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개월 사이 호주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저명 경제학자인 웨스트팩(Westpac) 은행 루시 엘리스(Luci Ellis. 사진) 연구원은 “이(생산성 저하)는 ‘통계적 잡음’(statistical noise)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 : Weatpac
근무시간당 GDP 3.6% 하락... 한 경제학자, “국민 계정의 잘못된 측정일 뿐” 주장
호주의 생산성 둔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근래 나오는 각 지표는 호주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직접적 증거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의 우려는 단지 ‘통계적 잡음’(statistical noise. 데이터 샘플 내에서 설명할 수 없는 변동성)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RBA의 고위 관리였던 한 경제학자는 생산성 저하에 대해 “단지 호주 근로자들이 게으르고 비생산적이 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몇 달 전까지 RBA에서 일했던 웨스트팩은행(Westpac)의 루시 엘리스(Luci Ellis) 선임 경제연구원은 생산성 저하에 대한 RBA의 우려와 이것이 임금인상에 미치는 영향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달 마지막 주, RBA는 생산성 향상 없이 계속되는 임금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ABS)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호주 생산성은 기록상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국가 계정을 보면, 지난 12개월 동안 근로자들의 근무시간당 GDP는 3.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엘리스 연구원은 해외에서의 인구유입 증가, 일자리간 대규모 이동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명백한 생산성 붕괴 중 일부는 국가 계정의 잘못된 측정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전염병 대유행의 여파, 이로 인한 호주인의 일자리 유형 영향이 생산성 둔화의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다시 말해 호주 근로자 개개인의 생산성은 하락하지 않았으며 단지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저임금 직종이 생겨났고, 이 일자리들은 시간당 GDP를 더 적게 차지한다”면서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수평이동의 효과(level shift effect)이며 이것이 생산성 증가에 계속하여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RBA는 지난해 5월 이후 현재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4.35%로 높였다. 금융시장은 RBA가 2024년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13년 만에 최고 수준인 4.6%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하락 조짐이 실제 조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으며, 소비자 지출을 가로막는 것은 연방정부의 개인소득세 증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의 한 쇼핑구역. 사진 :Nine Network 방송 화면 캡쳐
엘리스 연구원은 “생산성 향상 없이 임금만 상승하는 것은 RBA가 금리인상을 고려할 충분한 이유가 되겠지만 단지 ‘통계적 잡음’에 반응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직면해 RBA가 움직일 여지가 얼마나 적은지를 고려하면 그 우려를 이해할 수 있지만 호주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하락했다고 사전에 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RBA는 조만간 발표될 월별 소비자 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를 통해 국가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한 또 하나의 자료를 얻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지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분기별 CPI와 약간 다르게 측정되는 월별 인플레이션율이 9월 5.6%에서 10월에는 5.2%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컨설팅 회사 Capital Economics의 마르셀 틸리언트(Marcel Thieliant)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RBA가 다시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조짐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 조사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은행(RBA)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중앙은행의 다음 조치는 금리 인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호주인들의 소비 능력을 저해하는 것은 연방정부의 세금징수 증가이다. 지난 11월 24일(금) 발표된 재무부 수치를 보면 10월 말까지 연방정부 예산 적자는 예상보다 91억 달러 적었다. 이는 주로 개인소득세 급증으로 인한 것이었다.
지난 5월,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2022-23년 221억 달러의 흑자를 낸 뒤 2023-24년도에는 139억 달러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10월 말까지 정부는 예상보다 81억 달러 더 많은 개인소득세를 징수했다. 또한 법인세로 17억 달러를 추가했다. 반면 정부 지출은 예상보다 8억 달러가 적었다.
한편 연방정부의 예산 중간 업데이트는 이달 초 공개될 예정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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