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까지 지난 12개월 연속, 주택가격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에도 호주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는 현재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때문이다. 사진은 매매를 알리는 시드니의 주택.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2024년 호주 부동산 시장, 호황 지속될 듯... 일부 전문가들, 올해 6% 성장 예상
부동산 시장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에도 가격 성장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NZ 은행 수석 경제학자 애들레이드 팀브렐(Adelaide Timbrell) 연구원은 “올해 각 수도권에서 주택가격이 약 6%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이는 브리즈번(Brisbane), 애들레이드(Adelaide), 퍼스(Perth)에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통계청(ABS)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들의 금융 수요는 여전히 건실한 상황이다. ABS 재무 통계 책임자 미시 탄(Mish Tan) 국장은 “지난 12월 투자자 및 소유자의 대출 가치가 하락한 반면, 연간 성장률은 투자자 대출 20.4%, 소유자 대출은 7.4%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시장 호황이 지속될 배경으로 팀브렐 연구원은 주택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현재 임대 공실률이 매우 낮고 지난해의 신규 건축승인 또한 매우 저조했다”며 “이는 주택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은 반면 판매 또는 임대용 주택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로 인해 임차인이나 잠재 구매자는 높아진 가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코어로직’(CoreLogic) 조사분석 책임자인 팀 로리스(Tim Lawless) 선임연구원은 “올해 1월에만 주택가격은 전국적으로 0.4% 상승했으며, 이 수치는 시장 성장이 주춤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부동산 시장으로의 막대한 자금 흐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0.4%의 가격 오름 폭은, 주택 소유자들이 한 달 사이 집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약 3,000달러의 수익을 올렸음을 의미한다.
최근의 ABS 데이터에는 주택을 구입하는 투자자 비율이 증가하는 등 주목할 만한 추세도 있다. ABS의 탄 국장에 따르면 투자자 대출 비율은 2019년 12월 27.3%에서 2023년 12월 35.5%로 증가했다. 또한 2023년 12월,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이 중단되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이들의 대출 비율도 상당히 늘어났다.
ABS는 이 데이터에서 “2023년 12월 첫 주택구입자 대출 건수는 8.4% 감소했지만 1년 전 같은 시기에 비해 12.9% 증가했다”고 밝혔다.
ANZ 은행 수석 경제학자 애들레이드 팀브렐(Adelaide Timbrell. 사진) 연구원. 첫 주택구입자의 활발한 구매 활동 배경에는 부모의 지원(bank of mum and dad)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 ANZ
이런 가운데 로리스 연구원은 “첫 주택구입자 수요는 재정적 여유를 가진 부모의 지원(bank of mum and dad)에 의해 뒷받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ABS에서 정식으로 집계한 것이 아니기에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간 부동산 시장 흐름을 볼 때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한 후원자(가족)가 있고, 그들이 부동산 시장 진입을 기꺼이 도와주는 상황이라면 누구든 그 기회(bank of mum and dad)를 활용하고자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부모의 지원 없이 첫 주택구입자들이 담보대출 보증금을 마련하기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에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ANZ의 팀브렐 연구원 또한 모기지 보증금 확보가 어렵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는 “지난 15년 사이 주택가격은 가계 소득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즉 평균 대출 규모가 높아지고 이를 위한 보증금 액수 또한 많아진 반면 소득에서 저축을 할 수 있는 비율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팀브렐 연구원은 “이처럼 부동산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어려움이 많기에 10~20년 전에 비해 ‘내집’을 소유한 35세 미만 인구가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다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임금상승률이 회복되는 상황이며 인플레이션 수치 하락에 실업률이 낮게 유지될 것을 전망케 하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