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운전자들에게 자동차 운전 지속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테스트하는 도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의 선임 연구원인 테레사 스콧(Theresa Scott) 박사가 ‘Navigating Fitness to Drive’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 사진 : University of Queensland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 GP가 판단하는 ‘자동차운전 가능여부’ 보완 장치로 개발
자동차를 운전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은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많은 가족에게 감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사안이지만 새로운 온라인 테스트가 이 과정에 새로운 혁명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일부 주(State)에서는 일반의(GP)가 의료적 평가를 통해 ‘자동차 운전에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판단하는 표준화된 도구가 GP에게는 없는 실정이다.
사실 GP의 이 결정은 대개 15분 내외에서 끝나게 된다. 때로는 이를 쉽게 허용하는 GP를 ‘쇼핑’하여 검사를 마치기도 한다. 이는 잠재적으로 고령층의 운전 자립에 영향을 미치거나 어떤 경우에는 (운전이 허용돤 고령자의 자동차 사고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이달 둘째 주에는 골드코스트(Gold Coast)에서 87세의 노인 운전자가 자동차를 반대 방향으로 후진하다 충돌사고를 내 5세 소녀가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었으며 다수의 보행자가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명예교수인 제프 미첼(Geoff Mitchell) 박사는 의사들이 고령자의 운전면허 유지를 위해 건강 상태를 확인할 때 기본적인 기억력 테스트 등 ‘무딘 도구’에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기억력 테스트가 정말로 심각하게 아픈 이들을 선별하기에는 좋은 방업이지만 판단력을 검사하는 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검사 방법,
다시 점검해야 할 시기다”
호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066년까지 16%에서 2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더 많은 고령층이 운전 능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주에는 약 47만2,000명이 치매를 안고 있는 반면 미첼 박사는 많은 고령의 운전자들이 기억력 및 판단력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량을 운전하는 ‘회색 지대’(grey area. 범주나 규칙 집합을 쉽게 따르지 않는, 잘못 정의된 상황이나 활동 영역을 의미)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고령층의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의 하나로 ‘Navigating Fitness to Drive’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실제 상황을 담은 대시캠 비디오(dashcam videos)를 사용해 치매 환자의 반응 시간을 평가한다. 즉 운전자가 잠재적으로 위험한 운전 시나리오에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는 일부 주에서 신규 운전자를 대상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온라인 위험 인식 테스트와 유사하다. 운전자의 반응 시간이 길면 GP가 운전면허 유지에 반대를 권고하는 실질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
미첼 박사는 이 테스트가 개인의 운전 능력을 더 쉽게 앗아가는 과정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규칙은
나이 든 이들의 자동차 운전자에게 대한 요구, 이를 허용하는 규정은 각 주(State)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빅토리아(Victoria), 타스마니아(Tasmania), 남부호주(South Australia) 및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는 연령에 관계없이 운전자에게 건강 검진을 의무화 하지 않는 정부관할 구역이다. 다만 SA의 75세 이상 운전자에게는 안전한 운전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인하는 평가서가 1년에 한 번 발송된다.
퀸즐랜드대학교(UQ) 명예교수인 제프 미첼(Geoff Mitchell) 박사. 현재 GP로 일하는 그는 UQ 연구팀과 함께 일반의로 하여금 고령 운전자의 면허 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도구 개발을 추진해 왔다. 사진 : University of Queensland
반면 NSW, ACT에서는 75세 운전자에게 매년 일반의로부터 운전 적합성 승인을 받도록 하며,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는 80세부터 이를 적용한다. 퀸즐랜드의 경우 75세 이상 운전자는 GP가 서명한 자동차 운전 의료 증명서 양식을 소재해야 하며, 이 양식은 1년간 유효하다.
아울러 연령에 관계없이 GP와 운전자 모두 치매, 뇌졸중, 발작, 간질, 시력문제, 심장질환, 일부 정신 및 수면장애 등 개인의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병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
보건 전문가(GP)들은 또한 고령의 운전자에게 고속도로나 야간의 운전, 자택 반경 10km 밖에서 운전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건을 부과할 수도 있다. 실기 운전 테스트가 필수는 아니지만 GP가 요구사항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NSW는 85세 이상 운전자가 무제한 운전면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년 마다 실기 테스트를 치러야 하는 유일한 주이다.
올해 퀸즐랜드 교통안전원탁회의(road safety roundtable)에서는 고령의 운전자를 위한 면허갱신 절차의 일환으로 도로규칙 재교육 퀴즈가 제안되었지만 주 정부는 실기시험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QLD 정부의 교통 및 주요 도로부 대변인은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기존 운전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시험은 ‘비시험’ 운전 환경에서 개인의 운전 행동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TAS와 WA는 이전에 테스트를 시행했지만 ‘인권 문제’ 제기를 이유로 고령의 운전자 재시험 요구사항을 폐기했다. WA 주 교통부(Transport WA)는 이 테스트에 대해 “오해나 고정관념에 기반을 두며 잠재적으로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서 고령의 운전자에 대한 ‘우려’는 경찰, 주 교통부 또는 GP에게 신고할 수 있다.
대개의 ‘고령 운전자’,
건강 상태는 ‘양호’
퀸즐랜드대학교 심리학자인 낸시 파차나(Nancy Pachana) 교수는 “(고령의) 나이가 운전 수준 저하와 동일하지는 않다”면서 “건강하고 나이 많은 운전자들이 ‘경험’의 이점을 갖고 있어 ‘가장 안전한 운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첼 박사는 각 운전면허 갱신에 대해 ‘필수 실기 테스트’를 부과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장기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수년 동안 운전이 문제가 되지 않을 매우 건강한 상태의 고령층이 많다”며 “그런 이들에게는 (실기 테스트를 시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그 이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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