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심각한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NIMBY’ 현상이 강한 지역의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과 재정적 지분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고밀도 주택 건설 현장. 사진 : Real Estate 뉴스 동영상 캡쳐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조언... ‘개발 추진 및 인구증가에 대한 재정적 지분 보장’ 강조
도시계획을 방해하고 주택부족 사태에 기여하는 시드니의 ‘님비’(NIMBY)들에게 맞서기 위해 각 지방의회에 더 많은 관련 권한과 함께 인구증가에 대한 재정적 지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한 세계적 도시개발 계획 전문가로부터 제기됐다.
‘NIMBY(not in my backyard)’는,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개인 또는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않은 것에 반대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령 마약중독자, 장애인 아파트나 재활원, 산업폐기물 및 일반 쓰레기 등의 수용 및 처리시설 필요성에는 근본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자기 주거지역에 이러한 시설물이 들어서는 데는 강력히 반대하는 현대인의 자기중심적 공공성 결핍현상을 의미한다.
영국 출신으로, 런던 뉴욕 바르셀로나 홍콩 모스크바 오클랜드 등 주요 도시의 전략적 개발 계획에 자문을 제공한 세계적 저명 도시개발 전문가인 그렉 클락(Greg Clark)씨는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의회 지역이 우연하게, 또 의도치 않게 도시 성장에 저항하는 힘이 되었기에 이 지역을 성장시키기 위한 세금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호주의 경우 지방정부는 극도로 취약하며 아마도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취약한 지방정부 시스템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 “호주 지방정부는 조세제도를 통한 인구증가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자신이 제시한 바를 설명했다.
이전 NSW 연립 정부의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주 총리 당시 시 의회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비롯해 어느 정도의 개혁이 있었지만 클락씨는 이 같은 변화 시도가 각 지방정부에 필요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교통, 편의시설 및 공공장소에 대한 주 정부 차원의 자금지원이 뒤따를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개개인의 직접투자(skin in the game)가 필요하다”며 “이는 비록 적은 수이겠지만 보다 안정적 재정자율성을 가진 더 강력한 지방정부를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중앙 정부가 취약한 지방정부를 관리함으로써 개인 투자가 없고 개발로 인한 재정적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 저항하는 경향이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클락씨는 이전 NSW 주 연립정부에 지금의 ‘Greater Cities Commission’인 ‘Greater Sydney Commission’ 구성을 조언했던 인사이다. 최근 그는 ‘Property Council’이 마련한 ‘Future Cities summit’에 참석했는데, 이 회의에서의 연설자들도 한목소리로 주 정부와 지방정부간의 협력 실패에 대한 우려를 되풀이 했다.
도시계획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런던 기반의 그랙 클락(Greg Clark. 사진)씨. 최근 ‘Property Council’의 ‘Future Cities summit’에 참석한 그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시드니 주택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공공 부지 활용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했다. 사진 : gregclark.com
기관투자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주택펀드 매니징 사인 ‘Super Housing Partnerships’의 캐롤린 비니(Carolyn Viney) 최고경영자는 여러 지방의회에서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시도에 대해 많은 의혹을 받기도 했음을 토로했다.
패널 진행자인 ‘Urbis’ 사의 케이트 메이릭(Kate Meyrick) 대표는 “솔직히 말해, 우리는 겨울 시즌, 모든 지방의회 관계자들을 샌프란시스코로 데리고 가 그들로 하여금 Powell Street를 걷게 하고 백화점 밖 포장도로 위에서 침낭 하나에 의존해 잠을 자는 노숙자들을 밟게 해야 한다”며 “그러면 그들은 아마도 (주택문제에 대해) 두 번 생각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시드니와 유사하게 어려운(거의 불가능한) 주택구입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요인으로 노숙자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도시이다.
클락씨는 현재 ‘Transport for London’ 이사회에 속해 있으며 ‘토지 및 부동산위원회’(land and property committee) 의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런던의 각 지방의회 및 주택개발업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차역이나 버스 승강장 인근의 공유지에 2만 채의 신규 주택을 조성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 주택의 50%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다.
그는 “다른 기관과 협력하면 10년 내 최대 5만 개의 주택을 어렵지 않게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대도시 가운데 시드니도 예외는 아니다”는 클락씨는 “공공 부지는 주택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비밀무기”라고 강조했다.
올해 집권한 NSW 노동당 정부는 공공 부지에 신규 주택을 건설하며 이중 30%는 저렴한 사회주택이 될 것임을 약속했으며 또한 교통시설을 고려해 중간밀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클락씨는 이 같은 주 정부 계획에 대해 신규 주거단지의 30% 비율(저렴한 사회주택)은 매우 바람직하고 도전적인 목표이며 ‘NSW를 위한 적절한 범위’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다른 글로벌 도시들은 이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NSW 주의 경우 이 목표를 통해 더 많은 선택권이 있도록 주택 유형과 보유기간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오늘날 도시 인구는 더 많은 선택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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