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하반기 들어 위축되기 시작한 호주 부동산 시장이 임대료 상승과 높아진 공실률 등 투자자를 유치할 여건을 갖게 됨에 따라 올해에는 이들이 다시 주택 투자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주택 경매 현장. 사진 : ABC 방송 ‘The Business’ 방송 화면 캡쳐
전문가들, “전략적 투자자들의 주택시장 재진입 가능성 높다” 예측...
높은 임대료와 공실률-해외에서의 이주자 증가 등 투자 유치 요소 갖춰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호주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5월부터 연속 이어진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침체 상황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기간 동안 이미 크게 상승한 가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시장 진입을 포기했으며, 투자자들 또한 시장에서 발을 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떠할까. 전문가들은 지난해의 시장 흐름을 간파한 전략적 투자자들이 올해에는 주택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진 공격적인 이자율 인상이 누그러질 가능성을 보이며 큰 폭의 가격 하락, 높아진 임대료, 타이트한 공실률, 해외에서의 이주자 증가 등 부동산 시장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모든 필수 요소를 갖게 된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의 선임 연구원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아직은 침체기 이전만큼 많은 투자용 주택 구매가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위축되었을 때 구매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택시장 펀더멘털을 주시하며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현명한 투자자들은 다시 주택시장에 논을 돌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월 박사는 이어 “주택가격 하락과 임대료 상승은 투자용 부동산의 수익률 증가를 의미하기에 특히 금리 인상 와중에서 발빠른 투자자들은 그 현금흐름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입자들로서는 임대주택을 얻기 위한 경쟁적 상황에 있으며 정부는 해외에서의 이민자 및 유학생 유입을 장려하기에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사이클에서 투자자 증가는 시장에 대한 투자가 감소한 직후 이어지게 된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높인다. 호주 통계청(AB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1월, 투자자에 대한 신규 대출은 전월인 10월에 비해 3.6%, 전년대비 23.2%가 감소한 82억9,000만 달러였다.
전국체인 부동산 중개회사인 ‘Ray White Group’의 네리다 코니스비(Nerida Conisbee. 사진) 선임연구원. 그녀는 올해 초 기준금리 상승이 끝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사진 : Ray White Group
투자자들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Property Investment Professionals of Australia’(PIPA)의 니콜라 맥도걸(Nicola McDougall) 회장은 “부동산 구입을 위한 투자자의 실제 신규 대출 건수를 자세히 보면 그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들의 신규 대출 건수는 2022년 3월 2만1,663건으로 점정을 찍은 이후 11월에는 1만6,251건으로 25%나 감소했다.
맥도걸 회장은 “이는 기준금리 상승이 시작된 이후로, 투자자 활동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만큼 빠르게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반면 부동산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가치는 5월 정점 이후 전국적으로 8.4%가 하락했으며 지금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임대료는 급격히 치솟았다. 가장 최근의 ‘Domain Rent Report’는 다윈(Darwin, Northern Territory)을 제외하고 모든 수도에서 임대료가 사장 최고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총 임대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도메인’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의 중간 유닛 임대수익률은 4.11%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3.2%가 증가한 것이다. 멜번 또한 현재 4.51%의 수익률을 기록함으로써 이전 12개월 사이 18.4% 증가를 보였다. 유닛 임대수익률은 브리즈번(Brisbane), 애들레이드(Adelaide), 캔버라(Canberra)의 경우 5% 이상, 퍼스(Perth)는 6% 이상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공실률도 크게 낮아졌다. ‘도메인’ 데이터를 보면 임대공실률은 시드니의 경우 1.4%, 멜번은 지난 12개월 동안 동일했으며 브리즈번 및 퍼스는 1% 미만으로, 이는 임대수익률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맥도걸 회장은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자율 상승이 조만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파악한 투자자들의 시장 재진입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이어 “하지만 문제는, 많은 이들에게 있어 주택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서비스 가능성 완충비율이 3%인 상황에서 2~3채의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기존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는 경우 또 다른 부동산 구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장 침체로 주택가격은 크게 하락했지만 각 도시의 유닛 임대 수익률은 빠르게 높아졌다. 사진은 시드니 달링턴(Darlington)의 한 매물 주택. 사진 : BresicWhitney
전국체인 부동산 중개회사인 ‘Ray White Group’의 네리다 코니스비(Nerida Conisbee) 선임연구원은 올해 초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인구증가 전망 및 지속되는 주택부족과 함께 부동산 투자자에게 좋은 여건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코니스비 연구원은 “아직은 한두 차례의 이자율 인상이 있을 터이지만 일단 기준금리 상승이 끝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이 다시 시작되고 투자자들도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누구나 가격이 하락할 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까지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코니스비 연구원은 이어 “호주는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기침체에 더 강한 경향이 있으며 강한 고용과 성장, 인구증가 및 주택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이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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