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호주 실업률이 전월대비 0.4% 포인트 상승, 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래 최고 수치이다. 사진은 실업수당 등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링크(Centrelink).
청년 실업 14%... 인구증가 비해 일자리 창출 적어
지난 달 불과 300여개의 일자리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 실업률은 6.4%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금요일(8일) ABC 방송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최근 자료를 인용, 호주 실업 비율이 지난 6월 6%에서 지난 달(7월) 6.4%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래 최고 수치이다.
청년 실업률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15~24세 청년 실업 비율은 무려 14.1%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 200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특히 15~19세 청소년 실업은 20.4%로 높아져 1997년 4월 이래 최고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풀타임 실업 비율은 30.1%까지 치솟았다.
전반적으로 지난 달 직업 손실은 300개로 나타났지만 직장을 구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업 비율도 증가했다. 구직을 단념했던 이들이 노동시장으로 회귀하면서 직업 신청 비율은 64.7%에서 64.8%로 0.1% 포인트 늘어났다.
긍정적인 부분은 14,800개의 파트타임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 반면 14,500개의 풀타임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하지만 풀타임 일자리 확대하는 명백한 변화에도 불구, 지난 달 계절 조정 수치는 전체 근무 시간이 0.9% 하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데이터의 월별 변동성에 대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6.1%의 비교적 안정적인 실업률을 보이는 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의 6.4% 실업 비율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0.4% 포인트 높은 것이다.
JP 모건의 벤 자만(Ben Jarman) 경제학자는 이에 대해 “직업 손실의 문제가 아니라 빠른 인구 증가에 맞춘 일자리 창출 부족”으로 진단한다.
그는 “호주의 경우 강한 인구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민자 유입도 많다”면서 “반면 그런 만큼 노동력 공급 증가를 충족한 만한 충분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분석회사인 컴섹(CommSec)의 크레이그 제임스(Craig James) 수석 경제학자는 보다 긍정적인 면에서 보고 있다. 그는 “올 들어 7개월 동안 10만9,900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며 이는 지난 2008년 이래 시작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강한 경제와 개선된 직업 전망, 일자리를 찾는 많은 이들로 인해 구직 광고가 늘어나고 더불어 지난 수개월 동안 구직 참여율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릭 아베츠(Eric Abetz) 고용부 장관은 6.4%의 실업률에 대해 매우 높은 수치인 점을 인정하며 이 같은 실업률이 언제 감소될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아베츠 장관은 “실업률이 언제 하락할는지는 여러 요인에 달려 있으며, 정부 입장에서는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관은 ABC 방송 시사뉴스인 PM 프로그램에서 “이처럼 높아진 실업률 수치는 정부 계획에 사사건건 반대해 온 노동당과 녹색당의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야당 내각 노동부의 브랜단 오코너(Brendan O'Connor) 의원은 “현 실업률 수치는 정부 정책에 경종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코너 의원은 “새 직업 창출보다 많은 일자리 손실, 지난 12년 이래 가장 높은 실업률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ABS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호주 각 주(State)별 실업률 수치는 퀸즐랜드(Queensland)가 6.8%로 나타나 지난 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심지어 구직 포기자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남부 호주(South Australia)의 경우 지난 달 실업자 수가 다소 줄었음에도 여전히 호주 전체에서 최악의 실업률(7.2%)을 보인 지역으로 나타났다.
빅토리아(Victoria) 주는 구직 신청 비율이 가장 강한 것으로 집계됐음에도 불구, 실업 비율은 7.0%로 13년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JP 모건의 벤 자만 경제학자는 호주의 청년 실업률이 크게 증가한 요인으로 “정부의 실업수당 지급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데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 각 주별 실업률
(7월 기준. 괄호 안은 6월 실업률 수치)
• NSW : 5.9%(5.7%)
• VIC : 7.0%(6.6%)
• QLD : 6.8%(6.3%)
• SA : 7.2%(7.3%)
• WA : 5.2%(5.0%)
• TAS : 7.5%(7.5%)
• NT : 4.8%(4.5%)
• ACT : 3.9%(3.8%)
■ 각 주별 노동 참여율
(7월 기준. 괄호 안은 6월 노동참여율 수치)
• NSW : 63%(63%)
• VIC : 64.7%(64.2%)
• QLD : 66.2%(66.3%)
• SA : 62.3%(62.8%)
• WA : 68.4%(68.4%)
• TAS : 61.0%(60.9%)
• NT : 74.4%(74.8%)
• ACT : 71.2%(71.2%)
* 자료 : ABS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