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유엔에서 연설하는 케빈 러드(Kevin Rudd) 전 수상(사진). 이번 선거에서 연립의 재집권이 확정되면서 UN 사무총장 후보 지명이 어떻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총선서 연립 재집권... 턴불 정부 내각 결정에 달려
올해 연방 선거에서 자유-국민 연립의 재집권이 확정됨에 따라 전 노동당 정부 수상을 역임한 뒤 UN 사무총장 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케빈 러드(Kevin Rudd) 전 수상의 사무총장 후보 지정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각 국가에서 후보자를 선정해 진행되는 UN 사무총장 선발 과정에서 러드 전 노동당 수상의 UN 사무총장 후보 지정은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과 그의 내각이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새로운 내각이 들어설 경우 러드 전 수상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하기 위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현재 연립당 내각 내정자의 상당수는 러드의 유엔 입성을 지지하지만 여전히 일부 장관들은 개인적으로 러드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이민부 피터 더튼(Peter Dutton) 장관은 “러드의 행동이 페스트와 같아서 은퇴 후에는 골프를 치거나 카라반을 타고 놀러나 다녀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UN 사무총장 선발 방식은 각 국가에서 후보를 지정하며 최종 결정은 5개 상임국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총 12명의 후보가 등록되었으며 현 반기문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올해 12월 전에 결정된다.
앞서 안전보장이사회(The Security Council)는 이달 21일(목) 뉴욕에서 비공식적 의사타진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현재 계속 추가 후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케빈 러드 전 수상은 통상 대륙별로 돌아가며 사무총장을 선정하는 관례에 따라 동유럽 차례임을 언급하며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또한 현재 UN에서는 여성 지도자의 임명을 적극 추진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 러시아 및 거부권을 가진 안정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은 동유럽 후보를 거부할 수 있고 해당 지역 외의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로위 인스티튜트’(Lowy Institue)가 실시한 러드 전 수상의 유엔 입성 선호도 조사에서 ‘입성해야 한다’는 의견은 46%, 반대는 49%로 드러난 바 있다. 반면 최근 선호도 조사에서 러드의 입성을 지지하는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현재 러드 전 수상은 동티모르의 영웅 주제 라모스오르타(Jose Ramos Horta)와 기후변화 전문가이자 경제학자인 영국 니콜라스 스턴(Stern) 등 유명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러드 전 수상은 전 외교부 장관 알렉산더 도우너(Alexander Downer), 하워드(John Howard) 정부 당시 부수상을 역임한 팀 피셔(Tim Fisher), 전 호주 자유당 대표를 지낸 브렌든 넬슨(Brendon Nelson) 등이 호주의 키프로스 유엔 사절단에 임명되도록 힘쓰는 등 정치적 라이벌들의 국제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했다.
유수현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