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부과정 입학 지원 처리기관인 ‘University Admissions Centre’(UAC)를 통한 12학년 학생 지원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등교육 수요 감소는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지난해 시드니대학교가 마련한 학교 정보의 날(Info Day) 풍경. 사진 : University of Sydney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 높은 학비-생활비 부담-강한 고용시장 영항인 듯
각 대학 학부과정 입학 지원 처리기관인 ‘University Admissions Centre’(UAC)를 통한 12학년 학생 지원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 감소는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대학지원 감소는 하이스쿨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대학 학업을 연기하거나 근래의 생활비 압박으로 취업을 선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며, 이에 따라 일부 학위 과정의 경우 입학을 가르는 ATAR(Australian Tertiary Admissions Rank) 컷오프(cut-offs)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SC(Higher School Certificate)를 치르는 학생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 지난달(11월) 현재 UAC를 통한 대학 지원은 지난해에 비해 2% 감소했다. UAC의 조기 신청건수는 약 10%가 줄었다.
UAC의 마케팅 총괄 책임자 킴 페이노(Kim Paino)씨는 높은 생활비, 강한 고용시장, 대학 학위를 위한 비용 증가 등 모든 것이 고등교육 수요 둔화에 기여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페이노씨는 “HECS(승인된 교육기관 등록 학생에게 정부가 제공하는 학비 대출)은 오랫동안 교육 시스템의 주요 특징이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이를 상환해야 할 비용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며 “특히 인문학을 전공하는 경우 수업 기여도의 실제 비율은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녀에 따르면 예술, 상업, 법률을 포함한 일부 학위 비용은 4만5,000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 대학을 마친 학생이 HECS 대출금 상환을 미룰 경우 총 부채는 지수(indexation)에 따라 더 늘어나게 된다. 2023년, 이의 지수 비율은 7.1%였다.
12학년의 UAC 조기신청 건수는 최소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 조기마감 지원자는 3만8,836명이었다. 이는 최고치를 보였던 2015년 4만3,303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일부 대학은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는 직접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이런 추세는 대학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일치한다. 최근 호주 통계청(ABS) 자료에 따르면 학사 학위를 공부하는 이들의 수는 지난 201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St Andrew’s Cathedral School을 졸업한 제이콥 레아(Jacob Lea) 군은 대학에 지원하는 대신 연기 경력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하이스쿨 내내 열심히 공부했고 HSC ‘English Standard’ 과목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학생 중 하나였지만 대학 학위를 위해 소요되는 많은 비용이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주변의 친구들 중에서도 이제 (취업이 용이한) TAFE나 무역 부분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대학 학위는 사실 형식적이고 비용이 너무 높다”며 “원하는 직업을 얻는 다른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페이노씨는 대학지원 감소가 ATAR 컷오프를 낮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요가 항상 공급을 능가하기에 경쟁력 있는 코스는 아마 매우 높은 ATAR 점수를 보일 것이지만 일부 학과의 경우 대학이 원하는 등록학생 정원을 채우기 위해 이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국립대학교(ANU) 고등교육 전문가 앤드류 노턴(Andrew Norton) 교수는 UAC 지원 감소가 주로 제안을 받지 못한 학생들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ATAR 75점 이상을 획득하는 전통적 대학 그룹에 속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노턴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도) 일자리를 찾기 쉽다는 이유로 고등교육을 포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중요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울릉공대학교(University of Wollongong) 패트리샤 데이빗슨(Patricia Davidson) 부총장은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파트타임 학업을 선택하거나 학업을 연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총장은 사이버 보안, 컴퓨터공학, 교육, 보건, 과학,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등 취업이 용이한 학과의 경우에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12일(화) 발표된 UAC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순위 선호도가 증가한 NSW 소재 대학은 시드니대학교, NSW대학교, 시드니 공과대학(UTS)뿐이었다.
시드니대학교 대변인은 “우리 대학의 경우 비즈니스, 엔지니어링, 보건과학, 음악예술 분야의 특별한 인기로 1순위 선호도가 7% 증가했다”고 말했다.
■ 연도별 UAC 지원자
2011–12년 : 40,535명
2012-13년 : 40,895명
2013–14년 : 40,264명
2014-15년 : 42.428명
2015–16년 : 43.303명
2016-17년 : 42,339명
2017–18년 : 40,989명
2018-19년 : 38,964명
2019–20년 : 39,132명
2020-21년 : 41,287명
2021–22년 : 40,154명
2022-23년 : 39,293명
2023–24년* : 38,836명
*조기 마감 지원자
Source: UA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