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축하하는 시드니 최대 연말 이벤트인 ‘New Year's fireworks’를 가까이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시드니 하버(Sydney Harbour) 주변 공공장소 입장료가 올해부터는 폐지된다. 사진 : City of Sydney
NSW 주, 최대 520달러의 공공장소 입장료 폐지... City of Sydney, 정부 결정 환영
노동당 정부, “입장료 수익에 의존했던 각 당국에는 정부 예산에서 보상하겠다” 밝혀
한 해의 마지막 날, 신년을 축하하는 시드니 하버(Sydney Harbour)의 ‘New Year's fireworks’는 전 세계적으로 시선을 끄는 연말의 최대 이벤트 가운데 하나이다. 이날 자정을 기해 시드니 하버 일대에서 펼쳐지는 불꽃쇼를 즐기고자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s)뿐 아니라 각지에서 시드니를 여행 중인 약 100만의 인파가 오페라하우스 및 하버브릿지 주변을 찾는다.
이 불꽃쇼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각 공공장소 관리당국이나 지방의회(Council)는 이날 하루 최소 12.50달러에서 최대 520달러의 입장료를 부과했다(사전 입장료 예약).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새해맞이 축하 행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2일(토)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NSW 주 정부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불꽃쇼 주변의 관람객 지불 시스템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주 정부는 각 공공장소를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이제까지 입장료 수익에 의존했던 각 장소 관리 당국에는 주 정부 예산에서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주 정부가 예상하는 이 비용은 약 500만 달러이다.
올해부터 입장 비용이 취소된 유명 유료 장소 가운데는 시드니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의 독점적인 ‘Midnight at the Oasis at Mrs Macquarie's Point’가 있다. 왕립식물원은 New Year's Eve에 가장 많은 인파가 찾는 불꽃쇼 관람 명소로, 식물원에서 마련하는 이 프리미엄 이벤트의 지난해 참석자는 1,300명에 달했으며, 3코스 식사를 포함한 입장료는 475달러가 넘었다.
NSW 예술부 존 그레이엄(John Graham) 장관은 “경제적 상황에 관계없이 새해 전야, 시드니 하버에 모여 신년 축하 불꽃쇼를 관람하는 것은 시드니의 멋진 전통이었다”는 말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장관은 “지난 10여 년 동안 ‘특권’(불꽃쇼를 관람하는 최적의 장소 이용)에 대한 비용이 크게 상승했기에 우리는 이를 과거로 되돌리고자 한다”며 “New Year's fireworks는 비용에 관계없이 모든 이들이 무료로 즐기는 커뮤니티 이벤트로, 이는 근래의 높은 생활비를 감안할 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공공장소의 유료 입장을 오랫동안 비난해온 시드니 시티(City of Sydney)의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장은 최고 명소로 꼽히는 Mrs Macquarie's Point를 포함한 The Domain, Barangaroo Reserve, West Circular Quay, Campbells Cove, Hickson Road Reserve, Royal Botanic Garden Sydney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주 총리의 발표를 환영했다.
주 정부는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시드니하버 인근에 6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전 자유-국민 연립 정부는 각 공공장소 관리당국 및 시 의회가 관람객 안전, 장소 복구 및 폐기물 처리를 이유로 입장료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인정해 왔다. 사진 : City of Sydney
무어 시장은 “시드니 시 의회가 관리하는 공공장소는 언제나 무료였지만 주 정부가 해안 공공장소를 상업화함으로써 그 동안 많은 이들이 이 불꽃쇼를 직접 관람하는 게 어려웠다”며 “우리(City of Sydney)는 시드니 하버 일대 특정 장소들의 엄청난 불꽃쇼 관람 입장료 부과를 재고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촉구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은 “특히 NSW 주 정부가 관리하는 왕립식물원은 새해 전야에 열리는 커뮤니티 행사로 수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주 정부의 무료입장 결정에는 예외도 있다. 타롱가 동물원(Taronga Zoo)과 왕립식물원이 공공 활동을 위해 새해 전야 마련하는 ‘기금 모금’의 입장료 부과가 그것이다(왕립식물원은 New Year's fireworks와 관련해 여러 개의 이벤트를 마련하며, 각 이벤트의 입장료는 제각각 달랐다). 이들 두 기관의 자선행사는 생태보존 및 과학 활동을 위한 기금 마련으로 간주되어 입장료를 거두는 이벤트가 허용된다.
이전 자유-국민 연립 정부는 각 공공장소 관리당국 및 시 의회가 관람객 안전, 장소 복구 및 폐기물 처리를 이유로 입장료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인정해 왔다. 하지만 당시 야당(노동당)은 이 비용이 “불꽃쇼를 직접 관람하고자 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또 공공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유화한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특정 이벤트에서 방문객에 입장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지난 2019년 시드니 최대 조명 쇼인 ‘Vivid Sydney’에서 왕립식물원이 주요 조명설치 장소에 요금을 부과하면서 확산된 바 있다. 다만 그레이엄 장관은 “그것은 별도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New Year’s Eve에 NSW 국립공원 당국이 관리하는 시드니 하버 인근 다른 공공 공원 또한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게 됐지만 사전에 입장권을 받아야 한다. ‘NSW National Parks and Wildlife’가 관리하는 이 장소에는 Bradleys Head, Strickland Estate, Clark Island, Me-Mel(Goat Island), Shark Island가 포함된다. 지난해, 이들 각 공공장소의 입장료는 최저 24달러에서 최고 286달러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 페리(ferry)를 이용하는 ‘적절한 수준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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