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의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진출이 현재 32개국에서 오는 2026년부터 48개 국으로 확대됐다. FIFA는 금주 화요일(10일, 호주시간) 스위스에서 이사회를 갖고 표결을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 사진은 FIFA 지안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 회장.
2026년 대회부터 16개국 늘어... 이사회, 만장일치 결정
매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축구대회가 현 32개국에서 48개 본선 진출국으로 확대됐다.
금주 수요일(11일) ABC 방송에 따르면, FIFA는 화요일(10일, 호주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월드컵 경기 방식에 대한 표결을 통해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해 2월, 제프 블래터(Sepp Blatter)의 불명예 퇴진 이후 새 회장에 오른 지안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 회장은 회장 출마 당시부터 월드컵 출전국 확대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애초 출전국 수를 4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제안해 왔으나 지난해 10월 8개국을 추가키로 했으며 이에 대한 찬반 의견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표결에서는 만장일치를 끌어냈다.
또한 대회 방식도 48개 팀이 3개 팀씩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그동안 월드컵 본선의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국가들도 ‘월드컵 출전’의 명에를 얻을 확률이 커졌다. 16장의 본선 진출 티켓이 늘어나면서 6개 대륙 연맹(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중미, 남미, 오세아니아)은 각 2-3장의 출전권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 대륙에 배정된 월드컵 출전권은 4.5장이다. 이제까지의 결과를 보면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일본, 이란 등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중위권의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등도 본선 진출 꿈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륙별 본선 진출 티켓 배분에 대한 현재 예상은 유럽 16장, 아프리카 9.5장, 아시아 8.5장, 남미와 북중미에 각각 6.5장, 오세아니아 1장으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 결정과 관련,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86년 이후 연속 본선에 진출하고 있는 한국 축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연합은 대한축구협회의 분석을 인용, 본선에 오른 48개 국이 3개 팀, 16개 조로 나뉘게 됨으로써 대륙별 조 배정을 감안, 한국보다 강한 2개 팀이 같은 조에 묶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칫 유럽과 남미의 강호가 한꺼번에 같은 조로 배정되면 한국의 32강 토너먼트 진출은 물론 원정 16강 진출 재현도 ‘바늘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약팀을 하나라도 만나려면 FIFA 랭킹을 끌어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늘면 아시아 중하위권 국가들이 대표팀 지원에 더 힘을 쏟게 된다”며 “지금도 중국,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대표팀 훈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FIFA 규정에 맞춰 대표팀 훈련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커져 한국의 본선 진출은 자칫 더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분석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