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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텀 4(school term 4)가 시작된 10월 10일부터 NSW 주 전역 공립 하이스쿨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일 금지된 가운데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정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교내 휴식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주 전역 400개 이상 학교 대상... 연구기관들, “금지조치의 이득 거의 없는 편” 지적

시행지침은 각 학교 교장 재량, ‘휴대전화 금지로 학생들 간의 상호 작용 개선’ 기대

 

올 세 번째 스쿨 홀리데이가 끝나고 마지막 학기(school term 4)가 시작된 10월 10일(월)부터 NSW 주 전역의 공립 하이스쿨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는 NSW 정부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 반면 호주 주요 정신건강 연구기관은 이 같은 결정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번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를 실행하는 규칙은 각 공립학교에 따라 다르며, 일부는 이미 스마트폰에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의 충격을 완화하고 또 학부모가 학교 내 자녀에게 연락할 사항에 대해서는 학교 사무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올해 3월, NSW 주 선거 캠페인 당시 이를 공약 중 하나로 발표했던 크리스 민스(Chris Minns) 당시 노동당 대표는 지난 4월, NSW 공립 하이스쿨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의무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스쿨 텀 4(term 4) 첫날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청소년들의 학업 성과가 저하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스 주 총리는 “주 전역 400개 이상 하이스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약 32만 명 이상 학생들이 이 금지 조치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이며, 유사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주(State)의 사례를 볼 때 이는 필요한 결정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우울증, 불안, 양극성 장애와 같은 기분 장애의 진단, 치료 및 예방을 위한 비영리 시설 ‘Black Dog Institute’는 이달 중 캔버라(Canberra)에서 열리는 ‘디지털 정신건강 정책 포럼’(Digital Mental Health Policy Forum)을 앞두고 교내 휴대전화 금지 조치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토론 논문을 발표했다.

동 연구소 인구 부문 연구책임자인 알리자 베르너-자이들러(Aliza Werner-Seidler) 부교수는 “교내에서의 휴대전화 금지가 학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는 아마도 정부가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더 혼합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의) 화면에 소비하는 시간과 우울증 및 불안의 임상증상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관계의 방향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10대 청소년의 전화 접속을 차단하면 온라인 지원 네트워크가 끊어지고 방과 후 직장과 빠른 커뮤니케이션 등 삶의 중요한 측면을 관리하는 능력이 제한되어 추가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국립 보건-의료연구위원회(National Health and Medical Research Council. NHMRC)의 의료연구미래기금(Medical Research Future Fund) 조사관인 브리디안 오데아(Bridianne O’Dea) 부교수는 해외 청소년의 휴대전화 금지 사례의 과학적 평가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고, 궁극적으로는 (휴대전화 금지를 통한) 이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및 노르웨이 연구를 보면, 휴대전화를 금지한 학교의 학업성취 결과에는 긍정적 영향이 없었다. 스페인의 한 연구에서는 사이버 괴롭힘(cyberbullying)이 어느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이 같은 감소와 휴대전화 금지 사이의 인과관계가 분명한 것은 아니었다.

오데아 부교수는 “우리(NHMRC)는 NSW 주의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를 장려하고 단기 및 장기 영향을 지켜볼 것”이라며 “이 결정은 주 전역에 걸쳐 정책을 도입하기 전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이상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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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아동 심리학자 마이클 카-그렉(Michael Carr-Gregg. 사진) 박사. 그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이 상호 논의를 통해 규칙이 만들어지는 경우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지지한다며 이것이 학생들로 하여금 좀 더 자기 책임감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 : michaelcarrgregg.com

   

이어 오데아 부교수는 학업에서의 산만함을 없애는 것이 학습에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런 반면 스마트폰 기술은 필요에 의해 도움을 구하는 10대 청소년들의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질문을 해야 한다”는 그녀는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기기를 안전하고 또 책임감 있고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NSW 교육부 대변인은 이번 휴대전화 금지 조치가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향상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한 교내 운동장과 교실에서 더 많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사이버 괴롭힘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미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크게 개선되었고 수업시간의 학업에 방해가 되는 요소 또한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 정부의 이번 조치와 관련, 각 학교 교장은 교내에서의 휴대전화 금지를 어떠한 방법으로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받았다. 학생들이 교육 목적이나 건강 및 복지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거나 특별한 요구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지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시드니 서부 지역에 있는 Ponds High School은 ‘off and away’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학교 등교시 정문에 있는 휴대전화 보관 가방에 전화기를 놓고 교내로 들어가야 하는 것을 뜻한다.

이 조치를 이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에게는 ‘상담교사와 대화’를 유도하며 스마트폰 기기 없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팁도 제공했다. 여기에는 ‘시간표 인쇄물’을 챙기고 휴대전화 커버에 있던 직불카드나 오팔카드, 지폐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지갑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교내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는 경우, 첫 적발에는 ‘반성 기회’(reflection session)를 주고 세 번째 적발시에는 학부모에게 경고가 통보된다.

Tuggerah Lakes Secondary College은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소지하다 적발되면 학교 내 전화기 보관함(phone safe)에 강제 보관되어 오후 2시 이후에 회수할 수 있으며, 같은 일이 발생하면 부모에게 통보되고 세 번째 위반 시에는 정학(suspension) 처분을 내린다.

지난 2018년 교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청소년-아동 심리학자 마이클 카-그렉(Michael Carr-Gregg) 박사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의 논의를 통해 규칙이 만들어지는 경우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지지한다며 각 학교가 일련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임을 밝혔었다.

카-그랙 박사는 “상부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정책은 거의 효과가 없다”며 “모든 이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면 수용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지 조치에 앞서 Rose Bay High School 학생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의사소통을 위해 다른 장치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학생이 컴퓨터를 통해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이는 휴대전화 정책 위반으로 간주되며, 압수된 휴대전화는 학부모(또는 보호자)를 통해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되어 있다.

Granville South Creative and Performing Arts High School은 스쿨 텀 3 초기에 도입한 휴대전화 금지 시행 후 첫날에만 35개의 기기를 압수한 바 있다.

이 학교 주마나 유세프(Joumana Youssef) 교장은 점심시간, 학생들의 목소리로 더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며, 수입중 주의가 산만해지는 일도 줄었고, 전화사용 금지로 교내에서의 행동 사고를 관리하는 것 또한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이전에는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학생들은 곧바로 부모에게 전화를 했고, 사소한 사건에도 학생들은 먼저 나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자 했으며, 학부모가 곧바로 학교에 나타나곤 했다.

유세프 교장은 “휴대전화가 더 이상 이 같은 모습의 일부가 아닐 때 우리는 모든 일을 파악하고 즉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며 “이는 또한 인생에서 대화가 필요하고 중재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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