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기를 비롯해 업무에 필수적인 장비들의 도난, 분실이 상당한 수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입수한 2013년 이후의 경찰 장비 분실 또는 도난 물품 및 건수.
경찰의 분실물 리스트 물품들, 범죄세계에서 나돌아
최근 시드니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총기와 30여발의 탄약이 든 가방을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에 그대로 놓고 나온 후 도난당한 가방은 찾지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일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그러나 시드니 남부 마스코트(Mascot)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NSW 주 경찰들에게서 빈번히 일어나는 수십 건의 총기, 경찰봉, 수갑, 무전기, 음주측정기 등 갖가지 분실 관련 사건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한 경찰관이 이사 도중 분실한 경찰봉에서부터 퇴직시 사라진 수갑 세트 등 지금까지 정보공개법에 의해 입수된 경찰의 분실품 리스트 상에는 현재 범죄세계에서 나돌고 다니고 있는 다수의 경찰 장비들이 수도 없이 명시되어 있다.
2013년 이후 총기 분실은 단 1건에 그쳤으나 29건의 경찰봉 분실, 24건의 수갑, 27건의 음주측정기, 그리고 16건의 무전기 분실 사고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심각했던 사건은 2013년 4월에 있었던 연쇄 절도범 벤자민 존 오리취(Benjamin Joh Aurisch)가 마스코트의 맥도널드 안에서 글록 권총(Glock pistol)과 2권의 잡지, 약 30여발의 탄약이 들어있던 회색 백팩을 낚아채 갔던 일이다.
이날 선임 경찰관 마크 엘림스(Mark Ellims) 씨는 퇴근 후 자신의 가방을 발 옆에 둔 채로 다른 6명의 평상복 차림 경찰관들과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의 가방 안에는 권총, 탄약, 경찰봉, 경찰 뱃지, 신분증, 장갑, 도시락, 소설책, 성경, 열쇠 등이 들어 있었다.
이들이 자리를 뜬 뒤 1시간 반쯤 후, 자신이 가방을 두고 나왔음을 깨달은 엘림스씨는 허겁지겁 식당으로 돌아가지만, CCTV를 통해 이미 오리취가 가방을 발견하고 뒤진 후 곧 가방을 들고 사라지는 모습만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몇 시간 후 오리취는 체포되었으나, 이미 총과 삼단봉은 친구인 콜(Col)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가 가방을 버렸다는 한 폐가의 쓰레기통을 뒤졌으나 경찰 장비는 찾지 못했고, 총기를 팔았다는 마스코트의 한 창고에서도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리취는 최소 12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았으며, 해당 경찰관은 지침 위반으로 ‘내부 징계 조치’에 직면했으나 이후 마약 단속 특별 수사대 활동으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2013년 이후 테이저(Taser) 총기 분실 사고는 접수 되지 않았지만, 수색이나 범인 체포 과정에서 여러 개의 삼단봉과 수갑들이 분실되기도 했다.
경찰 무기고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7개의 삼단봉과 7세트의 수갑이 경찰관의 장기 병가 혹은 은퇴시기에 사라졌다.
2개의 삼단봉은 경찰관 이사 과정에서 사라졌고, 경찰관 개인 차량에서 수갑들이 도난당했으며 다수의 다른 경찰서 내 분실 사건들은 단순 분실 사고로 처리됐다.
올해 들어서도 애쉬필드(Ashfield)와 서리힐(Surry Hills) 고속도로 순찰대가 2개의 음주운전 측정기를 분실했으며 레드펀(Redfern), 로즈베이(Rose Bay), 이스턴 비치(Eastern Beach) 지역, 뉴카슬(Newcastle)을 비롯해 많은 교외 지역에서 무전기 분실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관리감독 업무를 관장하는 ‘Professional Standards Command’(PSC)의 그렉 롤프(Greg Rolph) 치안감은 “경찰은 자신의 장비 사용 및 보관에 대한 엄격한 지침들을 가지고 있으며 분실사고 발생시 즉시 보고해야 한다”며 “분실 사건에 대해 취해지는 조치는 각 사건의 심각성에 비례하고 경영상의 조치로부터 PSC에 의한 공식적인 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