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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실업률이 지난 2년여 사이, 수십 년 만에 3.4%라는 최저 수준에서 올해 1월 4.1%로 높아졌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1월’의 계절적 특성 때문이라 분석하기도 하지만 올해 실업률 수치는 점차 높아져 4.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한 카페에서 일하는 파트타임 근로자. 사진 : Nine Network 방송 화면 캡쳐

 

통계청 월간 데이터... 500개 일자리 생성에 그쳐, 불완전 고용률도 6.6%로

 

지난 2년여 3%대의 낮은 실업률을 보여 오던 호주 노동시장이 점차 위축되는 양상이다. 통계청(ABS)이 이달 셋째 주 내놓은 월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1월) 일자리 생성은 약 500개에 그쳐 실업률은 4.1%까지 상승했다.

ABS 노동통계 책임자 비요른 자비스(jorn Jarvis) 국장은 “실업률이 4%를 넘은 것은 2022년 1월 이후 2년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실업자로 간주되는 이들은 올 1월 2만2,000명 증가했고, 노동시간은 2.5% 감소해 2023년 중반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전반적인 근무시간 둔화 양상을 이어갔다. 불완전 고용률도 6.6%로 0.1%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노동 수치는 약세를 보였다.

 

“노동시장, 냉각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달 실업률 수치에 대해 “중앙은행(RBA)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노동사징이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도 실업률 상승에 대해 “RBA의 금리 인상, 높은 인플레이션,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inevitable consequence)”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ABS의 노동 데이터가 발표된 지난 2월 15일(목), “우리는 구인광고 양상을 통해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노동시장이 약화되는 것을 보았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하고 회복력이 있는 기반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찰머스 장관은 “호주 가계들이 겪는 (재정적) 부담,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압력, 그리고 실질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둔화 양상이 지금 우리(호주)가 보고 있는 실업률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의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국내경제 책임 연구원은 “실업률이 지난 5개월 동안 ‘상당히 빠르게’(quite sharply) 상승했다”며 “RBA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에어드 연구원은 실업률 통계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보낸 정기 경제 분석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 실업률이 3.6%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5개월 만에 0.5%포인트가 높아진 것은 ‘심각하고 다소 우려스러운’(significant and somewhat concerning) 것”이라며 “최근 실업률 증가 속도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된다면 정책 입안자들을 걱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업률이 4.5%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RBA의 금리인하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달 실업률 데이터는 RBA가 올해 9월 (기준금리) 완화 사이클을 시작할 것이라는 우리(CBA)의 기본 전망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자비스 국장은 실업률 조사가 실시될 당시 많은 호주인들이 휴가 중이었기에 1월 수치에는 몇 가지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하면서 “1월 수치에서 볼 수 있는 실업률 약화 중 일부에 대한 잠재적 상쇄는 예전보다 1월 말, 새 일자리를 시작하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이 더 많은 포스트 COVID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자가 늘어났지만 앞으로 4주 이내 새로이 일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업 상태의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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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사이 실업률 수치를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이에 대해 CBA의 에어드 연구원은 “이것이, 2월 실업률이 다소 하락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현재 고용에서 볼 수 있는 약점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실업률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매월 3만3,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현재 수준은 그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며 “실업률은 확실히 상승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RBA, 인내심 가질 것...

 

이런 가운데 시티은행(Citibank)의 조시 윌리엄스(Josh Williamson)와 파라즈 시에드(Faraz Syed) 경제연구원은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2월 고용은 ‘확고하게 반등’(solid bounce back)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음달 공개될 2월 수치는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4.1%에서 약 3.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업률은 올해 말 RBA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에 맞춰 4.3%까지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RBA는 12월과 1월 노동시장 조사의 특이한 방식을 인식하고 노동시장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느슨해진다고 판단하기 전, 시장 건전성에 대한 보다 명확한 수치를 선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시티은행 경제학자들은 올 1월, 정규직 고용이 1만1,000명 증가한 반면 파트타임 일자리는 1만 명 이상 감소했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미 있는 방식으로 완화되는 노동시장은 정규직 고용을 1만1,000명 증가시킬 가능성이 낮지만 이것이 지난달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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