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FWO 1).jpg

이민자 커뮤니티 내, 일부 중소 비즈니스의 근로자 저임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호주 ‘공정근로 옴부즈맨’(Fair Work Ombudsman, FWO)이 한인 커뮤니티 중소 규모 기업체 임금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근로기준법 위반 적발, 강제적 조치 시행

기업체 대상 3차 캠페인... 근로법 위반 사례 ‘여전’

 

이민자 커뮤니티 내의 중소 비즈니스에서 근로자에 대한 임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문제 중재기관인 호주 ‘공정근로 옴부즈맨’(Fair Work Ombudsman, FWO)이 한인 업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FWO는 주요 한인 커뮤니티 기관, 단체 등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호주 근로 기준법에 대한 인식 제고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FWO는 지난 해 중국 커뮤니티 기업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에게도 이번과 유사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FWO가 이 처럼 공문을 발송, 근로기준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민자 사회의 고용주들이 특히 ‘워킹 홀리데이 비자’ 등으로 해외에서 유입된 근로자들에게 법정 임금보다 낮은 ‘관행적 임금’을 지불한 사례가 속속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FWO의 나탈리 제임스(Natalie James)씨는 “출신국을 막론하고 해외 유입 근로자들에 대한 ‘관행적 임금’이라는 것은 없어져야 할 행위”라고 못박았다.

제임스씨는 이어 고용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근로자에게 특정 커뮤니티 내의 ‘관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 한인 커뮤니티의 한 사례를 언급했다.

시드니를 기반으로 청소용역업을 하는 A씨는 2015년,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3명의 한국 청년을 고용, 4개월여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불해 왔다.

제임스씨는 “고용주가 근로자의 임금을 임의로 낮게 책정해 지불하는 것을 비롯해 최저 임금 지급에 대한 협상조차 불허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또 하나의 사례로 “지난 해, 시드니의 한 한국식당 운영자는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시급을 제시하며 구인광고를 했다”고 전한뒤 “그는 ‘만약 자신이 호주의 법정 최저임금 기준에 따라 근로자 임금을 지급할 경우 경쟁업체로부터 받을 보복이 두려워...’라고 진술했던 일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식당 운영자는 “동종 업계로부터 ‘최저임금 이하로 직원을 고용하라는 한국 비즈니스 업계의 압력이 있었다’고 털어놓았으며, ‘이에 응하지 않는 사업체는 보복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폭로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례가 발생된 이후 FWO는 한인 커뮤니티의 웹사이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호주 내 근로자 권리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한 캠페인에 주력해 왔다.

제임스씨는 “많은 문화적 차이와 세계 도처에서 적용되는 각각 다른 법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만, 이곳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호주 법을 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FWO는 다양한 언어를 통해 무료 자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호주에는 대략 7만5천여 명의 한국계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NSW 주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아울러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10% 미만이다.

또 2015년 6월 말 조사 결과, 호주 내 장단기 거주 한국인은 약 5만명에 이르며 다수가 유학생이지만 워킹 홀리데이 비자(417 비자) 및 취업비자(457 비자) 소지 비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저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A씨의 사업체에 고용되어 일했던 3명의 근로자가 지불받지 못한 임금은 3만8천 달러에 달했다.

종합(FWO 2).jpg

호주 청소업계는 해외에서 건너온 장단기 체류자들이 비교적 많이 종사하고 있으며, FWO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에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 지급 사례도 종종 신고되고 있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밤 10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매주 50-70시간 공항 내 레스토랑에서 도심 지역 클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청소 업무를 수행했다.

FWO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청소용역 사업을 시작했으며, FWO의 근로자 급여에 대한 조사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관행을 따랐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FWO는 A씨에 대해 앞으로 근로기준법을 따르고 행동 변화를 장려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FWO는 A씨의 사업체는 올 1월부터 운영이 중단되었고 A씨는 강제이행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FWO는 지난 2009년 법제화 된 강제 이행각서를 통해 복잡한 민사고발 절차를 밟지 않고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체들에게 강력한 제제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제임스씨는 “FWO는 법률 위반이 발생했다고 판단된 경우, 고용주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책임을 인정하며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강제 이행각서 규정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2015-16 회계연도 기간, FWO의 강제 이행각서 절차에 들어간 고용주들로부터 저임금 및 부당한 근로 대우를 받은 2,132명의 근로자들에게 총 385만 달러의 미지급 임금이 지불됐다. 이는 이전 해 기준 2,507명의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375만 달러보다 약간 상승한 금액이다.

