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 회계연도, 글로벌 원자재 가격 강세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연방정부의 예산 흑자가 221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9월 22일(금) 지난 회계연도 최종 예산수치를 발표한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부 장관.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2022-23년도 최종 예산수치 공개... “15년 만의 일로, 올해 예산도 ‘횡재’ 이어질 듯”
연방 노동당 정부가 재정적으로 한결 여유 있는 예산운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지난 9월 22일(금), “글로벌 원자재 가격 강세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아이폰(iPhone)이 처음 소개된 이후 호주 정부는 최대 규모의 예산 흑자를 기록할 예정이며 올 회계연도에도 두 번째 횡재를 가져올 수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2022-23년 최종 예산수치는 정부가 지난해 221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임을 보여준다. 찰머스 장관은 “이 같은 재정 여유로 정부는 호주 가계에 수십억 달러의 생활비를 지원했다”면서 “우리의 책임 있는 예산 관리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이자율 및 생활비에 대한 압박도 완화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5월 연방선거 전에 조망한 재정 전망에서 2022-23년도 정부 예산 적자폭이 779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했던 것을 감안할 때 지난 회계연도 흑자는 엄청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지난 5월, 올 회계연도 예산계획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흑자를 43억 달러로 예상한 것에서도 크게 개선된 수치이다.
연방 재정부 자료는 정부 재정 개선이 글로벌 수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득세로 인한 정부 세수 증가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번 최종 예산수치에서 증가한 세수의 95%를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머스 장관은 “이 전략은 분명 시대에 맞는 것이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어려운 시기가 있음 것”임을 덧붙였다.
이어 장관은 “지난 회계연도 흑자에도 불구하고 예산 완화보다는 구조적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노동당 정부는 국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즉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더 강력하고 생산적, 탄력적 예산과 경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방정부의 마지막 예산 흑자는 지난 2007-08년, 당시 자유-국민 연립의 피터 코스텔로(Peter Costello) 재무장관 당시였다. 이후 14차례 연속 적자가 이어져 현재까지 그 폭은 총 6,127억 달러에 달한 상태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 예산 또한 139억 달러의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찰머스 장관은 지난 5월, 이번 회계연도 예산계획을 발표할 당시 철광석 가격이 톤(tonne)당 117달러에서 내년 3월에는 6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가정했다. 하지만 이번 예산수치가 발표된 이달 셋째 주, 철광석 가격은 여전히 톤당 120달러 이상 수준이다.
독립 경제학자 크리스 리차드슨(Chris Richardson)씨는 정부가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기록적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무부가 부분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원자재 가격의 붕괴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예측했으며, 이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에 의한 호주 가계의 세금 납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리차드슨씨는 이어 “정부는 예산에 대해 매우 약한 정책을 채택했다”며 “본질적으로 정부의 흑자를 지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경제의 둔화로 향후 10년 사이 지금의 순풍이 역풍으로 바뀌게 될 것이며, 이는 ‘예산 횡재 시대’가 빠르게 끝날 것임을 의미한다”는 그는 “현재까지 호주에는 이를 대처할 계획이나 시행 중인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