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대외원조를 지속하는 태평양 국가 노동자를 받아들인다면 이들 국가에 국가적 원조보다 훨씬 큰 수입 증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국제 정치 관련 민간 연구기관인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 for International Policy)가 제안한 것이다. 사진은 피지의 한 투표소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
‘로위 연구소’, “노동력 부족 해결-현지국가에도 더 도움”
호주가 태평양 국가의 노동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금주 화요일(1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호주 국제 정치 관련, 민간 연구기관인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 for International Policy)는 피지, 파푸아 뉴기니아, 솔로몬 아일랜드 등 태평양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가 차원의 대외 원조(foreign aid)보다는 노동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백패커 세금으로 인한 노동인력 부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The development benefits of expanding Pacific access to Australia's labour market’이라는 제목의 ‘로위 연구소’ 보고서는 태평양 국가 근로자들에게 노동시장을 개발할 경우 호주는 이들 국가에 지원하는 대외 원조의 40배에 달하는 330억 달러의 이민자 수입을 해당 국가에 가져다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 국가들의 연평균 소득은 3천900달러 선으로, 호주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어 태평양 국가 노동자들의 입국을 무제한 허용하되 다만 파푸아 뉴기니아의 경우 전체 인구의 5%로 입국을 제한하면 이 지역 국가 87% 인구의 수입을 증가시킴은 물론 2040년까지 90만 명에 달하는 호주 인구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위 연구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5분의 1,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를 호주로 유입시킬 수 있다며, 이는 미국이 북태평양 지역민을 단계적으로 미국에 이주시킨 사례와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25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이를 추진한다 해도 호주로 유입되는 전체 이민자 수치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호주 이민 유입에 대한 논쟁이 심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유입 확대 제안이 지지를 받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로의 이민 붐은 10년 만에 호주 인구를 10%가량 증가시켰다. 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무제한 프로그램으로 인한 호주 인구 증가는 향후 25년 동안 2.5%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조너선 프라이크(Jonathan Pryke) 연구원은 ‘무제한 프로그램’만이 호주의 노동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의 경우 고령자 케어 부문에서만 노동력은 2011년 20만1,600명에서 2040년 5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들(태평양 국가) 노동력이 유입된다 해도 2040년경 필요로 하는 노동 인력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로위 연구소 연구원들은 이 같은 추가 이민자들로 인해 호주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에 미치는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평양 지역 각국 인구의 10% 또는 5% 이내로 이민을 수용하자는 제안은 이들 국가의 수입을 호주의 대외 원조보다 3배에서 7배가량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지어 이들 국가 인구의 3%만 노동자로 받아들인다 해도 현재 호주가 지원하는 국가적 원조에 비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