FWO는 지난해 A씨의 사업체에 고용된 직원들로부터의 신고를 접수받은 후 감찰관을 파견해 운영 행태 조사에 착수했었다.

또한 A씨는 FWO 조사 결과 근로자에 대한 최저 임금보다 낮은 급여지급 이외에도 교통비 지원, 연차 혜택 그리고 심야 및 새벽 근무에 대한 추가급여 모두 지급되지 않았으며, 근무 관리 기록 및 급여 내역서 발행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FWO의 조사에 협력했으며, 협의를 통해 이전 근로자들에게 할부 형태로 급여 반환을 개시했다.

만약 A씨가 이후 또 다른 사업체를 설립하고 운영하고자 한다면 FWO는 A씨를 ‘마이 어카운트 포탈’에 등록하고 A씨로 하여금 근로 관련 교육을 이수토록 조치하게 된다.

FWO는 지난 8월 또 다른 시드니 기반의 청소 하청업자에게 고용된 2명의 백패커 근로자들 역시 시드니 지역 한 대학을 청소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3개월에 걸쳐 1만 달러를 부당 지급받은 사실이 밝혀냈다.

“FWO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이해 및 또 적용하기 쉽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호주 내 근로기준법 이행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한 제임스씨는 “기업 비용과 관련, 공평한 경쟁의 장을 창조함으로써 올바른 경영을 실행하는 고용주들을 위해 공정하고 경쟁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경쟁적 입찰 구조와 이윤창출이 비교적 어려운 청소 용역업의 특성상 이 같은 근로 의무를 준수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저임금을 무시하고 급여 삭감으로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2011년 센서스에 따르면, 청소직 종사자 3분의 2가 여성이며 40%는 해외 출신자, 그리고 유학생들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임스씨는 “이 때문에 청소업 근로자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비양심적인 고용주들에 의한 착취에 더욱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2010-11년 회계연도, 범국가적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시된 감사에서 총 366개의 청소업체 중 37%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부당 임금 및 근로혜택과 관련해 총 24만2,451달러가 621명의 근로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듬 해(2012-13 회계연도) 후속 캠페인에서는 감사를 받은 578개의 사업체 가운데 38%가 전반적인 위반 행위로 적발되었으며, 부당 대우를 받았던 1,212명의 근로자들에게 총 76만2,766달러가 다시 지급됐다.

지난 5월, FWO는 세 번째 호주 전국 캠페인을 시행하면서 해당 직종 사업체들의 지속적인 저임금 지불 행위를 적발한 후 다시 한 번 청소용역 업체들을 대상으로 보다 강력한 급여기준 준수를 요구했다.

세 번째 캠페인이 진행되는 9월 현재, FWO의 공정근로 감찰관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54명의 고용주들에 대한 감사 이후, 59명의 청소직 근로자들에게 체납 임금 1만7천 달러를 반환하게 했다. 해당 업체들에게는 앞으로 최저임금법 준수, 위약금 지급, 복지비 지원지원,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과 급여 내역서 및 근무기록 작성 의무 등에 대한 모니터링 명령 조치가 취해졌다.

이번 캠페인에서 FWO는 무려 33%에 이르는 청소업체들이 근로자에게 부당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 가운데는 이전에도 급여기준 위반으로 단속된 바 있는 사업체만 18개에 이르고 있다.

FWO는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산업 네트워크와 공급체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반행위에 대한 구조적 유발 원인을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FWO가 작성하는 ‘417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의 임금 수준 및 근로 조건에 대한 평가’ 등의 보고서는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씨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자신들의 권리를 완전히 인지하지 못하거나 도움 요청을 꺼리는 경우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FWO는 그들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업자 및 근로자들은 FWO 웹사이트(www.fairwork.gov.au) 또는 전화(13 13 94 / 공정근로 정보센터)를 통해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통역 서비스도 제공되며 이를 원할 경우 13 14 50로 요청하면 된다.

