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8일) 라벤더 베이(Lavender Bay) 소재 와이웨라 스트리트(Waiwera Street) 상의 테라스하우스 경매를 진행하는 빅 로루소(Vic Lorusso) 경매사.
높아진 주택 수요, 지난해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 활기 되살려
시드니 일부 지역의 주택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시드니 북부, 그린위치(Greenwich)에서 거주하다가 주택을 줄여 이사를 하려고 결정한 한 커플은 지난 주말(8일) 시드니 경매에서 라벤더 베이(Lavender Bay) 소재 아주 낡은 테라스하우스를 구입하는 데 무려 3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이날 다운사이저(downsizer) 커플이 낙찰받은 테라스하우스는 이달 둘째 주 주말 경매에서 매매가 진행된 650채 가운데 하나였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이날 경매에서는 466채가 거래돼 78.8%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해 초반까지 다소 주춤했던 시드니 주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들어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을 이어왔던 시드니 부동산 시장은 봄 시즌이 되면서 공급량이 다소 늘어난 가운데, 판매자는 물론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 모두 올해 안으로 주택을 판매하거나 매입하려 주력하는 모습이다. 경매에 등록된 매물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낙찰률 또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매사인 빅 로루소(Vic Lorusso)씨는 “올해 봄의 경우 구매자들에게 있어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설명하면서 “구매자 수요는 주택공급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물로 나오는 주택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얘기다. 지난 6개월 사이, 그가 진행한 경매의 낙찰률은 80% 이상이었다.
도메인 그룹 윌슨 박사가 정리한 지난 9월 시드니 지역 낙찰률은 평균 78.2%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포인트가 높은 비율이다. 주택 중간가격도 128만1천 달러로 전년도 9월 대비 11%가 높아졌다. 윌슨 박사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시드니 주택시장은 안정세가 무너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시드니에서 가장 살기 좋은 주거 지역(suburb)으로 평가(2016 Domain Liveable Sydney)받은 시드니 북부 라벤더 베이(Lavender Bay)의 3개 침실 주택에는 무려 17개 그룹이 입찰, 경쟁을 펼쳤다.
하버브릿지(Harbour Bridge) 북쪽에 자리해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이 매물은 한 커플이 지난 40년간 거주해 오던 주택이었다.
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이들은 매매가로 약 240만 달러를 예상했지만 이날 입찰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잠정가에서 64만 달러가 오른 304만 달러에 낙찰됐다.
매매를 진행한 ‘Raine & Horne Neutral Bay’ 사의 사비나 카말(Shabina Kamal) 에이전트는 “이 지역의 공급 부족이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만들어낸 직접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 주택이 자리한 와이웨라 스트리트(Waiwera Street) 상에서 가장 최근 주택이 거래된 것은 지난 2013년으로, 당시 이와 유사한 규모의 주택 낙찰가는 207만 달러였다. 카말 에이전트는 낙찰가가 높아진 또 다른 배경으로 하버브릿지와 시드니 하버를 앞에 둔 전망 때문으로 설명했다.
이 주택을 낙찰받은 도미니크 코울(Dominique Cowle)씨는 이 매물을 경매 4일 전에야 알았다며, 하지만 이 주택을 보는 순간 구매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그린위치(Greenwich)에 있는 주택을 매각했으며 라벤더 베이 또는 맥마혼스 포인트(McMahons Point)에서 새 주거지를 찾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8일) 맨리 베일(Manly Vale)에서도 오래된 낡은 주택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맨리 비치와 가까이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잠정가에서 33만 달러가 오른 171만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Ray White Manly’ 사의 판매 에이전트 카렌 럼비(Karen Lumby)씨에 따르면 이 주택은 재개발을 통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택이다.
럼비씨는 “현 시점에서 시드니 지역 주택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이것이 주택가격을 높이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투라무라(Turramurra)에서는 이스턴 로드(Eastern Road) 상에 있는, 새로 개조한 2개 침실 아파트에 9명의 입찰자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북향으로 세워진 이 유닛은 84만7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잠정가격에서 11만7천 달러가 높아진 금액이이다.
■ 10월 2주 주말 시드니 경매
-총 매물 수 : 650채
-지난해 같은 기간 매물 수 : 1020채
-지난 주말(8일) 낙찰률 : 78.2%
-2015년 9월 평균 낙찰률 : 68.8%
-올해 9월 시드니 중간 낙찰가 : 128만1천 달러(지난해 9월 대비 11.4%포인트 상승)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