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시드니 지역 경매 낙찰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점차 구매자 주도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지난달(11월) 시드니 경매 물량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낙찰률은 63.7%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지난달 낙찰률, 19개월 만에 최저 수준... 침체 징후로 일부 교외지역 ‘구매자 우위’
지난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던 주택가격이 올해 다시 반등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지만, 점차 개선의 조짐도 보인다는 진단이다.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으로 담보대출(mortgage) 비용이 한 세대 만에 가장 빠르게 치솟았음에도 불구, 올해 시드니 주택가격은 1980년대 기록된 이래 가장 높은 성장 속도를 보였다. 이는 예비 구매자가 30여 년 만에 최악의 주택구입 경제성 문제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드니 주택시장이 보다 균형 잡힌 상황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으며,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침체의 초기 징후로 인해 일부 교외지역에서는 ‘구매자 위주’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지난달(11월) 시드니 경매 물량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낙찰률은 63.7%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경매에서 거래 성사를 보여주는 낙찰률은 매매예정 주택의 실제 판매 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60%의 결과는 ‘균형 잡힌 부동산 시장’임을 나타낸다. 즉 이 비율이 높으면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낙찰률이 낮아지면 가격 또한 하락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달, 70%에 약간 못 미치는 낙찰률을 보인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 지역처럼 일부는 견고한 시장 상황을 보이지만 다수 교외지역에서는 이미 둔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광역시드니 남서부 외곽(outer south-west), 서덜랜드(Sutherland), 버클힐(Baulkham Hills), 혹스베리(Hawkesbury),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 서부 외곽(Outer West),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은 경매 낙찰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부동산 시장분석회사 SQM Research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의 낮은 낙찰 비율은 시드니의 전체 매물 재고가 0.3% 증가했고, 부실매물은 4.5%나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SQM Research의 루이스 크리스토퍼(Louis Christopher) 대표는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늘어나고 구매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판매경쟁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아진 이자율은 근래 주택을 구입한 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했으며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집 마련을 시도하는 이들을 단념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은 점차 구매자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크리스토퍼 대표는 “내년도 시드니와 멜번 시장은 주택가격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코어로직’(CoreLogic)의 11월 주택가격 인덱스를 보면 시드니 주택가격 성장 속도는 10월의 0.7%에서 지난달에는 0.3%로 둔화됐다. 이 회사의 엘리자 오웬(Eliza Owen) 선임연구원도 “시드니 주택가격 둔화와 거래량 감소가 예비 구매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며 “시드니 전역의 가격성장 속도가 매월 둔화되었다는 점에서 구매자 선호도는 다소 개선됐다”고 말했다.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늘어나고 높은 이자율이 부동산 시장에 보다 넓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내년도 시드니 주택시장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그녀는 이어 지난달의 경우 시장에 출시된 주택이 매매되기까지 평균 30일이 소요됐음을 언급했다. 지난 9월의 경우 평균 매매기간은 28일이었다. 오웬 연구원은 “주택시장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은 구매자 선호도의 미미한 변화이지만 경기 둔화의 시작점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중개회사 OH Property의 헤니 스티어(Henny Stier) 구매 에이전트는 지난해 5월 이후 13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구매자 여건이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교외지역은 가격 하락을 보이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은 완화되었는데, 높아진 이자율이, 모기지를 상환해야 하는 주택 소유자는 물론 예비 구매자들에게고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압박 속에서 이미 주택을 구매했던 이들도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 부담을 느낀 이들이 원하는 매매가를 포기하면서 매도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 광역시드니 지역별 11월 경매 낙찰률
(Region : 낙찰률)
Eastern Suburbs : 69.5%
Blacktown : 69.0%
South West : 66.9%
Inner South West : 66.2%
Northern Beaches : 66.0%
Ryde : 65.3%
City And Inner South : 65.0%
Inner West : 64.3%
North Sydney And Hornsby : 63.1%
Parramatta : 60.5%
Outer South West : 58.3%
Sutherland : 55.7%
Baulkham Hills And Hawkesbury : 53.0%
Central Coast : 46.3%
Outer West And Blue Mountains : 42.9%
Source: Domain
■ 월별 경매 낙찰률
(광역시드니, 2022년-2023년)
2022년
2월 : 66.8%
3월 : 62.9%
4월 : 58.7%
5월 : 53.2%
6월 : 50.0%
7월 : 49.3%
8월 : 52.7%
9월 : 55.8%
10월 : 57.9%
11월 : 57.2%
12월 : 52.9%
2023년
2월 : 65.8%
3월 : 65.6%
4월 : 66.2%
5월 : 71.3%
6월 : 81.2%
7월 : 68.0%
8월 : 68.4%
9월 : 67.3%
10월 : 64.3%
11월 : 63.7%
Source : Domain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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