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역에서 성병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퀸즐랜드 보건 당국이 내놓은 최근 자료는 QLD 주내 임질 및 클라미디아 감염자 수가 전년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현미경을 통해 드러난 본 임질 박테리아.
관련 전문의들, ‘안전하지 않은 성 생활로 환자 발생 확산’ 우려
퀸즐랜드(Queensland) 주에서 성병 치료를 받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해 임질 감염자가 3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난 주 금주(13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QLD 보건당국인 ‘Queensland Health’가 내놓은 수치에 따르면, 지난 한해 STI(Sexually Transmissible Infections)로 진단된 사람은 무려 2만7,506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체적으로 발생된 성병의 82%는 클라미디아이지만 전문의들은 임질 환자 발생의 급증에 우려하고 있다.
지난 해 QLD에서 임질 진단을 받은 이는 4,006명으로, 이는 전년도 3,038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임질의 경우 세균성 질병으로 남녀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됨은 물론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도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QLD에서 임질로 진단된 대부분은 브리즈번(Brisbane) 도심 북부 및 남부 지역에서 보고됐다.
브리즈번에서 메디컬 센터를 운영하며 특히 성 건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웬델 로즈비어(Wendell Rosevear) 박사는 “데이트 문화의 변화가 감염자 증가의 원인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로즈비어 박사는 “하루 4명에서 10명의 섹스 파트너를 가진 환자를 ‘꽤 자주’ 치료해 오고 있다”면서 “안전하지 않은 섹스를 즐길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안전한 섹스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전하지 않은 섹스를 즐기는 것도 자기 권리라고 여기는 듯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케언즈 성 건강 서비스’(Cairns Sexual Health Service) 대표인 대런 러셀(Darren Russell) 박사는 퀸즐랜드 보건 당국의 이번 수치에 놀라움을 표하며 연령별, 성별, 소수민족별 추가 자료가 성병 감염 사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셀 박사는 “우리는 호주 전역에서 클라미디아 발생 비율이 증가한 것을 확인하고 있으며 매독(syphilis) 감염자 증가 또한 마찬가지”라며 “성병 감염자 비율이 늘어난 것은 실제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성 접촉으로 인한 성병 감염은 가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셀 박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병 감염은 15세에서 30세 사이 연령층에서 나타났으며, 특히 도시 지역 동성애자 남성 및 먼 내륙 오지 지역 원주민들 사이에서 많았다.
지난해 퀸즐랜드 주 정부는 성병 감염자에 대비하는 성 건강 전략을 위해 1천8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정부는 우선적으로 △성병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 제고 △고령층 지원 △젊은층 대상의 성병 관련 교육 강화 △커뮤니티 그룹의 대응 방안 △감염 예방 및 감염자에 대한 치료 등 6가지 사항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