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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방정부가 내놓은 새 이민전략 중 하나로 국제학생들에 대한 보다 엄격한 비자발금 조치가 발표된 이후 호주 각 고등교육 기관 입학을 위해 신청한 학생비자 발급이 기록적인 수로 거부되거나 발급 절차가 지연되는 데 대해 대학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사진 : Unsplash / Brett Jordan

 

‘정치적 수사 표적’ 우려... ‘Group of Eight’ 대학들도 더딘 학생비자 처리에 불만

 

“...만약 광업 부문이 3차 교육기관과 비슷한 타격을 입게 된다면 엄청난 항의가 있을 것이다...”

연방정부가 이민자 감축의 일환으로 국제학생 비자 승인을 강화하면서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호주의 한 유명대학 핵심 임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놓은 글이 대학들로부터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국제학생 입학을 담당하는 브렌던 러트위슈(Brendon Lutwyche) 부국장은 자칭 ‘정치적 소셜미디어 성명’이라 밝힌 글에서 유학생 비자승인 강화를 호주의 광업 부문 수출 규제에 비유하며 연방정부가 비자 승인을 극적으로 삭감하는 과정을 ‘은밀한 이민자 수용 제한’(imposing a migration cap by stealth)으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유학생들이 정치적 수사(political rhetoric. 공식적인 공개 토론과 일상적인 정치적 논쟁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구성하는 데 사용되는 전략적 발언으로, 이 용어 자체는 종종 까다롭거나 부정적 측면에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의 표적이 될 수 있음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러트위슈 부국장의 이 같은 의견은 사실상 호주 8개 주요 대학 연합인 ‘Group of Eight’이 정부의 이민제한 문제에 개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연방정부는 호주로 유입되는 순이주를 줄이고 고등교육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직업훈련 부문 및 관련 사립 교육기관 입학을 신청하는 국제학생에 대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학생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정부가 내놓은 이민전략에 대해 호주 주요 대학들은 지지를 표명했지만 이제는 내부무의 학생비자 접근방식이 “교육계 전반에 혼란을 야기시킨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러트위슈 부국장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순수하게 학업을 위해 호주로 오는 국제학생들이 대학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수 있는 학생비자를 제때 승인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근 Linkedin 게시물에서 러트위슈 부국장은 “아니면 일부 논평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은밀하게 이민 수용을 제한하는 것인가? 오직 정부만이 답할 수 있는데, 하지만 (만약) 정부가 글래드스톤 항구(Gladstone port. QLD 주 최대 항구)에 정박해 있는 철광석 운반선 3척에 대해 출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Rio Tinto 사(전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철광석 회사)에 통보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상상할 수 있을까? (Rio Tinto 사는) 엄청난 (그리고 정당한) 항의를 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현재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우리 부문(교육계)과 그 이상 모든 수준에서 더 많은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선거 국면을 앞두고 있는데, 유학생을 문제로 삼는 정치적 수사와 사회 논평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트위슈 부국장의 발언 이후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국제학생처 팀 필드(Tim Field) 처장도 동 학교 입학을 신청한 유학생들이 비자처리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썼다.

필드 처장은 이 글에서 “(정부의) ‘시스템’은 의심스러운 유학 대행업체를 단속하고 ‘고등교육에서의 착취와 부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수사(rhetoric)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미래 학업을 위해 호주를 선택한 순수한 의도의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혼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매콰리대학교(Macquarie University) 국제학생처 데이빗 해리슨(David Harrison) 처장 또한 “순수 의도의 유학생의 미래에 부당한 결점(black mark)으로 고통을 줄 것”이라는 말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으며, 찰스 스터트대학교(Charles Sturt University) 유학생 입학 모집 책임자 마이크 퍼거슨(Mike Ferguson) 국장도 정부의 세련되지 못한 비자 정책에 불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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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에 따라 호주에서 학업을 이어가려는 국제학생들은 보다 엄격한 영어능력, 재정 상황, 이전에 학생이었음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한다. 사진은 호주의 한 대학 캠퍼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지난해 9월까지 1년 사이 호주로 입국한 이민자는 51만이 넘는 기록적 수치였다. 정부는 2025년 7월까지 순해외 이주를 25만 명 수준까지 줄이기 위한 계획으로 유학생 입국을 제한함에 따라 학생비자 신청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거부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6개월 동안 학생비자 승인은 신청자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Group of Eight’의 비키 톰슨(Vicki Thomson) 최고경영자는 상위권 대학들도 (정부의) 학생비자 처리 지연에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전하면서 “정부에 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해결책을 찾고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 내무부 클레어 오닐(Clare O’Neil) 장관은 이달 셋째 주, 해외 이민자의 호주 유입을 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정부 목표를 분명히 하며 “학생비자 신청에 적절한 ‘정직성’을 적용하는 것은 이(정부 목표)를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관이 언급한 ‘정직성 문제’는 유학생 비자를 받아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면서) 저임금으로 일하려는(오닐 장관은 이를 ‘using education as a back door for low-paid work’라고 표현했다) 의도를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국제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예비 유학생의 영어능력 평가 및 재정적 요구 사항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거짓 서류를 제출해 학생비자를 받아내려는 유학 대행업체에 대해서도 약 100만 달러의 벌금을 포함하는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정부의 새 이민전략이 발표되었을 당시, ‘(순이민을 감축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정부가 국제학생 수를 제한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닐 장관은 이를 배제하지 않았었다. 장관은 “우리가 여기(새 이민전략)에 세운 조치들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정부)는 이 문제를 적시에 파악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학업 실적이 좋은 대학들에게는 국제학생 비자 승인에 우선순위를 주고, 문제가 있는 학교는 가장 낮은 순위를 두라’는 내무부 장관의 서면 지시(‘Ministerial Direction 107’)이다. 즉 ‘정부의 학생비자 승인에 있어 유학생 실적이 좋은 교육기관 입학 신청자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으로, 그 동안 비자발급 거부 비율이 높았거나 비자조건 위반 사례가 많았던 교육기관 입학 신청자는 비자심사에서 낮은 우선순위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기관은 비자승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드니 기반의 국제교육 대행사 ‘Global Reach’의 라비 싱(Ravi Singh) 대표는 “대학과 같은 비정치 기관이 이처럼 명확하게 정부에 반대하는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면서 “국제학생들은 호주의 엄격한 학생비자 시스템 때문에 학업 목적지로서의 호주를 외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들(학생비자를 신청한 국제학생)은 이제 수수료만 잃는 게 아니라 그들 인생의 1년을 허비하게 된 상황”이라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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