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발표한 2015년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 TIMSS) 결과 호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상당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학년 수학 18위서 28위로, 8학년 수학/과학도 5단계 밀려
201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호주 학생들의 수학, 과학 순위가 카자흐스탄, 키프로스, 슬로베니아보다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금주 화요일(29일) 발표한 ‘TIMSS 2015’, 즉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 TIMSS)에 따르면 호주는 4학년(year 4) 수학부문에서 49개국 중 18위에서 28위로 하락했다. 8학년의 경우에도 수학/과학 부문에서 모두 12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 4학년의 과학부문은 25위를 유지했다.
교육 교재개발 및 각종 시험 주관 기관인 ‘호주 교육연구위원회’(Australian Council for Educational Research. ACER)의 수 톰슨(Sue Thomson) 교육감사연구원 원장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 요구되는 직장이 점점 더 증가하는 상황에서 상당히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결과를 ‘각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업 성취도에 있어 다른 국가들이 성장하는 동안 호주는 20년간 계속해 중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상당수의 학생들이 ‘능숙한 수준’(proficient standard)에 못 미치며, 외딴지역에서는 반 이상의 학생이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한국과 싱가포르는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고, 캐나다와 영국은 이전보다 상승, 호주를 앞질렀다. 국내 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이 호주($A73,174)의 7분의 1 수준인 카자흐스탄($A14,100)은 2011년 수학과 과학부문에서 호주보다 상당히 낮은 순위를 기록했었지만 이번 결과에서는 호주를 앞질렀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호주 내 지역간 차이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는 다른 주 및 테리토리 보다 앞설 뿐 아니라 과학부문에서 유일하게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그러나 4학년(year 4) 수학부문에서는 ACT도 평균 544점을 받았다. 뒤이어 빅토리아(Victoria) 525점, NSW 519점 순이었다.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는 이보다 더 낮은 467점을 받았으며, 원주민 학생들은 74점에 그쳤다.
이번 보고서는 또한 가정에 책을 많이 보유한 학생들의 점수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평균 74점이 높다고 분석했다. 책이 많다는 것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의 주목할 점은 남녀에 따른 성취도의 차이이다. 남녀간 차이가 크지 않은 다른 국가와는 달리 호주는 4학년(year 4) 수학부문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먼 버밍햄(Simon Birmingham) 연방 교육부 장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 이후 교육부 예산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월 각 주 및 테러토리 교육부 장관들과 만나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가장 시급한 주(state)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차별적인 예산안 편성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 노동당의 교육부 대변인 타냐 플리버세크(Tanya Plibersek) 의원은 “이번 보고서는 2014년 시행된 평가에 따른 것으로, 그 때는 ‘곤스키 교육 개혁’이 시작된 첫해였던 만큼 둘을 연결시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각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완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자유당이 학교에 배정되는 예산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호주 교육노조(Australian Education Union. AEU)의 코레나 헤이소프(Correna Haythorpe) 위원장은 “이번 결과를 계기로 수요에 기초한 예산 모델을 골자로 하는 곤스키 예산안의 첫 의도와 같이, 혜택 받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보다 많은 자금을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TIMSS는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로,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취도를 비교하기 위해 4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지난해 시행한 TIMSS 2015 평가에는 49개국 초등학생 31만여 명, 39개국 중학생 27만여 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1995년 이래 약 63만개의 연구가 진행됐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