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대표였던 케빈 러드(Kevin Rudd) 전 수상(오른쪽)과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 노동당. UN 반기문 총장의 뒤를 이를 계획을 갖고 있는 러드 전 수상이 턴불 정부에 공식 후보 추천을 촉구했다.
줄리 비숍장관 밝혀... 노동당도 ‘국가이익 고려’ 강조
올 연방 선거에서 자유-국민 연립이 재집권하면서 케빈 러드(Kevin Rudd) 전 수상(노동당)의 UN 사무총장 진출 의지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러드 전 수상이 연방 정부에 지원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금주 월요일(18일) 호주 케이블 뉴스 채널인 ‘스카이뉴스’(Sky News)와의 인터뷰에서 러드 전 수상이 반기문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UN 사무총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호주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숍 장관은 “러드 전 수상이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며 “턴불 수상은 이 경우 그의 내각에서 문제가 될 여러 상황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UN 사무총장은 우선 각 국 정부의 후보 지명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말콤 턴불(Malcolm Turnull)과 그의 내각이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연방 선거에서 노동당이 승리했다면 그가 정부의 후보 추전을 받는 것이 한결 수월했을 수도 있으나 턴불 정부 일각에서는 개인적으로 러드를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비숍 장관은 이전, 새 내각이 들어설 경우 러드의 사무총장 후보 추천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턴불 수상이 연립 정부 내부의 강경파들을 무시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러드를 후보로 추천할지는 미지수이다.
토니 애보트(Tony Abbott) 및 턴불 정부에서 이민부 장관을 지낸 피터 더튼(Pater Dutton)의 경우 노골적으로 러드를 반대하는 인물로, 그는 지난 4월 러드의 행동을 해충과 같다는 말로 표현하면서 호주 은퇴자들의 일반적인 취미인 골프를 즐기거나 캐러밴을 구입해야 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현재 반기문 총장의 뒤를 이어 UN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이들은 뉴질랜드 헬렌 클락(Helen Clark) 전 수상, UN 기후변화회의 크리스티나 피게레스(Christina Figueres), 동유럽 일부 후보를 비롯해 12명이 경합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UN 사무총장의 경우 대륙별 또는 여성 순서를 감안하는 관레가 있는데, 반 총장 후임의 경우 동유럽 또는 여성 후보에게 사무총장 직책이 돌아갈 차례라는 점에서 케빈 러드 전 수상에게는 어려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러드 전 수상도 이런 점을 의식, “그렇다고 내가 ‘러도비치’(Ruddovich)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었다.
현재 러드 전 수상은 ‘아시아 사회정책연구원’(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의장을 비롯해 몇몇 국제 비정부 기구 직책을 맡고 있다.
러드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턴불 정부는 새 내각에서 빠른 시일 내 그의 공식 후보 추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당의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는 러드 전 수상에 대해 “(UN 사무총장으로서) 적합한 자질을 갖춘 인물”이라며 연립 정부가 러드를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쇼튼 대표는 이어 “연린 여당이 러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옹졸한’ 처사가 될 수 있다”면서 “턴불 정부는 국가 이익을 먼저 고려하여 호주를 지원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쇼튼 대표는 턴불 수상에 대해 “현 집권 여당이 호주 정부인지 아니면 ‘자유당 정부’인지를 분명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턴불 내각을 압박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