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턴(Barton) 지역구에서 승리가 확정된 후 노동당 캠페이너들과 기쁨을 만끽하는 린다 버니(Linda Burney) 의원(가운데). 대표적 다문화 선거구인 바턴(Barton) 선거구는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공격하는 소셜미디어 메시지가 난무하기도 했다.
NSW 주 하원에서 시작... 쇼튼 대표, 직접 바튼 지역구 후보 지명
지난 2003년 NSW 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노동당 후보로 나서 첫 원주민 출신 의원이 된 린다 버니(Linda Burney)가 이번 연방 선거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시드니 남서부 지역인 바턴(Barton) 지역구 노동당 후보로 나선 버니 의원은 지난 2013년 자유당에 내주었던 이 지역 의석을 되찾는 데 성공했으며, 개인적으로는 원주민 출신 최초 주(NSW) 의원을 넘어 연방 하원의원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더하게 됐다.
버니 의원의 연방 진출 계획은 지난 3월 초 드러난 바 있다. 지난 3월1일(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버니 의원은 “몇 주간의 심사숙고 끝에 바턴(Barton)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키로 하고 당내 사전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었다(본지 1182호 보도).
바턴 지역구는 시드니 남서부 한인 동포 다수 거주지역 중 하나인 캠시(Campsie) 및 캔터베리(Canterbury)를 비롯해 벡슬리(Bexley), 브라이튼 르 상드(Brighton-Le-Sands), 얼우드(Earlwood), 헐스톤 파크(Hurlstone Park) 일부, 허스트빌(Hurstville), 킹스그로브(Kingsgrove) 일부, 매릭빌(Marrickville), 록데일(Rockdale), 템페(Tempe), 울리크릭(Wolli Creek)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지역구는 오랜 기간 노동당이 점해 왔으나 지난 2013년 연방 총선에서 자유당 니콜라스 바바리스(Nickolas Varvaris)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상태이다. 다만 지난해 선거구 지역이 일부 변경되고, 이로써 노동당 강세 지역(suburb)이 늘어나면서 버니 의원이 후보로 지명될 경우 그녀의 연방의회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가 노동당 내 후보 경선 없이 린다 버니를 후보로 지명,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본지 1184호 보도).
선거 다음날인 일요일(3일) 당선이 확정되자 버니 당선자는 ‘Sky News’와의 인터뷰에서 노동당 지도부의 지원과 함께, (자신을) 지지해 준 바턴 선거구의 다문화 커뮤니티에 경의를 표한 뒤 “(선거) 마지막 며칠 동안은 볼 품 없는 얼굴이었고 우리 집 싱크대는 치워야 할 집기들로 가득했다”는 말로 선거 막바지의 바빴던 일정을 대변했다.
지난 2013년 선거에서 자유당이 차지한 바턴 선거구는 비록 지난해 지역구 일부가 변경되면서 노동당 지지 지역(suburb)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상당히 치열했던 접전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자유당은 바턴 지역구 의석을 연이어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턴불 수상이 이 지역구 중국계 표심을 의식, 가족과 함께 허스트빌(Hurstville) 소재 중국 얌차 전문식당을 지역민과 함께 방문해 식사를 하기까지 했다.
바턴 지역구의 한 노동당 선거운동원은 “특히 다문화 커뮤니티로 꼽히는 바턴 선거구를 비롯해 리드(Reid), 뱅스(Banks) 선거구에서는 동성결혼, ‘Safe Schools’, 불법 난민문제 등 각 당의 정책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앱인 ‘WeChat’을 통해 중국어로 무수한 욕설이 오갔던 지역”이라는 말로 치열했던 선거전을 설명했다.
게다가 기독민주당(Christian Democratic Party. CDP)의 프레드 나일(Fred Nile)은 소셜미디어에 중국어로 “노동당이 집권할 경우 100일 이내에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킨더가튼 아동들에게까지 ‘게이 권익운동’(gay movement)을 전개할 것”이라는 노골적은 표현을 써 가며 노동당에 투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WeChat’을 통해 확산된 이 같은 중국어 메시지에 대해 CDP 대변인은 “당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유포된 것이 아니라 이 지역 중국 크리스찬 교회의 열성적 지지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이들은 종교적 자유, 결혼 개념의 변화, 어린이를 위협하는 ‘Safe Schools’ 정책 등을 우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WeChat’의 중국어 메시지 가운데는 “(노동당이) 3만여 불법 이민자를 수용할 경우 중국계를 위한 자리는 없을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노동당은 턴불 수상을 비롯해 NSW 마이크 베어드 주 수상이 수차례 방문하면서 의석을 지키고자 애쓴 리드(Reid) 지역구에서는 승리(안젤로 치레카스 후보)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소수 정당의 이 같은 네거티브 캠페인에도 불구, 린다 의원은 치열했던 접전 끝에 바턴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자신의 생애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