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이후 시드니 주택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글리브(Glebe)가 올해에도 부동산 활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지역에는 대형 주택 2채가 경매 매물로 등록돼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매물로 나온 단기체류 숙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강세 속, 주택소유자들 ‘매매’ 서둘러
올해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시드니 부동산 전망 속에서 도심 인근(inner city) 글리브(Glebe) 지역 주택시장이 벌써부터 열기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금주 월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 보도에 따르면, 오린 세월 동안 이 지역에서 단기체류자 숙소를 운영해 왔던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시장 강세에 힘입어 보다 많은 수익을 챙기기 위해 주택 매매를 서두르고 있다.
도심 인근 글리브는 시드니의 오랜 주거 지역으로 자가 주택 소유자는 물론 상당수의 정부 주택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부동산 소유자 및 정부는 근래 수년간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 붐에 힘입어 상당한 수익을 맛본 곳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대형 주택을 보유한 채 단기체류자 숙소를 운영해 왔던 이들도 속속 소유주택 매매에 나서고 있다. 너무 치솟은 글리브 주택가격에 단기숙소 운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글리브 지역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호황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래 글리브 소재 주택가격은 72.4%가 상승했으며, 현재 이 지역 중간 주택가격은 $1,681,000에 달하고 있다.
글리브 소재 브릿지 로드(Bridge Road) 상에 있는 ‘포레스트 롯지’(Forest Lodge)가 경매시장에 매물로 등록됐다. 이 롯지는 나란히 자리한 두 개의 테라스하우스이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회사인 ‘D’Ettorre Real Estate’ 사의 도미닉 데토레(Dominic D’Ettorre) 에이전트는 지난 주말(28일) 첫 오픈 하우스 당시 20여 그룹이 경매 매물로 등록된 이 주택을 보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글리브의 경우 대학(시드니대학교), 병원(Royal Prince Alfred Hospital), 상가(브로드웨이 쇼핑센터 등)와 인접해 부동산 시장의 ‘cash cow’(고수익 상품이나 사업)가 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데토레 에이전트에 따르면, 매물을 내놓은 소유자는 40여년간 이 지역에서 단기숙소를 운영했던 사람으로, 사업을 접고는 주택시장 활황에 기대 매매를 통한 고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 단기 숙소는 방 하나에 주(week) $225, 보다 큰 방의 경우 $300에 임대되고 있다.
매물로 나온 하나의 테라스하우스(225A Bridge Road)는 505스퀘어미터 부지에 자리한 것으로 14개의 침실을 갖고 있으며 나란히 자리한 또 다른 테라스하우스(225B Bridge Road)는 500스퀘어미터 부지에 12개의 침실을 가진 주택이다. 시기별로 각 침실이 가득 차거나 비어있는 경우도 많으며, 총 26개의 방이 모두 임대될 경우 주 임대료 수입은 $5,850에 이른다.
매물로 나온 단기체류 숙소 주택 내부. 두 채의 테라스하우스에 총 26개의 침실로 모든 침실이 임대된 상황임을 가정하면 주 임대료 수입은 5천800달러 이상에 달한다.
이 단기숙소 소유자는 매물로 등록하면서 잠정가격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달 25일(토) 경매가 진행되면 330만 달러에서 350만 달러에 매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회사 ‘McGrath Leichhardt’ 사의 마이클 글린(Michael Glynn) 에이전트는 이번에 매물로 나온 단기숙소 주택에 대해 “글리브에서 나온 대형 매물”이라며 “새 단기숙소로 개조하거나 비즈니스 용도의 건축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리브에서 이 같은 유형의 주택, 또 좋은 위치의 주택도 매물로 나오는 일은 드문 편”이라고 덧붙였다.
1870년대 지어진 빅토리안 시대 풍의 이 테라스하우스는 시드니대학교와 매우 가까우며 지역 상가와 인접해 있다. 때문에 학생이나 여행자 등 단기체류자들에게는 상당히 인기 있는 주택이기도 하다.
글리브에서 이 테라스하우스와 비슷한 규모로 비교되는 또 다른 단기숙소 주택의 매매 결과를 보면, 글리브 포인트 로드(Glebe Point Road) 상의 총 446스퀘어미터 부지에 12개의 침실을 가진 주택이 지난 2013년 220만 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이 지역에서 최고가 부동산 거래는 지난해 5월, 다건 스트리트(Darghan Street) 상에 있는 1500스퀘어미터 부지 주택으로 매매가는 700만 달러였다.
대형 테라스 주택,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건축물, 현대식 단독주택이 어우러진 글리브는 도심과 가깝고 제반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부동산 구매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반면 재개발이나 개조 등에서 다소 까다로운 부분도 있다.
구매자 에이전트인 ‘PK Property Group’의 피터 켈라허(Peter Kelaher) 대표는 단기체류자 숙소로 운영되는 오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카운슬로부터 개조나 다른 제한 사항, 또눈 문화유산 리스트에 등록된 것인지 등의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글리브의 경우 도심 인근 부동산 시장의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라며 “서리힐(Surry Hills)이나 레드펀(Redfern)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켈라허 대표는 올해 글리브 주택시장 성장이 1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