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 맥주회사인 ‘라이온’(Lion) 사가 내놓은 ‘Beer: The Beautiful Truth’이라는 타이틀의 광고. 하지만 보건단체는 이 고아고 카피가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만과 암 원인인 알코올의 폐해 덮어 술 소비 부추긴다” 비난
호주 대형 맥주회사인 ‘라이온’(Lion) 사가 광고를 통해 주장하는 ‘무설탕’(sugar-free)이라는 문구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비판이 일고 있다.
라이온 사는 TV와 버스 그라픽 광고를 통해 ‘Beer: The Beautiful Truth’(맥주: 아름다운 진실)라는 광고 카피를 내걸며 ‘99.9% 슈가 프리(99.9 per cent sugar free) 맥주를 선보였다’고 알렸다.
하지만 금주 화요일(2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지난 2015년 8월 시작된 이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술에 관한 반쪽짜리 신화를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 암 위원회(Cancer Council Victoria)와 뉴질랜드 심장재단(Heart Foundation)은 ‘리브라이터’(LiveLighter)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통해 “이런 광고는 ‘교활한’(sneaky) 마케팅 전략”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기관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알코올의 해로운 면을 덮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거짓 광고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리브라이터’의 앨리슨 맥알리스(Alison McAlees)씨는 라이온 사의 광고문구가 표방하는 ‘아름다운 진실’은 “한쪽 면만 부각시킨 반쪽짜리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알코올의 함량은 여전히 높아 이것이 비만과 암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이어 “설탕을 줄이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지금의 트렌드를 틈타 ‘무설탕’임을 내세우면서 알코올 소비를 부추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맥알리스씨는 “알코올은 1그램당 29KJ(킬로줄)의 열량을 내며 일반적인 술에 10그램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맥주 한 병을 마실 경우 290KJ의 열량을 섭취하는 격이 된다.
아울러 ‘리브라이터’는 광고기준법에 근거, 허위과대광고 혐의로 내년 ‘라이온’ 사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라이온’ 사 대변인은 “본사 광고는 94%의 사람들이 맥주의 당분 함량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맥주병과 캔에 당분, 칼로리, 탄수화물을 포함한 모든 영양성분 정보와 알코올 함량을 표기했다”며 “라이온 사가 만든 호주 맥주들은 무방부제이며 99.9% 무설탕으로 허위 정보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다른 술과 비교해 맥주는 상대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적고, 이것은 곧 칼로리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온 사는 남부 호주(South Australia) 주 기반의 맥주, 식료품, 와인, 기타 음료 제조 회사로 이 회사의 맥주 브랜드로는 ‘Tooheys’, ‘Castlemaine XXXX’, ‘Hahn’, ‘James Boag’ 등이 있다. 경쟁사 CUB(Carlton & United Breweries, SABMiller 소유)가 수입맥주 코로나(Corona)를 인수한 이후 연매출 140억 달러를 기록하며 호주 내 두 번째로 판매량이 높은 맥주회사가 됐다.
호주 국립 보건의료연구위원회(NHMRC, The National Health and Medical Research Council)는 하루에 세 병 이상의 술을 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암 위원회는 과음을 피하고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은 술을 마시지 말 것, 아울러 적은 양의 술을 마시라고 권장하고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