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3일), 버크그로브(Birchgrove) 소재 볼라스트 포인트 로드(Ballast Point Road) 상의 테라스 하우스 경매를 지켜보는 사람들. 이 주택은 예상과 달리 잠정가격에서 무려 30만 달러 높아진 가격에 낙찰됐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 구매자, 낙찰 받고도 씁쓸한 표정
지난 주말(3일) 시드니 경매에서 버크그로브(Birchgrove)의 현대식 테라스 하우스 경매가 낙찰됐음을 알리는 망치 소리가 들리자 입찰자 중 하나인 케이트 브라이언(Kate Bryan)씨는 입술을 깨물며 감정을 억누르는 표정을 지었다. 이 주택을 낙찰받은 그녀의 파트너 스티븐 롱(Stephen Long)씨 또한 씁쓸한 표정으로 “우리는 행복한 패배자”라고 표현했다.
버크그로브 소재 볼라스트 포인트 로드(Ballast Point Road) 상에 있는 3층 구조의 테라스 하우스는 이들이 예상했던 가격보다 크게 높은 187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잠정가격에서 무려 30만 달러가 오른 금액이었다. 이들 커플이 낙찰을 받고도 다소 씁쓸해 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사의 재무 책임자인 케이트 브라이언씨는 “우리는 우리가 매입할 수 있는 가격선을 정해 놓았었다”며 예상보다 높아진 낙찰가격을 우려했다. 그녀의 파트너로, ABC 방송 기자인 롱(Long)씨 또한 “현 상황(자신들의 한계보다 다소 높아진 낙찰가격)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경기침체가 오거나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것”이라며 구입에 따른 재정 문제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버크그로브 소재 테라스 하우스의 경매 잠정가격은 150만 달러였다. 브라이언과 롱씨는 이 주택 상황을 감안할 때 적정한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북부 시드니 지역 리버뷰(Riverview)에 있는 대가족 주택을 판매한 이들은 이후 8주 동안 새로운 주거지를 구입하고자 노력해 왔다. 브라이언씨는 “현 부동산 경기를 감안할 때 경매에서 상당한 가격 경쟁이 있을 것임은 짐작했었다”고 말했다.
버크그로브의 테라스 주택이 잠정가보다 30만 달러가 높아진 배경에는 지역적 장점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올해 초 ‘도매인’(Domain) 사가 조사한 지역별 살기 좋은 서버브(suburb)에서 버크그로브는 이너웨스트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으며 광역시드니 전체에서도 23위를 차지했다.
이 주택 매매를 진행한 ‘Cobden & Hayson’ 사의 대니 콥든(Danny Cobden) 판매 에이전트는 볼라스트 포인트 로드(Ballast Point Road)가 버크그로브의 중심이기는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입찰자들 간의 가격 경쟁이 치열했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경매에는 8개 그룹이 입찰했으며 실제 경매에 참여한 이들은 6개 그룹이었다. 그런 가운데서 4개 그룹이 가격을 높여 제시하면서 예상보다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버크그로브의 이 주택은 지난 주말 시드니 지역 경매 매물로 등록된 864채 중 하나였다. 이날 주말 경매는 이 가운데 570채가 거래돼 낙찰률은 75.8%로 집계됐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봄 시즌이 시작되면서 좋은 낙찰 결과를 이어갔지만 연말을 앞두고 다소 누그러진 경매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3층으로 지어진 이 테라스 하우스는 빼어난 전망을 갖고 있다. 윗층의 침실에서는 하버브릿지(Harbour Bridge)는 물론 가까이 있는 안작 브릿지(ANZAC Bridge) 전경이 들어온다. 맨 아래층에도 침실이 있어 거실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버크그로브의 페리 와프(wharf), 쇼핑가, 카페 및 레스토랑, 공원 등이 모두 도보거리에 있다.
‘도메인 그룹’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버크그로브에서 거래된 주택은 총 32채에 달했으며, 이 지역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상당히 높은 가격을 보였다. 올해 이 지역에서 거래된 최고가 주택은 누마 스트리트(Numa Street) 상에 있는 719스퀘어미터 부지의 4개 침실 해안가 주택으로 낙찰가는 675만 달러였다. 지난 10월, 볼라스트 포인트 로드 상의 4개 침실 주택 또한 223만 달러의 높은 판매가를 기록한 바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