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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각 산업분야의 기술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연방정부의 기술 우선순위 목록에 따르면 인력이 부족한 직종은 지난 1년 사이 153개에서 286개 부문으로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정비, 소매업 관리자, 주방장, 요리사, 전기기술자는 현재 가장 심각하게 기술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직종으로 꼽힌다. 사진은 한 정비소의 자동차 이상여부 체크 장면. 사진 : CMR Automotive

 

각 업계 기술인력 부족 악화, 일자리 공석 채우고자 다양한 인센티브 내걸어

 

각 산업계의 인력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고용주들이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업 복지를 내걸고 있다. 업체들이 직원의 이-미용비, 음료 쿠폰, 무료 식사비 제공, 심지어 1만 달러의 현금 보너스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호주의 인력부족 분야가 280개 이상 직종으로 확대됨에 따라 업체들은 2주에 8일간 사용 가능한 체육관(gym) 회원권을 지급하는가 하면 일부 사업체는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자격여건을 철회하고 이력이 없는 이들을 고용하기도 한다.

최근 공개된 연방정부의 기술 우선순위 목록에 따르면 인력이 부족한 직종은 지난 1년 사이 153개에서 286개 부문으로 증가했다. 교사, 도축장 직원, 버스운전 기사, 미용실 관리 부문이 새로 등장한 인력부족 직종 가운데 일부이다. 그야말로 거의 대부분 업종이 충분하게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정비, 소매업 관리자, 주방장, 요리사, 전기기술자는 현재 가장 심각하게 기술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직종으로 꼽힌다.

NSW 주 자동차 관련 산업협회(Motor Traders’ Association of NSW)의 정부관계 업무 책임자인 콜린 제닝스(Collin Jennings)씨는 정비공, 차체 수리, 자동차 전기 기술자를 포함해 자동차 정비 부분에서만 당장 3만 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기자동차 서비스 및 정비 교육을 받은 전문가를 구하는 업체들이 많아 이 분야 기술인력 부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정비업체 ‘CMR Automotive’를 운영하는 캐머론 버튜(Cameron Virtue)씨는 자사 직원의 급여가 수직으로 치솟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카트(Leichhardt)와 매릭빌(Marrickville)에 있는 두 곳의 정비소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존 직원들을 주 최고 80시간까지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비 작업을 담당할 심층적 기술을 가진 직원이 부족하기에 복잡한 기계 작업의 경우에는 3개월까지 업무가 밀리는 실정”이라고 토로하면서 “TAFE나 일부 사립학교들이 정비 인력 수요를 예상하지 못한 채 견습생을 준비하지 않음으로써 기술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전기공학 부문의 피크 단체 ‘Master Electricians Australia’의 정책관리 책임자인 제이슨 오드와이어(Jason O’Dwyer)씨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국가적 정책에 따라 전국적으로 전기기사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자사의 견습공을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픽업 오더’(pick-up order. 발주자가 발주처에서 직접 제품을 받도록 하는 주문서)를 거부하기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드와이어씨는 2030년까지 호주 전역에서 최소 2만5,000명의 전기기술자, 태양열 전기 전문가, 에어컨 및 냉장설비 기술자 수요가 전망됨에 따라 기술 인력 확보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직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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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직종의 업체는 기술 인력을 구하기 위해 최대 1만 달러의 현금 보너스에 갖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접객서비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진 : Solotel

   

그러면서 “우리는 전기 설비 업체 고용주가 2주에 8~9일, 스포츠 시설(gym)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 이-미용실 이용권, 파트너와의 야간 엔터테인먼트, 최소 1천 달러에서 1만 달러까지의 보너스 등 놀라운 인센티브 제공 사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펍이나 레스토랑 등 접객 서비스 부문에서도 여러 인센티브를 내걸고 직원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드니 기반의 대형 레스토랑 기업인 ‘Sydney Restaurant Group’은 현재 문을 열고 있는 ‘Ormeggio at The Spit’, ‘Aqua Dining in Milsons Point’, ‘Cafe Bondi’ 등의 시설에서 총괄 관리자, 웨이터, 바텐더, 바리스타, 요리사, 주방 직원을 구하기 위해 5,000달러의 신입직원 상여금을 비롯해 무료 와인코스를 제공한다.

‘The Winery’, ‘Bungalow 8’, ‘Cargo’ 등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The Australian Venue Co.’ 또한 시드니, 멜번, 퍼스 소재 자사 시설에서 새로 일하게 되는 신입 직원들에게 유급 교육, 100달러 바우처, 무료 점심 제공 및 선물용 가방을 주고 있다.

펍과 바(bar), 레스토랑을 갖고 있는 접객서비스 기업 ‘Solotel’ 또한 인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새로 근무하기 시작한 직원에게 1,000달러의 신입 상여금, 자사 요식업체에서의 식사비 반값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 따른 제한조치가 완화되면서 접객서비스 수요가 늘어나자 정부 요구에 따라 인력 확보 차원에서 적격 직원에 대해 새로이 규정한 최저임금 지급을 10월 1일부터가 아닌, 7월부터 지급하는 것으로 앞당기기도 했다.

시드니의 유명 레스토랑인 ‘Rockpool Bar & Grill’의 코리 코스텔로(Corey Costelloe) 수석 셰프는 지난해 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금요일과 토요일 밤 시간, 식기세척을 담당하는 인력에게 시간당 90달러를 지급했음에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접객서비스 업체들의 협의체인 ‘Restaurant and Catering Australia’의 벌린다 클라크(Belinda Clarke) 최고경영자는 “이 분야 종사자의 임금은 일반적인 급여 비율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부주방장(junior chef)에게도 연 1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특히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소재 광산의 직원식당에서 일하는 일반 직원도 연 15만 달러를 받는다”면서 “바리스타의 경우 주말에는 시간당 60달러 급여가 이제는 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크라크 CEO에 따르면 인력을 구하는 일이 갈수록 어렵게 되자 고용주들은 이전에 경험이 없는 경우 자체적으로 교육을 시켜 작업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조합연합(United Workers Union)의 다리오 무이키치(Dario Mujkic) 위원장은 “일부 업체들에서 신입직원 상여금 및 기타 인센티브로 인력을 유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접객서비스 부문의 노동자는 여전히 저임금과 열악한 대우를 받는 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업계의 경우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보장 없이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할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해당 업체들이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소매 부문 또한 원하는 만큼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이다. 호주 소매업협회(Australian Retailers Association)의 폴 자라(Paul Zahra)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지난 8월, 이 부문 공석은 4만6,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각 소매업체들 또한 신입직원 상여금 제공, 자사 제품에 대한 할인, 관련 업무 교육 제공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패션 브랜드 ‘Nude Lucy’는 지역별 소매점 관리자(area manager)를 구하기 위해 1,500달러의 보너스, 1천 달러의 상품권을 제공하는가 하면 ‘The Body Shop’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공개채용 절차를 채택하고 이력서와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자라 CEO는 “소매 부문은 특히 크리스마스 수요 증가가 없는 시기에도 노동력 부족이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로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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