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호주 실업률이 3.5%에서 3.7%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 증가의 대부분은 계절적 변동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게 통계청(ABS)의 분석이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건설 현장.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호주 통계청 자료... 취업자 수 1만5천 명 감소, RBA는 ‘이자율 인상 유지’ 기조
지난 달(1월) 호주 실업률은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월(12월) 3.5%에서 3.7%로 소폭 상승했다. 이달 셋째 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취업자 수는 1만5,000명 감소했다. 고용 감소는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이다.
ABS의 노동통계 책임자인 비외른 자비스(Bjorn Jarvis) 국장은 “1월 공식 실업자 수는 2만1,900명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실업률 증가의 대부분은 계절적 변동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비스 국장에 따르면 1월은 호주 노동시장에서 가장 계절적 변동이 있는 시기로, 사람들이 직장을 퇴사한 뒤 새로운 일터에서 업무를 시작하거나 휴가에서 돌아올 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그는 “올해 1월, 우리는 이달 말, 일을 시작하거나 복귀할 것임을 나타내는 직업을 가진 이들을 평소보다 더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금리인상 ‘지속’
지난 달 실업률 증가는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발생했다. RBA는 지난해 4월까지 0.1%였던 현금 금리를 5월부터 공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 이달(2월) 현재 3.35%까지 끌어올렸다.
필립 로우(Philip Lowe) RBA 총재는 이달 셋째 주 연방 의회 질의에서 높은 이자율로 인한 경기후퇴 수준임을 인정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 주택건설 감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기별 호주 실업률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 ABS
RBA는 향후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의 3%대 하락을 보장하기 위해 내년까지 4.5% 금리 인상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우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사회-경제 부문에서 상당히 파괴적이기에 (추가 금리 인상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터닝포인트일까?
호주 주식거래 펀드 제공회사인 ‘Betashares’의 데이빗 바사니스(David Bassanese) 선임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하락을 위해) RBA가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둠에 따라 호주 경제가 ‘결국은 휘청이기’(finally buckle) 시작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의 소매판매 부진,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함께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전환점에 도달했을 시사한다”면서 “이는 RBA가 앞으로 몇 달 동안 너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즉 “RBA 자체 추정을 보면,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문제가 크다는 것을 반영하며, 물가상승 기대치가 아직은 상당히 억제된 상황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호주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사니스 연구원은 그러나 실업률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으면서 소비자 지출과 물가상승이 완만하게 둔화되는 ‘연착륙’(soft landing)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를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RBA가 정책 실수로 과도하게 긴축하고 경제를 불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그는 “그렇다 하더라도 RBA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기에 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위험은 여전히 크게 낮다는 생각”임을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