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도박 산업 개혁을 추진해 온 페로테트 정부 내각이 향후 5년간 총 3억4천만 달러를 지출하는 계획에 합의했다. 이의 핵심은 주 전역의 모든 포커머신을 현금 없는 도박 기계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시드니 소재 한 클럽의 포커머신.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5년 이내 ‘현금 없는 머신’으로 전환... 클럽의 새 수익 위한 보조금 지원도
도미닉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NSW 주 총리가 ‘NSW 역사상 가장 대규모 지역사회 및 법 집행 계획’이라고 묘사한 도박 산업 정비를 위해 향후 3억4천만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월 5일(일), NSW 주 내각 회의에서 ‘2028년까지 현금 없는 포커머신으로의 대체’ 등을 포함한 도박개혁안에 합의한 페로테트 정부는 다음날인 월요일(6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1956년 포커머신이 NSW 주에서 합법화한 이후 도박게임에 대한 가장 중요한 변화로, 5년 이내 NSW 주 전역의 모든 포키(pokies)를 ‘현금 없는 머신’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 내각은 이번 개혁안과 관련한 회의 내용에는 현금 없이 포커머신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펍과 클럽들을 대상으로 라이브 음악 공연, 식사 제공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일회성으로 5만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됐다.
이번 개혁안에 대해 페로테트 주 총리는 “일생에 한 번 있을 만한 변화”라면서 “(도박으로 인해) 각 가정이 파탄 나고 모든 가계 자금을 포커머신에 쏟아 붓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 총리는 해당 업체의 일자리 손실을 막기 위해 주 전역의 포키를 현금 없는 머신으로 전환하기까지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정부의 이번 개혁안에는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포커머신 장소에서 배제하는 메커니즘 도입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페로테트 주 총리는 사용자에 의해 결정될 도박 액수는 한 번 설정 후 7일간은 변경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며, 정부는 도박머신으로부터의 데이터 수집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 총리는 또한 정부 주도의 ‘무현금 도박’이라는 개혁이 펍과 클럽의 수익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업계의 강한 반발에 대해 “이 개혁 조치로 인해 (현장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포커머신 업계를 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취약한 이들을 돕는 것이며 또한 범죄로 수익을 거둔 이들의 돈 세탁을 막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유-국민 연립이 내놓은 도박개혁은 도박자 스스로 게임 액수를 설정하고 한번 설정하면 7일간은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도박개혁 방안을 지지해온 ‘Alliance for Gambling Reform’의 팀 코스텔로(Tim Costello)씨는 주 정부의 이번 개혁안을 환영하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주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년 동안 도박개혁을 옹호해온 입장에서, 지금까지 나온 방안 가운데 가장 큰 사회 개혁”이라며 “(무현금 도박과 함께) 펍과 클럽에 대한 정부의 지원 패키지는 업계의 반발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스텔로씨는 또한 NSW 야당의 크리스 민스(Chris Minns) 대표가 내놓은 현금 없는 포커머신 시범적 실시의 확대와 함께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연방총리에게도 국가 차원의 도박 개혁 추진을 촉구했다.
이번 개혁안에 따라 주 정부는 2024년 초부터 2028년 말까지 5년 사이, 모든 포키를 무현금 포커머신으로 전환하는 기술 로드맵 고안을 위해 오는 4월 독립 실행팀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작업은 마이클 코츠-트로터(Michael Coutts-Trotter) 주 총리실 사무차관이 맡게 된다.
한편 NSW 주 노동당은 지난 달, 도박 정책과 관련해 주 선거 승리를 전제로 최소 500대의 포커머신의 ‘의무적인 무현금 시범 운영’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지지하는 소수 정당 의원들 및 도박개혁 옹호 단체들은 이 같은 정책에 대해 “너무 약하다”는 의견을 제기한 상태이다.
오는 3월 25일 치러지는 NSW 주 선거의 현재 여론조사에서 자유-국민 연립과 노동당의 막상막하 지지도를 보이는 가운데 이에 도전하는 일부 ‘teal independents’(시민단체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후보들)들은 이번 선거에서 ‘헝 의회’(hung parliament. 어떤 정당도 전체 과반수를 확보할 만큼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의회)가 되는 경우 “양 정당(자유-국민 연립과 노동당)의 ‘도박개혁 정책’을 지지 조건으로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레이크 매콰리(Lake Macquarie) 지역구 그렉 파이퍼(Greg Piper. 사진) 상원의원. 그를 비롯해 무소속 알렉스 그린위치(Alex Greenwich) 상원의원 및 올해 주 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후보들은 도박개혁을 적극 추진하는 정당을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 : Greg Piper MP 사무실
올해 주 선거에 출마를 밝힌 재키 스크러비(Jacqui Scruby. Pittwater 지역구), 빅토리아 데이빗슨(Victoria Davidson. Lane Cove 지역구), 조엘린 해크먼(Joeline Hackman. Manly 지역구) 후보를 비롯해 현 의원인 무소속 알렉스 그린위치(Alex Greenwich. Sydney 지역구 상원의원), 그렉 파이퍼(Greg Piper. Lake Macquarie 지역구 상원의원) 의원 또한 도박 개혁을 조건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자유-국민 연립과 노동당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주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헝 의회’가 될 가능성도 크다.
■ 양 정당의 도박개혁안
▲ 자유-국민 연립
-2028년까지 모든 포키(pokies)를 무현금 머신으로 대체
-도박자 스스로 도박액수 설정, 7일에 한 번만 변경 가능
-정부 또는 다른 기관이 포커머신에 입력한 도박자 개인의 데이터 수집 금지
-펍과 클럽 등에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위해 일회성으로 5만 달러 제공
-향후 5년간 2,000대의 포커머신 인수를 목표로 한 바이-백(buy-back) 계획
-포커머신룸을 운영하는 클럽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용 금지
-모든 포커머신룸 밖의 광고물 금지
▲ 노동당
-주 전역에 500대의 무현금 포커머신 시범 운영
-새로운 포커머신에서의 도박액수 한도를 현 5,000달러에서 500달러로 축소
-포커머신룸을 운영하는 클럽으로부터의 정치자금 수용 금지
-모든 포커머신룸 밖의 광고물 금지
-향후 5년간 2,000대의 포커머신 인수를 목표로 한 바이-백(buy-back) 계획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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