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가정폭력으로 여성쉼터를 신청했다가 수차례 거절 당했던 레일라 알라비(Leila Alavi)씨. 그녀는 끝내 남편에게 교살당했다.
노동당 제니 애치슨 주 의원 밝혀... 현황파악조차 안 돼
NSW 주 정부가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대피시키는 여성보호소 내 침대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이 고발됐다.
야당 내각 가정부 담당의 제니 애치슨(Jenny Aitchison) 의원은 NSW 주 난민보호 관리자에게서 받은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자료를 언급하며 “현재 NSW 주의 가정폭력 피해자 관리가 너무 불투명하다는 점에 대해 경악한다”고 비난했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가정폭력으로 보호소 대피를 긴급 요청한 피해여성 중 3분의 1은 대피소 부족으로 다시금 폭력 가정으로 돌려보내진다.
애치슨 의원은 정부 정보공개법(Government Information Act 2009)에 의거, NSW 주 가족 및 커뮤니티 서비스부(Department of Family and Community Services)에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여성보호소 및 침대수’를 공식 문의했다.
하지만 해당 부서에서는 ‘기록없음’이라고 답했으며, 이에 대한 이유를 문의하자 “여성보호소의 빈자리는 진드기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남은 자리 파악이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고발한 애치슨 의원은 “기록이 없다는 사실보다 기록이 없는 이유에 대해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폭력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엄청난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는 상황에서, 침대 진드기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관련 시민단체인 ‘SOS Women’s Service’의 록산 맥머레이(Roxanne McMurray) 대변인은 “센트럴코스트를 포함한 NSW 전역에 걸쳐 여성 쉼터가 부족하다”면서 “정부가 여성 쉼터의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어떻게 피해여성들을 배치할 계획인지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맥머레이 대변인은 이어 어번 지역 한 주차장에서 남편에게 교살당한 미용사 레일라 알라비(Leila Alavi)씨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녀는 지난 2015년, 수차례 가정폭력을 호소하며 여성 쉼터로의 이주를 요청했지만 자리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한 바 있다”며 주 정부의 가정폭력 대책 허점을 강하게 비난했다.
주 정부 관련 부서의 가정문제 관리 부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NSW 주 정부가 아동 성학대 신고 건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주 정부는 아동 성학대 신고건수를 파악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신고건수를 집계하는 것은 정부의 타당한(Reasonable) 역할이 아니다”는 한심한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SW 주 정부는 향후 4년간 추가로 3억 달러 이상을 가정폭력 대책에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피해여성 주거지 제공, 전문가 양성 비용 등이 포함된다.
유수현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