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의 늘어나는 주택 수요에 비해 더딘 공급으로 주거지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며, 현재의 신규 주택 건설 규모를 감안할 때 향후 3년이 되어야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주택건설 현장.
ANZ 은행 분석, 대대적 신규 주택건설도 수요 못 따라가
NSW 주의 주택 부족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인구 증가와 대비한 현재의 주택건설 비율을 감안할 때 부족한 주택을 채우는 데는 3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NSW 주의 부족한 주택 수는 처음으로 10만 채에 이르고 있다.
ANZ 은행 경제전문가들이 분석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시드니 일부 지역의 대대적인 아파트 건설 붐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는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 시드니 지역 주택가격이 거품을 보인다는 우려 속에서 ANZ 은행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빗 캐닝턴(David Cannington) 연구원은 “주택가격 하락이 제한적일 것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캐닝턴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거품인지 여부에 대한 질문은 사실 주택가격이 광범위하게 하락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라고 언급한 뒤 “이번 주택 관련 분석이 보여주는 것은 불만족스런 주택 수요가 여전하며 많으며, 따라서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할 경우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밀려났던 잠재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바로 이것이 왜 현재 주택가격이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호주 전역 가운데서도 특히 앞서가는 NSW 주의경기 호황은 주택 수요를 늘이고 보다 많은 이민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국내 인구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캐닝턴 연구원은 “일부 지역의 주택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인구 성장은 이를 더 앞서고 있으며 또한 꾸준하다”고 설명하면서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의 경우 보통 NSW 주 또는 시드니로 들어온 뒤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은 이런 흐름도 상당히 약화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ANZ 연구에 따르면 NSW 주에서 현재 건설되는 신규 주택 수는 올 회계연도 5만6천 가구에 이른다. 이는 6년 전 새로 건설된 주택 수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전에 비해 크게 높은 주택건설 규모이지만 기본 수요는 6만3천 채에 달한다. 결국 매년 주택부족 수는 7천 채에 이른다는 결론이다.
이는 올 회계연도 NSW 주의 주택부족 규모를 9만9,137채로 늘리게 되며 내년에는 10만6,424채, 이듬해 부족한 주택 수는 11만4,428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닝턴 연구원은 “부족한 주택 수는 새로이 가정을 가지려는 시드니 젊은이들의 꿈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는 임대 주택을 쉐어하거나 성숙한 나이임에도 부모 집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많은 이들이 너무 높은 주택가격으로 시장에서 소외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가정을 이루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NSW 주의 주택 부족은 매년 증가해 왔다. 가장 최근 주택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던 시기는 지난 2002년에서 2006년이었으며, 이 기간 NSW 주 주택가격은 다소 하락했다.
이후 10년 동안 시드니 주택가격은 두 배에 가까운 88%나 치솟았다.
캐닝턴 연구원은 “공급 부족이 주택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주택가격 인하 압력은 주택 공급에 달려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ANZ 은행 연구에 따르면 호주 전국에 걸쳐 주택 부족 규모는 25만 채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향후 3년 동안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주 전역에 걸쳐 신규 주거지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지난 10년 사이 처음이기도 하다.
신규 주택 기본 수요는 인구 증가와 가구당 인구 수 조정에 의해 계산된다. ANZ 은행 분석은 가구당 인구를 2.2명으로 가정한 수치이다.
ANZ 은행 전 수석 경제학자였던 솔 에스레이크(Saul Eslake)씨를 비롯해 지난 2007년 케빈 러드(Kevin Rudd) 정부 당시 호주 주택공급위원회(National Housing Supply Council)에서 일했던 위원들은 이번 ANZ 분석에 대해 “근거가 있는 산정”이라고 말했다.
에스레이크씨는 “시드니 지역의 주택 부족은 알고 있었다”며 “ANZ 은행의 이번 연구는 시드니 주택가격이 거품 현상을 보인다는 데 대한 강력한 반대 자료”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