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계연도(2015-16년) 시드니 지역에 신규 건축된 주택은 3만191채로 2000년 이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주택이 건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시드니 주택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주택건설 현장.
2000년 이후 최대 규모... 전문가들, “공급량은 여전히 미흡”
지난 회계연도(2015-16년) 시드니 지역에 신규 건축된 주택은 3만 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연간 최대 규모지만 전문가들은 이제가지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치솟은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금주 화요일(4일) ‘Metropolitan Housing Monitor’ 자료에 따르면 2015-16 회계연도 시드니 지역에 건축된 주택 수는 3만191채에 달했다. 이는 GST 세제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1999-2000 회계연도 3만520채의 주택이 공급된 이후 최대 규모이다.
단독주택 및 아파트 등 지난해 건축된 전체 주택의 40%는 시드니 시티(City of Sydney)를 비롯해 블랙타운(Blacktown), 캠든(Camden), 파라마타(Parramatta), 리버풀(Liverpool), 그리고 힐스(The Hills) 등 6개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NSW 주 기획부의 롭 스톡스(Rob Stokes) 장관은 “더 많은 주택이 시드니 지역에 건설되고 있다는 것은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s)들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하면서 “새로운 대중교통 및 도로망을 위해 주 정부가 전례없이 많은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10만 가구의 주택부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호주 도시개발연구원’(Urban Development Institute of Australia)의 스티븐 알빈(Stephen Albin) 대표는 주택공급량 증가를 환영하면서 “적정 주택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방안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알빈 대표는 “시드니는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급량을 늘이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10만채의 공급이 있어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축 승인=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주택건축 승인과 함께 가장 큰 궁금증은 이 같은 규모가 이미 정점에 이른 것인지, 아니면 공급 측면에서 적장 주택가격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것인지 여부이다.
경제분석 기관인 BIS 슈라프넬(BIS Shrapnel)의 로버트 멜러(Robert Mellor) 대표는 2015-16년 주거지 건축이 6만7,450채를 기록한 이후 주택건설 시장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건설이 줄어든다는 것은 2017년 6월까지 시드니 지역에만 3만7,200채의 주택부족 상태가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멜러 대표는 “비록 올해 하반기 사전분양으로 매매되는 아파트가 주택부족을 다소 완화할 것이라 해도 적정 주택가격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은 10% 이상 공급량을 확대함으로써 가격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매년 10% 이상 주택건설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전망으로는 향후 5년 동안 약간의 주택가격 성장은 지속되며, 점차 적정 주택가격 문제도 해결될 터이지만 그 과정은 상당히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산업협회’(Housing Industry Association)의 셰인 가레트(Shane Garrett) 수석 경제학자 또한 향후 수년간 주택건설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가격= 이처럼 주택공급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 5년 사이 시드니 지역 주택가격 상승폭은 무려 65%에 달했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의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시드니 지역 주택공급 부족은 지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오랜 기간, 주거용 건축이 많지 않았던 데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윌슨 박사는 “2000년 초반 이후 시드니는 만성적인 주택 부족 현상을 보여왔다”면서 “시드니의 이 같은 주거지 부족이 가까운 미래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최근 주택관련 자료를 보면 시드니 지역 주택가격 완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그 어떤 징조도 없을 뿐 아니라 가격 상승은 다시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충분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임대주택 상황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주거지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