의 첨부는 함부로 열지 않는다
-개인정보, 모바일 장치 및 컴퓨터 보안을 유지한다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설정한다
-소셜미디어의 개인정보를 재설정한다
-비정상적 결재 요청에 주의한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경우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Source : Scamwatch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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