아울러 문화적, 언어적 배경이 해외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해당 정보는 27개국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제공되며, 이 역시 웹사이트에서 이용 가능하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FWO 1).jpg (File Size:49.9KB/Download:57)
  2. 종합(FWO 2).jpg (File Size:51.1KB/Download:4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951 호주 대형 항공사들, 항공료 외 수십억 달러 수익 올려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9.
950 호주 직장내 성 소수자-남녀 차별,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9.
949 호주 브론테 해안의 ‘타임 캡슐’ 주택, 735만 달러 낙찰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9.
948 호주 Events in Bluemountains on this Spring season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 호주 FWO, 한인 커뮤니티 ‘관행 임금’ 주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6 호주 원주민 출신 의원들, ‘증오 거부’ 한 목소리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5 호주 말콤 턴불 수상 인기, 토니 애보트-줄리 비숍에 뒤져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4 호주 HSC 시험 수학과목 등록 비율, 50년래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3 호주 NSW 주 정부 고용정책, ‘혜택’은 대기업에만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2 호주 시드니 주택시장 성장, “여전히 진행 중...”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1 호주 “시드니, ‘산책하기 좋은 코스’는 거의 없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40 호주 바삼 함지, ‘수퍼맥스 교도소’서 휴대전화 사용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39 호주 호주 어린이들, ‘스크린’에 매달리는 시간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38 호주 여행 상식- 여권 표지의 색상, 그 의미는...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37 호주 달아오른 시드니 주택시장, 경매 낙찰률 85.1% file 호주한국신문 16.09.22.
936 호주 Top ten Australian outback pubs for an ice-cold beer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35 호주 턴불 내각, ‘동성결혼’ 허용 관련 국민투표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34 호주 시드니 시티 클로버 무어 시장, 네 번째 임기 ‘확정’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33 호주 시드니 남부 ‘민토’서 20대 남자, 행인에 흉기 공격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32 호주 호주 대학 중퇴자 비율, 지난 10년 사이 최고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31 호주 ‘Lockout Laws’ 검토, 영업시간 조정 가능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30 호주 NSW 주 유학산업, 연 2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29 호주 인터넷 접속 속도 가장 좋은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28 호주 호주 가정, ‘의료 및 전기료 지출’ 가장 걱정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27 호주 호주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름을 가진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26 호주 시드니 주택, 경매 잠정가에서 100만 달러 이상 낙찰 file 호주한국신문 16.09.15.
925 호주 10 things in Australia you can only experience by train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24 호주 레스토랑에서의 와인 고르기, 어떻게 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23 호주 20년 내 ‘지식 근로자’, 노동시장 3분의 2 차지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22 호주 ‘뉴스타트’ 추가 보조금 삭감 계획에 ‘우려’ 고조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21 호주 지난 6개월간의 연방 의원 업무비용, 5천500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20 호주 광역 시드니, ‘youngest’ & ‘oldest’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9 호주 외국인 소유 농지, 빅토리아 주 넓이의 두 배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8 호주 IS, 오페라하우스 등 호주 주요 지역 테러공격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7 호주 NRMA와 손잡은 스타트업 회사 ‘Camplify’의 성공 ‘화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6 호주 시드니 서부 개발 위한 ‘시티 딜’, 내년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5 호주 60년대 풍자잡지 ‘Oz’ 창간, 리차드 네빌 사망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4 호주 도심 중심가 주택, 높은 가격에도 예비 구매자 유혹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913 호주 Top 10 Most Misunderstood Road Rules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12 호주 연방 노동당 여성 의원, 자유당 비해 2배 많아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11 호주 ‘Father's Day’... 아버지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10 호주 호주인 100만 명 이상 불량주택 거주, ‘슬럼화’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9 호주 NSW 주 180개 학교, 학생 수용 한계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8 호주 시드니사이더들, 주거지역 선택 우선 고려 사항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7 호주 NSW 경찰, 운전-보행자 대상 1만3천 건 위반 적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6 호주 ‘학대’ 신고 1천여 건, 가해자 기소는 18건 불과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5 호주 SMS에 ‘테러 계획’ 게시한 10대에 보석 불허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4 호주 ‘크라운 그룹’, 시드니 서부에 새 호텔 브랜드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3 호주 ‘시드니 메트로’, ‘뱅스타운 라인’ 신규 공사 앞두고 ‘고민’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902 호주 20대 첫 주택구입자, 테라스 주택에 14만 달러 더 지불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