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린 블랑크필드(Madeleine Blanchfield)씨의 건축 디자인은 2층 구조로 아래층에 거실을 마련하고 창문을 화단과 곧바로 이어지게 하여 ‘집’이라는 친근감을 강조했다.
28만 달러의 저렴한 건축비, 빼어난 외관, 용이한 관리 3박자 갖춰
최근의 주택가격과 비교해 70% 이상 저렴한 건축비에 빼어난 외관, 게다가 용이한 유지성까지 갖춰 보는 이들의 거주 욕구를 자극하는 주택은 과연 어떠할까?
지난 주 금요일(2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은 호주 굴지의 부동산 개발회사 ‘머백’(Mirvac) 사와 주택관련 전문지 ‘Australian House & Garden’ 지가 공동 주관한 ‘My Ideal House’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마들린 블랑크필드(Madeleine Blanchfield) 씨의 주택을 소개, 눈길을 끌었다.
건축가 블랭크필드씨는 “주택 창조 작업을 위해서는 좋은 디자인 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예로 “굳이 엄청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번 공모에서 수상한 주택은 건축비는 고작 28만 달러에 불가하지만 그는 이의 열 배에 달하는 건축 일에 자신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건축 실무자이다.
그녀는 “매우 단순하지만 모듈화되고 융통성있는 디자인을 생각해 냈으며, 이 모듈들을 다양한 장소와 그 쓰임에 맞게 적용하여 접목시킬수 있었다”고 자신의 건축 디자인에 대한 기획을 밝혔다.
블랑크필드씨는 이어 “이번 수상작은 팜비치(Palm Beach)의 고급 주택에서 볼 수 있는 천장 높이, 고급 마감재, 외부 공간의 최대한 활용과 같은 기본 원리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블랑크필드씨의 주택은 조만간 도면 속에서 나와 ‘머백’ 사의 시공으로 시드니 남서부 캠든(Camden) 지역에서 건축될 전망이며, 머백사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의 수익금 전액은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블랑크필드씨의 설계안대로 주택을 건설할 경우 토지 비용은 대략 36만5천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 80여개 이상의 건축 디자인이 출품된 이번 공모전은 주택관련 전문지인 ‘Australian House & Garden’ 지 리사 그린(Lisa Green) 편집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린 편집장은 프로젝트형 주택 건설업에 종사했던 부친 덕에 ‘Pettit+Sevitt’ 사가 건설한 수많은 프로젝트형 주택에서 유년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대부분 1962~1977년 사이에 건설된 시드니 노스 쇼어(North Shore) 지역의 이 주택들은 이제 시드니 건축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물들이다.
그린 씨는 이번 공모전 개최에 대해 “빅토리아(Victoria) 주의 역사적 건물들 뿐 아니라 시드니의 이 프로젝트형 주택 건축물들 역시 이제는 풍요로운 호주 문화유산의 일부가 되었다”면서 “때문에 지금이 주택건설 전반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떤 종류의 주택이 각광받게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좋은 주택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재점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했으며, 다행히 ‘머백’ 사가 이런 아이디어를 적극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이번에 출품된 모든 건축 디자인을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면서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재능이 있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좋은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 또한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린 편집장은 이어 “주택 건설 부문에 많은 영향을 미칠 완벽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건축가 블랑크필드씨의 디자인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다 담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녀는 “블랑크필드씨의 디자인은 수동적인 디자인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인공적인 냉난방 필요성을 절감시키고 작은 규모임에도 정원과 오락 공간을 위한 충분한 여지를 주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할 가족의 수요에 따라 변경 가능한 공간 등 매우 큰 융통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이 디자인은 거리 친화적인 2층짜리 프론티지를 가지고 있으며 위층에는 침실이, 거실은 야외 공간으로 이어지는 아래층에 자리한다.
공간 목적에 따라 네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모듈 형식의 디자인을 통해 거실에서는 북향 햇살을 즐길 수 있고, 이웃간의 조망권 침해 없이 사생활이 유지된다. 또한 창문에서 바로 화단을 연결, 집이라는 공간 내의 유대감을 높여 놓았다.
‘머백’ 사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 다이아나 사카스모(Diana Sarcasmo)씨는 “미래 고객들 역시 이 이상적인 주택 디자인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이 주택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자부할 수 있다”면서 “이 주택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가족 가치를 반영하고 있으며, 가장 훌륭한 점은 다양한 공간과 목적에 맞추어 변형 가능한 모듈 형식의 디자인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BKH’ 사에서 근무하다 패딩턴(Paddington)에 자신의 건축설계사무소를 열고 활발히 활동 중인 건축가 블랑크필드씨는 이번 대상 수상으로 2만5천 달러의 상금도 함께 거머쥐었다.
그녀는 최근 뇌막염(meningitis) 발작으로 죽음과 같은 고통을 느끼며 힘들어하던 마지막 순간에 평방미터당 $900~$1100 예산으로 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건축설계안으로 이번 공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무실에는 이미 많은 일들이 밀려 있었고 시간도 없었지만 제 책상에 놓여있던 참가신청서를 보며 이제 지역사회를 위한 무언가 긍정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블랑크필드씨는 “언제나 ‘집짓기’에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래왔으며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일이면서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일을 통해 그런 긍정적인 일에 헌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한 “유명 건축회사인 ‘머백’ 사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기쁘다”는 말도 덧붙였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