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을 포함한 최근 수년 사이, 단독주택 가격 성장은 유닛을 크게 능가했으며 두 유형의 가격 격차도 크게 벌어졌지만 현재의 시장 침체가 지나면 단독주택의 두드러진 가격 상승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 : Real Estate 뉴스 동영상 캡쳐
전문가들, “구입 경제성 등으로 단독주택 수요 감소-가격 차이 좁혀질 것” 전망
최근 수년 사이, 호주의 전반적인 부동산 호황 속에서 단독주택 가격 성장은 아파트 등 유닛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현재의 침체기가 끝나면 이 같은 추세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진단이다.
시드니의 단독주택 가격은 올해 3월 분기까지, 지난 2019년 연방 선거 이후 주택시장 반등과 팬데믹 이후 기간을 포함하는 지난 3년 사이 평균 54%가 급등했다. 반면 유닛은 15% 오르는 데 그쳤다. 성장폭에서 차이가 있으나 다른 도시 또한 이런 추세는 마찬가지이다. 멜번(Melbourne)은 같은 기간, 단독주택이 33% 높아진 데 비해 유닛 상승률은 15%였으며, 브리즈번(Brisbane)은 더욱 큰 차이를 보여 단독주택 47%인 반면 유닛은 11% 성장에 머물렀다. 또 퍼스(Perth)는 단독주택이 21%, 유닛은 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은 호주 기준금리가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가던 때였다. 이 때문에 ‘저렴한 부채’(낮은 금리의 주택담보 대출)로 무장한 예비 구매자들은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와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뒷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찾았지만 점차 이자율이 오르고 대출 가능한 액수가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 속도는 두드러지게 둔화됐다.
구매자들은 보통 더 많은 공간을 갖기 위해 경쟁하기에 전통적으로 단독주택은 유닛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하지만 대규모의 이득은 예외적인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AMP Capital’의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사람들은 단독주택에 들어가고자 필요한 만큼 절약하고 저축할 것”이라며 “오랜 기간 단독주택 가격 증가율이 유닛을 앞지른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매우 낮은 이자율로 인해 예비 구매자들은 선호하는 부동산을 구입하고자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인구 증가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공급이 없었다” 설명했다. 이것이 단독주택의 높은 가격 상승 배경이라는 것이다.
전염병 제한 조치가 해제되고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임시 이민자 증가가 유닛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 사진 : Real Estate 뉴스 동영상 캡쳐
올리버 박사는 전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단독주택 가격이 급격히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에서 유닛보다 더 큰 비율로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내년 하반기가 되면 이자율이 다소 하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준금리는 결국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는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이들의 구매력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그런 한편 해외 이민자 유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임대 부동산(대부분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리버 박사는 “다음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는 유닛에 비해 단독주택 성장세가 이전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늘어나는 이민자가 유닛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며 기준금리는 이전 주기에 비해 많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기에 단독주택 가격 성장은 과거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컨설팅 사인 KPMG의 사라 헌터(Sarah Hunter) 선임 경제연구원 또한 단독주택이 유닛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 성장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헌터 연구원은 “(전염병 사태로 인한) 봉쇄와 제한조치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독립적이고 넓은 공간을 원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단독주택 수요로 이어져 가격을 상승시켰지만 이 같은 유형의 주택은 현재 아파트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시드니와 같은 도시의 경우 단독주택 구입 경제성은 (크게 치솟은 가격으로 인해) 아파트에 비해 훨씬 더 악화됐다”고 전제한 뒤 “어느 시점까지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더 선호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지 않거나 위치 측면에서 타협해야 하는 경우 예비 구매자는 자연스럽게 한발 물러나 차선책(아파트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터 연구원도 단독주택과 유닛 사이의 가격 격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도심의 아파트를 선호하는 임시 이민자들(장단기 취업자, 유학생 등)이 돌아오고 있으며 전염병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뒷정원이 있는 넓은 공간의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매물로 공지된 글레이즈빌(Gladesville) 소재 단독주택.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는 단독주택 가격 성장이 최근 수년 사이 보았던 것처럼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 : McGrath Ryde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보아온 것처럼 시장의 극단적인 패턴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헌터 연구원은 “앞으로 단독주택 가격이 당시처럼 아파트를 크게 능가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면 공공정책 싱크탱크 ‘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의 수석 경제학자인 피터 튤립(Peter Tulip) 연구원은 “팬데믹 봉쇄 기간 동안 크게 늘어난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미 많은 회사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고 그 기술 기반이 설정되었으며, 이 같은 근무에 익숙해졌다”는 그는 “완전히는 아니지만 이런 추세로 반전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에 지불되는 구매비용의 절반 이상은 소득과 인구 증가에 따라 실질적으로 가격이 오른 토지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단독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거주민들이 도심 근교의 신규 주택개발에 반대하는 경우 아파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주택공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겠지만 거주민들의 생각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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