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좋은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로 인해 이들 학교 인근의 주택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두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는 질리언 쿡(Jillian Cook)씨. 그녀는 막내딸 사만타(Samantha)를 공립에 보내기로 하고 지난해 벨뷰힐(Bellevue Hill)로 이주했다.
평판 좋은 학교 인근 주택가격, 수요 높고 가격도 상승
초등학교 입학연령의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드니 지역 공립학교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본지 1188호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교실 수 부족이 주택시장 붐을 조장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교실 수 부족은 거주 인구가 크게 늘어난 이너 시티(inner-city) 지역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 토요일(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이래 시드니 지역 초등학교 입학 등록자는 6.4%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NSW 교육부는 특히 교실 수가 부족한 이너 시티 지역에 우선 6천만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심 지역 부동산 판매 회사들은 도심 인근 지역 주택을 구입하려는 학부모들로부터 매물주택 문의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회사인 ‘Curtis Associates buyers agent’ 사의 크리스 커티스(Chris Curtis) 판매 에이전트는 이 같은 실정에서 학군은 “젊은 커플이나 대가족 모두에게 있어 거주할 주택을 결정하는 우선적 고려사항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이것이 주택을 구입할 때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특히 지역 경제가 변경되고 또 사립학교의 재정적 부담이 늘어나면서 좋은 공립학교 인근 지역을 찾는 경향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만약 주 정부가 입학 아동 확대에 맞추어 공립학교 수를 늘려 갈수록 해당 지역 주택가격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시드니 도심 지역 초등학교 입학 등록자는 49만4,102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2년 46만4,343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로 일하면서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던 질리안 쿡(Jillian Cook)씨는 막내 아이는 공립학교에 입학시키기로 마음 먹고 마로브라(Maroubra)에서 벨뷰힐 초등학교(Bellevue Hill Public School) 인근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그녀는 3자녀 중 막내 사만타(Samantha. 4)를 이 학교에 입학시키겠다고 등록했다. 사만타의 언니들인 제시카(Jessica. 13)와 샬롯(Charlotte. 10)은 엣지클리프(Edgecliff)에 있는 애스컴 스쿨(Ascham School)에 다니고 있다.
쿡씨는 “벨뷰힐 초등학교는 상당히 좋은 학교로 정평이 나 있으며 사립학교에 입학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면서 “사립학교에 소요되는 많은 재정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남녀공학에 입학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중개회사인 ‘Richardson and Wrench St Ives-Turramurra’ 사의 마크 쿡(Mark Cook)씨도 “공립학교 수요가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의 비즈니스 기반 지역을 예로 들면서 “세인트 아이비스 노스(St Ives North)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등록 비율은 매우 높다”며 “그 결과 이 지역 주택가격도 10-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킬라라 하이스쿨(Killara High), 킬라라 헤이츠 하이스쿨(Killarney Heights High), 섬머힐 초등학교(Summer Hill Public), 뉴타운 초등학교(Newtown Public) 등 평판이 좋은 공립학교 인근 지역 주택가격도 이런 요인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킬라라(Killara) 지역 부동산 중개회사인 ‘Chadwick Killara’ 사의 파멜라 맥컬록(Pamela McCulloch) 판매 에이전트는 “유명 학교 인근의 수요가 많은 지역 주택은 예비 구매자들이 가격협상 없이 매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쿨존(chool zone)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도 이런 학부모들로 인해 자기 부동산 가격이 다른 지역의 주택에 비해 더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Century 21 Northside’의 제이슨 로치(Jason Roach) 판매 에이전트도 “킬라라 하이스쿨처럼 평판이 좋은 학교와 가까운 주택의 경우 구매자들이 어느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뉴타운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McGrath Estate’의 조시 마틴(Josh Martin) 에이전트 또한 “예비 구매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이 ‘학교와 가까운 곳인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 인근 주택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임대수요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평판 좋은 학교 인근에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 주택을 마련한 뒤 자녀가 졸업을 하게 되면 보다 저렴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학교의 경우 입학등록률이 높다 보니 등록서류를 강화하고 있다. 킬라라 하이스쿨의 경우 입학조건은 학부모가 해당 킬라라 지역에 거주하거나 임대주택을 갖고 있어야 하며, 거주 주택에서 지불한 전기, 수도사용료 영수증을 요구하는 등 입학등록 신청자가 실제 거주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 유명 학교가 자리한 일부 지역의 주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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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학교가 자리한 일부 지역의 주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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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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